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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느끼면 그만…‘프랑스여자’, 韓 여성 이방인의 초현실적 주마등 (종합)

2020-06-02 00:32:40

[김영재 기자 / 사진 김혜진 기자] ‘프랑스여자’가 6월 개봉한다.

영화 ‘프랑스여자(감독 김희정)’의 언론시사회가 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희정 감독, 배우 김호정, 김지영, 류아벨이 참석했다.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김호정)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작품. 영화 ‘열세 살, 수아’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설행_눈길을 걷다’ 김희정 감독이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김희정 감독은 “폴란드에서 7년간 유학하며 외국에 사는 한국 여성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며, “외국과 모국 중 그 어느 쪽에도 귀속되지 못하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왜 제목이 ‘프랑스여자’일까. 그는 카렐 라이즈 감독의 1981년도 영화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언급하며, “메릴 스트립의 눈부신 얼굴과 존 파울즈가 쓴 원작을 좋아한다. 그 점들이 섞여 제목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세월호 언급에 관해서는 “지금은 재난 시대”라며, “추모의 대상이 역전되는 아이러니를 극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답했다. “영화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흡수하는 매체”라고 소개한 김희정 감독은 “‘청포도 사탕’ 때는 성수대교에 관해 이야기했다. 세월호를 재미로 소재로 넣지 않은 것은 이번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호정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프랑스 국적의 한국 여자 미라 역을 맡아 30년 차 배우의 관록을 뽐냈다. 완성된 영화를 책으로 옮긴 것처럼 시나리오가 체계적이고 구체적이고 또 섬세했다고 소개한 김호정은 “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 등을 넘나들면서도 하는 이야기는 공감 가능한 현실적 이야기”라고 알렸다. 불어 연기가 꽤 자연스럽다. 김호정은 “촬영 반년 전부터 불어를 배운 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지영이 미라와 함께 공연예술아카데미를 수강한 오랜 친구이자 현 영화감독 영은 역을, 류아벨이 미라와 배우의 꿈을 키운 후배 해란 역을 맡았다. 그간 ‘연애담’ ‘샘’ 등 여러 독립 영화에 출연해 온 류아벨은 “극 중 무엇이 실제인지 구분하기보다 관계, 리듬, 호흡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호정과 김지영은 류아벨에 관해 각각 “파워풀하고 에너지 있는 배우”, “날것 같은 생생함이 있는 배우”라고 칭찬해 신예 류아벨의 행보에 귀추를 주목하게 했다.

한편, ‘프랑스 여자’는 주인공 미라의 의식 흐름에 기반한 초현실적 구성이 관객의 호불호를 부를 전망이다. 어려운 영화라는 기자의 언급에 김희정 감독은 “어렵지 않고 재밌는 영화다. 영화제에서 관객분들 반응이 좋았다”며, “답을 찾으려는 영화가 아니니 그냥 느껴지는 대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안내했다.

행사 시작에서 김희정 감독은 ‘설행_눈길을 걷다’ 언론시사회에서 언급한 대로 ‘프랑스여자’를 그의 네 번째 장편 영화로 선보이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도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는 부탁에 그는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와 10대 아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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