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B:인터뷰] 도전의 쾌감, 가수 서리(Seori)

김치윤 기자
2021-04-20 16:13:44
[김치윤 기자] 신인가수 홍보에 있어 유명가수의 추천은 종종 사용되는 방식이다. 그 중에서도 서리(Seori)는 좀 다르게 다가온다. 언급된 가수도 특별하지만, 음악은 더 특별하니까. BTS 정국은 플레이리스트에 ‘Running through the night’ ‘Hairdryer’ 등을 올리고 , 방탄소년단 리얼리티에서 흥얼거리기도 했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은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서리의 데뷔EP ‘?depacse ohw’를 소개했다.
서리의 음악은 이 두 가수의 추천이 진심 그 자체임을 증명한다. 스탠다드 재즈부터 신스팝, R&B, 트랩까지 품이 넓고, 각각 장르를 섞는 솜씨도 빼어나다. 과감한 도전도 서슴치 않는다. ‘Hairdryer’에서는 아날로그와 일렉트로닉을 과감하게 섞고, ‘Fairy tale’에서는 뉴에이지왈츠에 드랍(DROP)을 도입해 감정의 진폭을 극적으로 넓힌다. ‘Really high’에서는 코러스와 사운드소스로 위트와 경쾌함을 더하고, ‘I wanna cry’에서는 섬세한 앰비언트 사운드로 딥(deep)한 감정을 세련되게 연출한다. 이지리스닝으로 들어도 좋지만, 서리 음악은 가급적이면 최대한 집중해서 반복적으로 들어볼 것을 권한다.
누군가는 BTS 정국과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란 키워드에 이끌려, 또 누군가는 유튜브에서 개성 있는 톤으로 부른 커버영상을 보고 서리를 알게 됐을 것이다. 계기가 뭐가 됐든 이는 짜릿한 행운과 같다. 발견 그 이상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서리의 음악은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났다.
지난 3월30일 발표했던 신곡 ‘Lovers in the night’ 얘기부터 해볼게요. 뮤직비디오 색감과 로케이션 장소가 인상적이었어요.
사랑에 대한 자유롭고 적극적인 무드를 표현하는 곡이어서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야경을 담았어요. 뮤직비디오에서 아무도 없는 도로를 활보하는 신이 있어요. 밤에 사람이 없으니까 해방감이 어마어마했죠. 성격이 내성적이고 실내를 좋아하는 편인데, 밤공기를 시원하게 맞으면서 작업해 너무 좋았어요.
심의는 어떻게 잘 통과했는지요? 다양한 키스신이 꽤 수위가 높게 나왔어요.
유튜브에만 영상을 올렸기 때문에 별도로 심의를 보지는 않았어요. 곡이 적극적이고 신나며, 사랑에 대한 얘기를 주제로 담고 있어서,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봤을 때 다양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담으면 아름답게 보이겠다고 말씀하셔서 시도하게 됐어요.
‘Hairdryer’ ‘Running through the night’ ‘Trigger’ 에 비해 음악스타일, 뮤직비디오 등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졌어요. 변화의 계기나 의도가 있었는지요.
대중적인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이전과 달리 좀 더 적극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동안의 곡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고. 뮤직비디오 감독님께서 이번 곡을 들어보시고는 가사의 내용이 자유로운 사랑을 표현하고 있으니 이전까지 서리가 아닌 완전히 다른 서리가 이 곡을 부르는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이렇게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어요.
‘Trigger’에 이어 영어로만 가사를 썼어요. 앞서 발표한 곡들도 영어비중이 높은 편이구요. 영어가사를 선호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곡을 쓸 때부터 위화감이 없는 언어를 선택하곤 해요. 곡마다 어울리는 언어가 각각 다르다는 생각을 평소에도 해요. 어떤 곡은 한국어 가사가 더 예쁘게 묻어나고 어떤 가사는 영어 가사가 이 곡을 표현하는 데 자연스럽겠다 같은 생각들이요. 가이드를 만들 때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단어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 단계에서 나오는 가사가 있을 때, 잘 어울리겠다 하는 문장들이 떠오르면 적용하기도 하고요.
‘Trigger’는 영어로 표현하는 게 부드럽게 들릴 거 같아서 영어로 썼어요. 짓궂은 사랑, 다소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의 욕심을 표현한 노래고, 가사 자체도 좀 쎈 편이라 영어로 표현하는 게 어울리겠단 생각을 했어요. 또 미국 기반 글로벌 미디어 레이블 88rising 합류를 알리는 첫 번째 곡이기 때문에 영어 가사로 발매하게 된 이유도 있고요.

아우터, 상의, 바지 : 엠에스지엠(MSGM) / 신발 : 지안비토 로시(GIANVITO ROSSI)


그래픽 디자이너 이본(yvonne)이 연출한 커버 얘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세 번에 걸쳐 발표한 앨범 커버가 다 이어지는 느낌이에요. ‘?depacse ohw’에서 나온 우주가 ‘Lovers in the night’ 밤품경에 등장하고, ‘Trigger’는 그 우주 속 어느 한 생성 같아요. 연관성이 있는지,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어진 건지 궁금해요.
의도한 건 아닌데 곡을 쓰다 보니 ‘밤’이라는 공통적인 키워드가 계속 나오게 됐어요. 제가 영감을 밤에 받을 때가 많은데 그런 저의 성향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Running through the night'은 창문 틈에 비친 달빛을 보고 저 틈 사이로 빠져나가 마음껏 달리고 싶다는,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고, 그래서 광활한 우주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을 넣게 됐어요. 'Lovers in the night'을 기획할 때는 그 밤이란 키워드 연장선에서 자유로운 사랑을 표현해보면 좋겠단 생각을 반영했어요.
‘Lovers in the night’를 제외하고 전부 SF적 요소가 등장해요. 서리 세계관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곡을 쓰기 시작하는 단계부터 팀원들과 소통을 하면서 컨텐츠를 만들어나가는 구조예요. 회사이름인 아티스파우스(ATISPAUS)가 여러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예술을 하는 행성이란 컨셉이에요. 음악뿐만 아니라 서리로부터 시작된 다양한 컨텐츠들을 완성도 있게 보여주고자 하는 게 저희 아티스파우스 목표예요. 아티스파우스라는 이름도 아티스트들이 모여 있는 행성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이름이구요. 팀원 분들과 같이 세계관을 만들어가면서 곡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하고 그러한 점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음악 뿐만이 아닌 저를 통해 생산되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자유롭게 그리고 편하게 받아들여 주시고 해석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뮤직비디오 배경이 무척 독특해요. 특히 ‘Running through the night’ 공간은 어떤 콘셉트로 만들어 나갔는지요. debussy ‘clair de tune’를 잘 때 듣고 만들었다고 했는데, 그 곡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은 게 있는지요.
저희 회사 소속작가 Seri께서 써준 소설을 보면 현실 세계에 서리라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다가 다른 세계로 넘어가게 돼요. ‘Hairdryer’ 에서 슬퍼보이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기억을 회상하는 공간이 바로 아티스파우스예요. 지구에 있는 슬픈 모습을 한 서리가 잠깐 꿈꾸듯이 ‘아티스파우스’에 다녀왔고, 꿈에서 깨어났는데 정말 천장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우주가 보였고, 그곳으로 가서 나오는 공간이 ‘Running through the night’이 되는 거예요.
또 제 캐릭터를 잡아갈 때 가장 처음으로 도출된 단어가 ‘몽환’이었어요. 저에게서 뽑아 낼 수 있는 이미지 중에 몽환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모두들 생각했었고. 어떻게 하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다 찾은 답이 '이 세상이 아닌 서리만의 세상을 보여주자'라는 것이었어요. 서리라는 새로운 사람이 서리만의 새로운 공간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것이 감독님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바로 뉴질랜드를 떠올렸고 바로 뉴질랜드로 날아갔죠! 그리고 정말 너무나 멋진 그림이 나와서 뿌듯했어요.

댓글을 보면서 주제에 맞게 자유롭게 해석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어요. 인상에 남는 댓글을 몇개 꼽아주세요.
‘Hairdryer' 뮤직비디오에서 함께 출연한 배우 분들을 부모님이라고 해석해 주신 것과 그 외에도 뮤비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오브제들 하나하나를 분석해 주신 게 재미있었어요. 곡적인 측면에서 제가 의도한 바를 알아채 주셨을 때 쾌감과 생각지 못한 해석들을 들었을 때 놀라움이 저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것 같아요.
데뷔 EP 제목을 인트로 제목을 뒤집어서 표현한 이유가 궁금해요.
소설과 뮤직비디오와 연결되는 부분인데요. 뮤비를 보면 'Hairdryer'에서 행복해 보이는 서리가 갑자기 한순간 우울해지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같은 사람이지만 반대 환경 속에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걸 함축한 제목이기도 해요.
편곡이 정말 깔끔해요. 군더더기가 일도 없는 느낌. 편곡에 있어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요?
‘I wanna cry’를 예로 들면, 곡을 쓸 당시 다양한 사건이 겹치면서 절망감이 왔어요. 우울증을 앓고 계신 분들에 대한 생각을 해봤죠. 가장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 다 놓고 싶은 게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담담하게 자기 얘기를 하는 느낌으로 여운에 중점을 뒀어요. 울어서 쏟아내기 보단, 담담하게 속으로 삭히며 우는 그런 감정이요.

아우터 :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육스(Maison Margiela by YOOX.COM) / 상의 : 잉크(EENK) / 치마 : 채뉴욕(CHAEnewyork) / 신발 : 지니킴(JINNY KIM)
‘Trigger’ 작업 비하인드가 궁금해요. sf적 요소가 돋보였던 ep와 비교해,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고딕적 요소를 도입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비극적인 무드가 인상 깊었어요.
첫 번째 미니앨범 작업할 시기에 쓰인 곡인데 다른 곡들과 색깔 차이가 있어서 따로 발매하게 됐어요. 곡을 쓸 때 그로테스크 하거나 비극적인 의도보다는 곡의 주제인 사랑에 대한 욕심, 이기적인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고, 그 단어들 하면 떠오르는 치명적인 짙은 붉은색 이미지를 상상하며 썼어요. 그리고 트랩을 처음 시도한 곡이기도 한데요, 랩을 넣기는 싫어서 최대한 간결하게 편곡하려 했어요.
사운드 메이킹에 있어 극적으로 대비되는 요소를 연출하는 데 능숙해요. ’Hairdryer’는 스탠다드 재즈발라드(아날로그)로 시작해서 코러스파트에서 보코더(디지털)를 사용해 반전을 이뤄요. 가야금(혹은 하프)를 연상시키는 잔잔한 동양품 선율로 시작하는 ’Fairy tale’은 코러스파트에서 드랍을 도입해 분위기를 격정적으로 몰고가는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Haridryer’ 아날로그와 일렉트로닉 조화라는 취지로 접근했어요. 편곡적인 아이디어가 우선이었어요. ‘Fairy tale’에서 왈츠에 드랍, ‘Running through the night’에서 적극 활용한 신스적 요소 등 듣는 분들이 반감이 들지 않게 노력을 많이 했다. 신스패드로 공간적인 느낌을 주고 싶어요.
‘Really high’에서는 독특한 스네어드럼 소리는 플러그인을 찾아서 사용했어요. 마음에 드는 걸 쓰고 싶어 최대한 여러가지를 시도해 봤어요. 디테일한 부분을 살리는 걸 좋아해요. 두 번째 버스(verse)에서 ‘그만 넌 지루해’ 가사가 나오는 부분에서 하품소리와 함께 변기물 내려가는 소리를 넣었어요. 뭔가 답답한 부분을 흘려내려버리려는 의도로 썼죠.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소리의 크기정도를 조절하는 데 집중했어요.
‘I wanna cry’에는 곡 내내 빗소리가 앰비언트로 깔리는데 처음에는 낮 같아서 밤처럼 느끼도록 찾아서 넣기도 했어요.
‘Fairy tale’ 도입부에서 가야금과 하프가 섞인 듯한 소리는 신디로 직접 만들었어요. 청아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믹스할 때 시간을 많이 들였고요. 당시 뉴에이지 왈츠에 꽂혀있었어요. 마음이 울렁거리면서 신비한, 우울하면서 밝은 오묘한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왈츠트랙을 먼저 잡아두고 시작을 했어요. 사랑하는 마음에게 많이 기댔다가 실연을 당했다가 다시 시작을 해보려는 게 가사의 전체적인 내용인데, 코러스 파트가 절망감을 담은 내용이라 뚝 떨어지는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드랍을 도입하게 됐어요.

ep ‘?depacse ohw’ 수록곡 구성 기승전결이 인상적이에요. 비교적 밝고 따뜻한 분위기(‘Hairdryer’ ‘Running through the night’ ‘Really high’)에 이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Fairy tale’) 더없이 애절한 발라드(‘I wanna cry’)로 마무리가 돼요. 멜로디를 쓰면서 주제를 잡는다고 했는데, 작업방식이 어떻게 됐나요.
일년 반 정도 곡작업을 하는 기간동안 다양한 감정을 느꼈고, 이를 최대한 녹여냈어요. 묶어놓고 보니 다행히 결이 맞았고,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순서를 짜게 됐어요.
‘I wanna cry’에서 어쿠스틱 기타가 아닌 우크렐레를 사용한 이유는요?
평소에 우크렐레로 곡을 쓰는 걸 좋아해요. 하와이 악기라 기본적으로 청아하고 밝은데, 때론 한없이 외롭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이 곡도 우크렐레로 썼어요. 꽉차지 않는 외로움이 닮았다고 생각을 했어요.
코러스 활용이 다채로워요.. ‘Hairdryer’ ‘Really high’에서 멜로디라인을 따르기보단 자유롭고 경쾌하게 삽입되는 코러스는 아이유를 연상시켜요. ‘I wanna cry’에서는 작은 볼륨에 공간을 넓게 쓰고 잔향을 길게 남기는 등 아련한 느낌이 강조된 느낌이에요. 코러스를 짜는 서리만의 방식이 궁금해요.
보컬이라는 악기를 편곡한다는 생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악기를 넣듯 구성을 하게 돼요. ‘Really high’는 장난기를 많게 넣었어요. 후반부 브릿지 부분에서 ‘랄랄라라라라’ 떼창으로 부르는 부분도 직접 불렀어요.. 그냥 마냥 신나서 불렀는데, 진짜 아이들 목소리처럼 느꼈다고 해서 신기했어요.

‘Fairy tale’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어요. 여러가지 시점이 맞아서 나오게 됐다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그 때 마침 뉴에이지 왈츠를 좋아하게 돼서 그랬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특별한 시도를 했다고 해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왈츠에 드랍을 섞다니’ 같은 희열(웃음). 우연스럽게도 요즘 다시 빠져 있는데 그 뉴에이지 왈츠가 가진,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매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왈츠를 제 방식으로 해석해보고 싶었어요. 불안함과 설렘의 경계에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표현했고, 그렇게 시작해서 이 곡이 완성됐습니다.
영어와 한국어 발음할 때 목소리 차이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곡에서도 두 언어가 교차로 나오는 부분도 정말 자연스럽구요.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가사를 쓸 때 좋은 가사여도 들었을 때 불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불편함이 없이 잘 이어지도록, 부드럽게 잘 부르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들리지 않나 싶어요(웃음). 각자 언어가 가진 뉘앙스를 표현하는 것도 흥미로와요. 영어는 흐르듯이 이어지는데, 한국어는 특유의 끊어지는 느낌이 있고, 예쁘고 서정적인 걸 표현할 때 좋다고 봐요. 같은 말도 끝나는 어미에 따라 예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표현도 다양하고.
데뷔과정에 대해 자세히 들려주세요.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바늘구멍 같은 여정이라고 생각해서 곡을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명지대 작곡공부를 시작했는데, 작곡가를 하려다가 직접 쓴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게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고 싱어송라이터로 시작을 해보려고 알아봤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본 적이 많지 않아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운이 좋게도 빨리 회사를 만나게 돼서 잘 맞고 존중을 많이 해줘서 시작하게 됐어요.

아우터, 상의, 바지 : 잉크(EENK) / 신발 : 렉켄(REKKEN)
노래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궁금해요.
곡을 쓸 때 음성녹음을 많이 이용해요. 일기 쓰듯 메모를 많이 하고, 그 작업을 하다보니 늘게 된 것 같아요. 다양한 음악을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것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정식으로 배우지 않아서 정형화되지 않는 음색과 테크닉이 좋아요. 그래도 정식으로 배울 게획은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서리만의 것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사실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 선생님까지 찾아갔는데, 선생님께서 제 보컬 톤을 건드리면 안된다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배우기 보다는 스스로 발전할 계획입니다.
서리는 어떤 음악을 하는, 혹은 어떤 뮤지션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뮤지션. 도전을 하는 뮤지션이라고 봐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스스로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멋졌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첫 앨범이 나왔을 때. 그 앨범으로 소통했을 때 뿌뜻했어요. 사실 겁이 많이 났다. 앨범을 처음 냈는데, 저를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들어줄까에 대한 걱정. 좋다는 반응에 희열을 느꼈어요. 백소현으로서는 일상이 반복적이에요. 곡 쓰고 자고 사람들 만나고. 그래서 서리란 이름으로 활동할 때가 제일 멋진 것 같아요.
백소현이 서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 혹은 서리가 백소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지름길로 가려고 하지 말고, 하나하나 쌓아가서 단단하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해요. ‘말하는대로, 간다’란 신념이 있어요. 함부로 부정적인 말을 내뱉지 않으려고 해요.

진행: 김치윤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스타일 : 이종현 실장, 김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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