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B:인터뷰] 매혹적인 욕심쟁이, 모델 린애

김치윤 기자
2020-12-08 12:57:48

[김치윤 기자] 모델 린애는 타고난 워커홀릭의 기질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덜 받고, 받더라고 잘 푸는 편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본인도 인정한다. 학교성적이 떨어지면 모델일을 잠시 중단해서라도 공부에 대한 욕심을 채운다. 일찍 모델의 길로 접어든만큼 10년 뒤에는 해외에 나갈 정로도 성공하고 싶기도 하고, 모델일을 하며 쌓여가는 예술적 욕구로 광고마케팅쪽으로 대학진학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것도 잘 안다.

욕심은 많지만 무작정 달려드는 타입도 아니다. 스트레스는 받지만 떨칠 건 빨리 떨치고 취할 건 빨리 취한다. 중학교 2학년인 2018년 서울패션위크 ‘D-ANTIDOTE’ 쇼로 데뷔해 이제 3년차를 맞이한 모델 린애는 10대 특유의 저돌적인 면과 베테랑 특유의 노련함 모두 갖추고 있다.



3년차 모델이 됐다. 상상하던 것과 현실과 차이는 뭐가 있을까.

데뷔 전에는 모델이 되면 바쁠 거 같고, 체계적일 거 같고 그랬는데 막상 해보니 좀 달랐다. 촬영 며칠 전에 들어오는 것도 있고. 있다가 갑자기 취소되는 것도 많더라. 스케줄 관리하기가 힘들다. 일이 많고 적은 시기가 일정치가 않은 부분이 힘들더라. 용어도 잘 모르고, 시스템도 잘 모르고 했으니까. 경험을 하다 보니 익숙해지고, 무엇보다 변수에 대처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나이차이일지 몰라도 좀 더 성숙해진 느낌도 든다.

데뷔쇼에 오르던 순간을 한 단어로 묘사하자면.

화려함. 영상으로 보던 걸 직접 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도 엄청 많았다. 떨리면서도 재밌었다. 앞에서는 우아하고 평화롭고, 뒤에서는 전쟁터처럼 움직였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스트레스에 예민한 편이 아니라는 평이 있더라.

스트레스는 받는 즉시 해소를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큰 건이 있었는데 놓치면 성찰도 하고, 노력해야하는 부분을 찾는 등 취하고 버릴 걸 빨리 결정해 정리하려고 한다.



지금 소속사에 캐스팅되고 한 달 만에 무대에 오르게 됐다. 준비과정이 남달랐을 거 같은데 어땠는지.

모델선배가 일대일로 과외를 해주셨다. 두세시간씩 워킹, 기본포즈 등. 지하주차장에서 연습한 적도 있다. 전신거울 보면서 포즈 연습도 많이 했고. 서칭도 열심히 했다. 특히 인스타를 적극 활용했다. 관련콘텐츠가 많이 연결돼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쇼는 물론이고 무대에 오르기 전 비하인드 영상도 봤다.

데뷔무대 오르기 전 소속사 선배들이 해준 조언이 있었는지.

섬세한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시선을 어디를 보고 걸을 때는 어디를 보는 게 좋다,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할 때 무조건 핫팩과 패딩을 입어라 등 조언들은 정말 실질적인 거라 좋고 감사했다. 헤어, 메이크업을 먼저하고 뒤에 의상을 갈아입기 때문에 목폴라티는 자제하라는 실질적인 조언도 기억에 좋았다.

모델이 된 계기는.

중학교 때 직업체험을 했다. 키가 커서 권유를 받았다. 부모님도 생각이 있으셨고, 저도 생각도 있었고. 길거리캐스팅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가 교복모델 선발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탔는데, 지금 소속사 대표를 그 대회에서 만나서 계약을 하게 됐다.

중학교 직업체험 때 모델 말고 관심이 갔던 분야는.

디자인, 광고, 예술쪽에 관심이 있었다. 광고마케팅으로 관심이 있다. 대학진학을 그쪽으로도 고려하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 하나. 워킹할 때 어디 보는지.

가운데 영상 카메라 주로 보는데 턴 하고 나면 주변을 좀 본다. 쇼 관람하고 있는 연예인들을 보기도 하고 지인들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시선이 자유로워지는 편이라고 할까.



몸매,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유산소를 많이 하는 편이다. 저녁에 군것질을 하는 편인데 끊으려고 한다. 저녁 양을 줄이려고 한다. 학교에서 점심으로 나오는 급식 양이 꽤 많다(웃음). 얼굴은 건드리면 더 난다고 생각해서 클렌징을 잘하고, 조금 더 신경쓴다면 아니면 팩을 하는 정도다. 필라테스도 해봤는데 잘 안 맞는 거 같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맨몸 운동도 많이 한다.

얼굴, 몸에서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몸에서는 팔. 팔에 살이 적다. 목이 긴 편.

쇼에서 린애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준비과정에서는 몸의 상처가 안 나도록 신경 쓴다. 덤벙대는 스타일이라 멍을 잘 들어서. 쇼 올라갔을 때는 몸의 전체적인 대칭에 신경을 쓴다. 워킹 속도가 빠른지 안 빠른지도 중요하게 여긴다.

촬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표정. 어떻게 다양하게 지을지. 포즈도 변화를 주려고 한다. 브랜드가 있다고 하면 홈페이지나 들어가서 전 모델들이 어떻게 했는지 참고를 한다.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인지 브랜드가 추구하는 콘셉트를 참고한다. 현 시즌 콘셉트에 브랜드 전체적인 걸 넣어보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가장 기억나는 촬영은.

곽현주 컬렉션 룩북이 기억에 남는다. 브랜드 룩북이 처음. 상대방이 외국인이라 대화를 영어로 해야하는 것도 재밌었다. 브랜드 컨셉트를 하루에 소화한 게 특별했다. 광고 중에서는 통신사 관련 촬영이었다. 호텔에서 증강현실 체험하는 걸 촬영했는데 크로마키로 특수촬영 경험이 신기했다.

모델로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쇼에서는 피팅할 때 잘 어울린다고 칭찬 받을 때, 그리고 그 의상을 진짜 줬을 때다. 정말 잘 어울렸나보다, 잘 소화했다라는 거에 대한 증언 같다. 그리고 촬영장에서 리액션이 좋을 때. 너무 좋다고 칭찬 받으면 더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도 막 생긴다.



에이코닉은 소속모델끼리 친한 걸로 유명하다. 가장 친한 모델은 누군지.

회사분위기가 정말 가족 같다. 자주 모이고, 서로 연락도 자주한다. 따로 친한 모델을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쇼, 촬영은?

올해 영상촬영으로 바꼈다.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브랜드마다 촬영장소가 달라서 신선했다. 공장, 택배물류창고. 컨베이너 벨트 위에서 걷기도 하고. 그런 점들이 기억에 남았다. 쇼에서는 그 정도 난이도가 있는 워킹을 경험하기 힘드니까(웃음).

모델로서 가진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얼굴이다. 예뻐서가 아니라 개성이 있는 얼굴.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니지만. 이국적이다란 말을 많이 듣는다. 특히 이미가 넓은 게 장점이자 단점. 앞머리를 내리고 싶어서 가발을 시켜본 적이 있는데, 친구들한테 보여주니까 앞머리가 없는 게 낫다는 의견에 앞머리를 내리는 거 포기했다. 한쪽은 얇고 한쪽은 두꺼운 비대칭의 눈도 좋다. 요새는 짝눈이 대세니까.

그렇다면 모델이라는 직업의 장점은.

직업으로서 모델은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나만 바라본다고 생각한다. 스포트라이트 받으면 뭐가 된 거 같다. 많은 분들이 협업을 나를 위해 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더 좋아진다. 그리고 예술적인 감각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다. 성적이 떨어지는 거 같으면 모델 관련 일을 중단하고서라도 공부에 집중한다고 하던데.

욕심이 많은 편이다. 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모델을 하게 돼서 원래 하던 걸 유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쉽지는 않을 거 같긴 하지만.

또래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학교생활은 어떤지.

우선 학교생활은 정말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학생부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도 부반장이다. 학교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는 빠지지 않고 나가는 편. 사회생활을 먼저 하면서 좋은 점은 사회경험들이 친구들과 문제가 생길 때 해결이 도움이 된다. 반대로 헷갈릴 때도 있다. 어른들과 일을 하면서 생각의 기준이 거기 맞춰진 상태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어른의 기준에서 생각이 될 때가 있다. 반대 상황도 있고.

취미는?

손으로 만드는 건 좋아한다. 액세서리 만드는 거 좋아한다. 귀걸이, 팔찌 등. 뜨게질도 좋아하고., 음악 들으면서 컬러링북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맛집, 추천카페도 찾아다닌다. 홍대에 딸기 스플레로 유명한 곳을 갔었는데 너무 좋았다. 연남동도 최고다. 분위기 좋으면서 맛있는 곳을 원하면 연남동을 가라고 하고 싶다. 실패했던 곳이 없었다. 단, 올해는 코로나로 거의 가질 못해 아쉬운 뿐.



사복스타일은 어떤가.


때에 따라 다르다. 학생이라는 인식이 있다보니까 평소에는 안 튀게 무난한 데일리 스타일로 입으려고 한다. 모델 관련 일하러 갈 땐 튀게 입는다.

그렇다면 데일리스타일 노하우를 좀 전해달라.

아우터를 입을 때 퍼플소매 가방, 신발 등 포인트를 주려고 한다. 겨울에는 숏패딩을 기본으로 하의에서 많은 변화를 주는 걸 제안한다. 다양한 아우터 소재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남는 시간에 영화를 많이 본다던데, 추천을 부탁한다.

우선 영화 ’라라랜드’. 좀 지났지만 워낙 임팩트가 강했으니까. 드라마 ‘달의 연인’도 재밌었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거 같다. 드라마 ‘애놀라 홈즈’, 영화 ‘인턴’도 추가하고 싶다.



코로나 여파로 모델로서 힘든 시기다. 멘탈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아직 성인이 아니어서 그런지 일이 없는 데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지난 일은 잊어버리려고 생각한다. 다가올 일이나 잘하자는 주의다.

어떤 모델이 되고 싶은지.

다양한 걸 경험해보고 싶다. 해외도 많이 가보고 싶다. 많은 걸 담아낼 수 있는, 시크와 러블리를 다 해낼 수 있는 모델.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싶다.

10년 뒤에 뭘하고 있을까.

해외에 있지 않을까. 그러고 싶다. 잘 나갔면 좋겠다. 꼭 모델이 아니어도 해외에 있었으면 좋겠다. 후회 안하는 린애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도 어머니는 너무 일찍 시작한 게 아니냐고 걱정. 거기에 대해 반박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린애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신념은.

무조건 도전해보자. 그래서 모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회없이 살고 싶다. 안해보고 후회하는 거보다 해보는 게 낫다고 본다. 실패 속에서 많은 걸 얻을 수 있을테니까.



진행: 김치윤
촬영: bnt 포토그래퍼 윤호준
헤어: 코코미카 성익 이사
메이크업: 코코미카 경미 이사
의상 : 에스와이지(SYZ)
장소 : 어린이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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