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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린의 B:무비]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 ‘젠틀맨’

2020-07-29 11:57:54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만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쩔 수 없이 방에 틀어박혀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면? 못 본 영화 찾아보기, 또는 예전에 봤지만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를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 그중 ‘이 영화 봐도 될까?’ 망설여졌던 이들을 위해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2019년 영화 ‘알라딘’으로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가이 리치 감독이 품격있는 범죄 액션 영화 ‘젠틀맨’으로 돌아왔다. 매튜 맥커너히, 휴 그랜트, 찰리 허냄, 헨리 골딩 등 신사들의 매너없고 예측불허한 전쟁이 펼쳐진다.

영화 ‘젠틀맨(감독 가이 리치)’은 유럽을 장악한 마약왕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의 마리화나 제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품격 있는 신사들의 예측불허 게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다.



영화는 유럽을 장악한 마약왕 믹키가 전화 통화 중 소리 없이 다가온 누군가에게 습격당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피까지 튀기며 강렬한 시작을 알린 ‘젠틀맨’은 믹키의 오른팔인 레이먼드(찰리 허냄)를 찾아와 거래를 제안한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믹키는 젊은 시절부터 뛰어난 두뇌와 손에 피를 묻혀가며 만든 자신의 거대한 마리화나 제국을 걸고 억만장자 매튜(제레미 스트롱)와 거래를 시작한다. 큰 욕심이 없다고 말한 믹키는 귀족들을 포섭하고 12개의 지역, 12개의 농장에서 매년 50톤의 대마를 키우는 자신의 마리화나 제국을 4억 달러에 넘기겠다는 파격적인 제시를 한다.



그는 깨끗하지 못한 자신의 과거와 여러 가지 이유로 마리화나 제국을 넘긴 뒤 은퇴하고 아내 로잘린드(미셸 도커리)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지만 이를 눈치챈 무법자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와 앙심을 품은 데일리 프린트의 편집장 빅 데이브(에디 마산) 등 그를 노리는 이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2천억 파운드에서 최대 5천억 파운드까지 어마어마한 돈줄이 될 믹키의 마리화나 제국은 결국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젠틀맨’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추천 포인트: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과 가이 리치 감독의 연출

‘젠틀맨’은 가이 리치 감독의 센스있는 연출과 캐릭터에 완벽하게 스며든 배우들의 연기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맡는 작품과 캐릭터마다 완벽 소화하는 매튜 맥커너히가 연기한 믹키는 실제로 유럽 어딘가에서 거대한 마약 시장을 움직이는 실존 인물 같다. 그만큼 겉모습부터 표정과 손짓 하나까지 믹키 그 자체가 돼버린 그의 연기는 ‘젠틀맨’의 가장 큰 관람 포인트다.



국내에서는 ‘노팅 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으로 유명한 휴 그랜트는 기존의 로맨티스트 이미지를 화끈하게 벗어던졌다. 능글맞고 말도 많고 보다 보면 얄밉기까지 한 플레처를 너무 잘 소화해 낯설 정도다. 특히 레이먼드를 살살 약 올리며 어떤 말이든 능청스럽게 받아치는 모습은 휴 그랜트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믹키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오른팔이지만 플레처와의 티키타카로 의외의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 찰리 허냄과 무법자라는 콘셉트에 맞게 도발적이고 강렬한 연기를 펼친 헨리 골딩, 걸크러시한 매력으로 믹키도 보는 이들의 마음도 사로잡은 로살린드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든 미셸 도커리까지 빈틈없는 배우들의 연기는 작품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장면마다 다채로운 재미와 액션을 담은 가이 리치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등 범죄 오락 액션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 가이 리치 감독이 전작들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스토리와 연출력을 느낄 수 있다.

‘젠틀맨’은 지난 2월26일 국내 개봉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영화의 완성도에 비해 성적이 아쉬운 작품이다. 판타지 뮤지컬 장르였던 ‘알라딘’과 또 다른 가이 리치 감독의 뛰어난 작품성을 느끼고 싶다면 ‘젠틀맨’을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러닝타임 113분. 청소년관람불가.

(사진출처: 영화사 빅, 다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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