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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일기장에 적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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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으로 스타덤 올라
|조정석 등 배우들과 죽마고우처럼 친해져
|사흘 앓아누운 과거 뒤로 하고 카메라 공포 극복
|일기장 계획대로 매체 진출까지 다다른 현재
|“TV서 채송화만 찾는다면? 무대가 있으니 괜찮아”


[김영재 기자] 그가 무심코 방송계를 ‘매체’로 표현했다. 그쪽에서는 아직 신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홈구장은 늘 무대였다. 세상은 그를 연극배우, 뮤지컬 배우로 불렀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카메라 앞에서 소위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이제 활동 반경은 소극장, 대극장을 넘어 안방극장까지 확장됐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신경외과 교수 채송화 역을 맡은 배우 전미도(37). 대중은 낯설고도 매력적인 그와의 조우에 실로 환호했다.

“얼마 전 인스타를 비공개서 공개로 바꿨는데, 팔로워 숫자가 무섭게 오르더라고요. ‘주식이 이렇게 오르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싶었죠.(웃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20년 지기 의예과 동기 오인방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종합병원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사소하고 지대한 희로애락에 집중한 작품. tvN ‘응답하라’ 시리즈 및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만든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 콤비가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최종회는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미도는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 신작이고 조정석 씨, 김대명 씨, 정경호 씨, 유연석 씨 모두 워낙 유명하셔서 작품 인기는 당연히 예상했다”며, “다만 내가 TV 여주인공 느낌은 아니지 않나. 이 낯선 얼굴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걱정이 컸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극 중 채송화는 귀신으로 통한다. 강의, 수술, 여가 등 어디 하나 소홀한 구석이 없어서다. 동기 봉광현(최영준)은 그를 위인에 비유하며 완벽한 모범생이라 설명한다. 친구에게는 신뢰를, 환자에게는 위로를, 때로 전공의에게 따끔한 꾸지람까지 잊지 않는 그는 이상(理想)이다. 그러나 채송화가 인기를 끈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다. 베이스 익히는 데 5년이나 걸린 채송화는 절대 음치에 또 절대 박치다. 모범생이면서 음주 가무도 좋아한다. 가슴도 뜨겁다. ‘주 안에서 기뻐해’를 그만큼 열정적으로 추는 이가 또 있을까. 귀신이되, 사람다운 귀신인 셈. 전미도가 여타 여주인공과 결이 다른 것과 일맥상통한다.

“책을 받고 든 생각은 ‘너무 좋은 사람 아냐?’였어요. 전 송화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 과연 그 점을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송화는 중간중간 엉뚱한 사람이기도 해요. 이우정 작가님의 캐릭터 창조 능력에 감탄했어요.”

극 중 합주는 모두 실제 연주다. ‘론리 나이트(Lonely Night)’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밤이 깊었네’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넌 언제나’ ‘어쩌다 마주친 그대’ ‘그대 고운 내사랑’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등을 ‘미도와 파라솔’이 직접 연주했다.

“촬영은 지난해 늦가을쯤 시작했고, 연습은 그해 여름부터 했어요. 그 연습 덕에 서로 빨리 친해졌고요. 지금은 거의 죽마고우죠. 시즌2 촬영 전까지 6개월이 주어졌는데, 저희끼리는 그 시간에도 꾸준히 합주하기로 약속했어요. 진짜 밴드 하는 기분이에요.”

지난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전미도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제1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뒤, ‘영웅’ ‘호야’ ‘화려한 휴가’ ‘왕세자 실종사건’ ‘영웅’ ‘디 오써’ ‘갈매기’ ‘닥터 지바고’ ‘번지점프를 하다’ ‘벚꽃동산’ ‘겨울공주 평강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 ‘해를 품은 달’ ‘베르테르’ ‘메피스토’ ‘썸걸즈’ ‘원스’ ‘맨 오브 라만차’ ‘어쩌면 해피엔딩’ ‘흑흑흑 희희희’ ‘스위니토드’ ‘비’ ‘오슬로’ 등 그간 대소를 가리지 않고 여러 무대에 올랐다.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두 해 연속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배우 조승우는 그를 ‘가장 닮고 싶고 존경하는 배우’라 평했다.
 
“십몇 년간 공연만 했고, 어느 순간 더는 발전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나를 내던져야겠다’라는 생각에 드라마 ‘마더’에 출연했고요. 아세요? 저 그 작품 찍고 사흘을 앓아누웠어요. 너무 못해서요. ‘나는 카메라 연기는 안 맞나 보다’ 싶었는데, 다행히 이번 작으로 그 공포증이 다소 사라진 듯해요. 다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의 배려 덕이에요.”

뮤지컬 ‘닥터 지바고’ 초연에 오르며 처음 대극장 주연을 맡은 그는 당시 “감사한 기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후 그는 여러 대형 뮤지컬에 연이어 출연하며 공연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 감사한 기회에 버금가는 새 분기점이다. “대학교 졸업쯤이었어요. 20대, 30대, 40대 계획을 각각 일기장에 적었죠. 매체로의 이동은 40대 때 일로 생각했는데, 마침 그 계획대로 흘러가는 중이라 참 신기해요. 단 계획은 40대까지가 끝이라 지금이라도 또 계획을 세워 보려고요. 브로드웨이? 할리우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신인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광고계 러브콜도 잦다. 하지만 유명해지려고 배우가 된 것은 아니었다. 떴답시고 거만스레 팔짱을 끼는 것은 전미도답지 않은 일이다. 그는 “채송화 이후에 뭐가 더 없어도 난 상관없다”며, “그 인물로만 각인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역할 갈증은 공연으로 해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향하는 바는 노년에도 무대 위에 서는 것. 배우 고(故) 장민호의 연기에 경이로움을 느꼈듯 그 역시 연기를 공기처럼 하는 그날까지 연기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차기작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다. 로봇 클레어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그를 30일부터 9월13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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