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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슬리먼과 얼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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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길게 쭉 뻗은 일자 다리, 움푹 패인 볼, 날카로운 턱선까지. 이전까지 여성 모델들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던 특징들이 그를 통해 발현하기 시작했다.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스키니한 핏에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본인의 콤플렉스였던 깡마른 체형에서 새로운 이면을 찾아냈던 것.

2000년 ‘디올 옴므(Dior Homme)’, 2012년 ‘생 로랑(Saint laurent)’, 2018년 ‘셀린느(Celine)’를 거치면서 그 세련미는 대중의 긍정과 부정을 넘나들었다. 말 그대로 트렌드 위의 철학이 브랜드를 이끌었던 셈. 그와 함께 우리는 찬란히 빛나는 남성복의 미래를 맞이했다. 기존에 거칠다고만 느껴졌던 레더 재킷과 촌스럽게 여겨지던 뾰족한 쉐입의 구두, ‘매트릭스(The Matrix)’에 나오는 선글라스 등 슬리먼의 시그니처는 가지각색.

“우리만의 이야기와 문화에 개인적 의미를 부여할 것” 그가 말한 것처럼 ‘패션 하우스(Fashion House)’에 대한 열망은 놀랍도록 진실하고 명백하다. 특히나 에디 슬리먼이 꿈꾸는 셀럽들은 전형적인 그 세대 표상인 듯 보인다. 자유로운 것과 엄격한 것, 캐주얼함과 포멀함, 와일드함과 샤프함 사이에서 아름다움을 쫓는 그. 개인적 신념이 흠뻑 묻어나는 셀럽들에게 그 가치는 진하고도 풍요롭다.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줄곧 지목하고 있는 셀럽의 기준은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지만 그 모두가 ‘이슈 메이킹(Issue Making)’에 능하다는 것은 극명하다. 사실 에디 슬리먼은 ‘제멋대로’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디자이너.

생로랑 F/W 2016 컬렉션을 파리가 아닌 할리우드 팔라디움에서 시작해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으며, 하이 패션 브랜드의 한계를 딛고 팔리든 말든 여름엔 롱보드와 스케이트보드를 만들었다. 그런 슬리먼의 실험 정신은 셀럽과 장소를 통해 효과적으로 부각된다. 이토록 영민하게 활용하는 셀럽 마케팅,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그 패러다임을 담았다.

[Dior Homme, 피트 도허티&조지 바넷]


디올 옴므가 다른 패션 하우스의 남성복 라인에 비해 명성이 높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슬리먼의 영향이 크다. 이유는 그가 2005년경 패션 씬에 일으켰던 일종의 ‘컬쳐 쇼크’ 때문일 것. 불세출의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도 그 옷을 입기 위해 실제로 다이어트를 했을 정도였으니 정말 말 다 했다.

당시 에디 슬리먼의 디올 옴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셀럽은 영국의 록스타 피트 도허티(Peter Doherty). ‘리버틴즈(The Libertines)’, ‘베이비셈블즈(Babyshambles)’의 프론트맨이었던 그는 당시 189cm의 신장에 60kg 후반의 몸무게를 지녀 컬렉션 모델 같은 이미지였다. 스키니한 핏의 블랙 데님, 화이트 티셔츠와 블랙 레더 재킷을 그의 공연 기본 의상이었고 에디 슬리먼은 그를 동경하며 런웨이로 그려내었다.


피트 도허티의 뒤를 이은 뮤즈는 조지 바넷(George Barnett). 마찬가지로 밴드 출신이었던 그는 ‘디즈 뉴 퓨리탄스(These New Puritans)’에서 드러머로 유명했고 후에는 디올 옴므의 런웨이 모델로도 데뷔하게 된다. 여러모로 에디 슬리먼은 그를 열렬히 흠모했는데 이러한 모습을 통해 록 음악에 대한 찬사를 확인할 수 있다.

[Saint laurent, 줄리아 커밍&다프트 펑크]


이후 생 로랑으로 둥지를 옮긴 그는 남성복과 여성복 둘 다 디렉팅하게 됐고 언제나처럼 밴드 출신 뮤즈를 찾았다. 줄리아 커밍(Julia Cumming) 역시 ‘선플라워 빈(Sunflower Bean)’이라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무대 위에서 앙상한 몸매와 더불어 스커트나 타이츠, 드레스를 자주 입어 ‘개러지 록스타(Garage Rock Star)’다운 면모가 돋보인다.

‘입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라는 이름에서 ‘생 로랑’으로 탈바꿈한 후 수많은 이미지를 심었고 쉴새 없이 움직였던 그. ‘생 로랑 뮤직 프로젝트(Saint Laurent Music Project)’ 캠페인도 그중 하나다. 매 시즌마다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들의 옷을 생로랑이 제작하고, 아티스트들은 생로랑을 위한 곡을 만들었다.


미국의 인디밴드 ‘걸즈(Girls)’의 리더 크리스토퍼 오웬(Christopher Owens), 인더스트리얼 록스타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던 그는 결국 다프트 펑크(Daft Punk)와의 작업까지 다다른다. 에디 슬리먼의 생 로랑 데뷔 컬렉션 음악을 편곡했던 다프트 펑크는 디올 옴므 때부터 절친한 사이. 그도 다프트 펑크의 공연이나 컬렉션 의상을 직접 만들어준다고. (사진출처: 줄리아 커밍, 다프트 펑크, 조지 바넷 인스타그램 계정, 피트 도허티, 셀린느 공식 홈페이지, Voug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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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전체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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