[김영재 기자 / 사진 김혜진 기자] 봉준호 감독 등이 ‘기생충’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19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기자간담회가 개최돼 봉준호 감독,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 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쿨하다(PARASITE is Cool)!’ 총괄 제작자 자격으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 소감을 전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그의 재킷에 직접 수놓은 ‘기생충’ 관련 문구 중 하나다. 국내를 비롯, 전 세계 약 67개국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시쳇말로 현재 가장 ‘핫한’ 영화 중 하나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역대 외국어 영화 흥행 4위에 올랐고, 한국 영화가 일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것은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개봉 후 15년 만의 일이다. 사실 봉준호는 언제나 쿨했다. 하지만 왜 지금에 폭발한 것일까.
먼저 봉준호 감독은 “‘괴물’도 ‘설국열차’도 사이파이 요소가 많은 작품인데, ‘기생충’에는 그런 것이 없다”며, “동시대 이야기고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한국의 뛰어난 앙상블이 실감 나게 표현한 덕”이라고 자평했다.
한진원 작가는 등장인물의 개성에서 이유를 찾았다. 그는 “우리 영화는 선악 대립으로 흘러가기보다 열 캐릭터마다 드라마가 있고, 욕망이 있고, 이유가 있다.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색다른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다”고 전했다. 이정은은 시의성에 주목했다. 그는 “동시대 문제를 재밌게, 그렇지만 심도 있게 표현했고,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 불가능한 것도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 역시 현대 사회의 치부를 언급했다. 그는 “빈부 격차의 씁쓸하고 쓰라린 면을 1센티라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이 영화 자체가 그런 영화’라는 생각에 시작부터 엔딩까지 그 부분을 정면 돌파하려고 만든 영화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해 솔직하게 그리려 한 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길이었다”며, “이런저런 수상 여부를 떠나 전 세계 관객분들의 호응이 큰 의미고 기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 ‘기생충: 흑백판’은 26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