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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토록 맡기 힘든 役…김희애, ‘부부의 세계’로 연기의 끝을 경험하다 (종합)

2020-03-26 17:40:07

[김영재 기자] 김희애와 JTBC가 ‘밀회’ 이후 무려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자리도 좋다.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한 ‘이태원 클라쓰’ 후속작이다. 김희애는 “최고의 스태프와 최고의 배우가 최고의 작품으로 여러분을 찾아뵐 것”이라고 약속했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의 제작발표회가 26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모완일 PD, 배우 김희애, 박해준이 참석했다.

‘부부의 세계’는 폭발하는 애증 가운데 죽을힘을 다해 서로의 목을 조이는 두 남녀의 치열한 세계를 다루는 작품. JTBC ‘미스티’ 모완일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왜 제목이 ‘부부의 세계’일까? 모완일 PD는 “BBC ‘닥터 포스터’가 원작”이라며, “여주인공 중심의 원작과 달리 그 여주인공을 둘러싼 관계에까지 시선을 두려 했다”고 설명했다. 제목대로 부부의 민낯이 거침없이 드러날 예정이다. 그는 “주위를 보면 부부 이야기를 할 때 직접적으로 다 보여 주는 경우가 잘 없더라”며, “이번 리메이크작으로 결혼, 부부, 사랑의 깊은 곳까지 다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6회까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이에 모완일 PD는 노출 혹은 폭력 때문에 소위 ‘19금’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배우분들의 연기에 힘입어 가상의 이야기가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더라”며, “그 부분을 가짜 감정으로 다루지 않고 진짜로 표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애가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 역을 맡았다. 이날 모완일 PD는 왜 김희애를 캐스팅했냐는 질문에 “내가 택한 것이 아니라 김희애 선배님께서 이 작품을 선택하신 것”이라며, “선배님과의 작업으로 모완일 인생에 큰 점이 찍히는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사랑의 끝까지 가는 인물”이라고 역할을 소개한 김희애는 “선우는 여성스럽고 연약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 무서운 이”라며, “‘과연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죽기 전까지 맡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힘든 역할이었다. 동시에 보람찬 도전이었다. 장단점이 있더라”고 알렸다.

하이라이트로는 6회 중 한 신을 강조했다. 김희애는 “나는 감정을 여러 번 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배우다. 근데 그 신을 찍을 때는 실수로 처음부터 감정을 전부 쏟아 내 ‘큰일이다’ 싶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해당 신에서 김희애는 김희애가 아니라 지선우였다. 김희애는 “100m 달리기하면 한 50m 더 뛰지 않나. 그 경우처럼 폭발한 감정이 멈추지 않고 계속 서럽더라. 120% 감정으로 또 촬영에 임했다”며, “연기를 오래 한 나에게 너무 귀하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박해준은 찰나의 배신으로 늪에 빠진 지선우 남편 이태오를 연기한다. 이날 박해준은 ‘부부의 세계’와의 기막힌 인연으로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원작 작가 마이크 바틀렛에 따르면 ‘닥터 포스터’는 남편 이아손에게 버림받은 후 두 자녀를 죽여 남편에게 상실과 고통을 안긴 그리스 신화의 메데이아에게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태오가 곧 이아손인 것. 마침 박해준은 대학교 시절 이아손을 연기한 바 있다. 박해준은 “원작이 메데이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때도 힘들었는데 지금도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때는 몰라서 힘들었고 지금은 알아서 더 힘들다”고 전했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이태원 클라쓰’ 후속으로 27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된다.(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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