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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ummer Now, 슬리브리스의 계절

박찬 기자
2021-07-15 10:36:04
[박찬 기자] 먹구름 지나간 언덕에는 경쾌한 햇살이 돋아나기 마련. 한동안 꿉꿉하기 그지없던 장마철이 지나가자,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7월 햇살이 호방한 기세로 찾아왔다. 혹여나 쏟아지는 빗물에 새 옷을 망치진 않을까, 긴 기장의 옷에 흙탕물이 닿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이제 불필요하다는 의미다.
여름의 중심부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름 아닌 간결하고 편안한 패션 스타일링. 무덥고 습한 계절적 특성상 실루엣의 과도한 변형은 피하고 실용적인 아이템 하나로 을 무게감을 덜어낼 것. 이맘때 쯤 자주 떠오르는 바캉스&걸리시 웨어에 슬리브리스 톱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덧붙여서 군더더기 없이 가벼운 라인으로 시선을 자극하는 동시에 세련미는 한껏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강점. 실크나 시스루처럼 하늘거리는 소재를 활용하거나 손목에 간단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방법도 있으니 스타일링의 범용성 또한 넓다. 어느 차림이나 쿨하고 힙하게 녹아드는 슬리브리스 톱 효과.
SAINT LAURENT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의 생 로랑(Saint Laurent) 2021 리조트 컬렉션은 웨어러블함에 초점을 둔 듯하다. 그간 모노 톤의 강렬한 룩킹으로 짜여져 있던 브랜드 컬러를 잃지 않으면서도 한여름 밤의 향수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모습. 몸은 도시여도 마음은 휴가지로 뻗어 나가는 리조트 웨어의 특성을 그대로 담았다.
그중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건 소재의 선택이다. 슬리브리스 톱에 레이스와 실크 소재를 적용시켜 볼륨감을 강조했다는 사실. 패턴의 착시 효과로 인해 튀어나온 곳은 더 튀어나오고 들어간 곳은 더 들어가 보인다. 모티프 장식이 돋보이는 브이넥 바디수트 또한 그 레이스 질감을 택했는데, 플리츠 쇼츠의 넉넉한 사이징 덕분에 세련된 썸머룩을 완성해냈다.
ISABEL MARANT

같은 슬리브리스 톱이어도 풀어내는 콘셉트는 이토록 명확하게 상반된다. 플라워 패턴, 비비드, 글리터, 메탈릭.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이 선보인 컬렉션은 반짝이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프랑스 현대무용 팀 오드((La) Horde)와 함께 무대를 꾸민 그는 흥겨운 분위기를 극대화해 70년대 디스코 무드를 완벽히 재현해냈다.
언뜻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슬리브리스 톱에 컬러감을 불어넣은 순간. 온통 보라색으로 뒤덮였음에도 아웃핏이 단조로워 보이지 않는 비결은 소재 선정의 유니크함에도 있을 것. 팬츠 한 단을 가볍게 접어 올린 뒤 브레이슬릿을 착용해 분방한 감성을 불어넣었다.

CELINE

‘과연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은 셀린느(CELINE)의 새로운 얼굴을 담아낼 그릇이 되는가’에 대해 수많은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던 한때. ‘한 세대의 초상(Portraitof a Generation)’이라는 테마로 기획된 이번 쇼는 유스컬처의 입맛을 맞추기 충분했다. 시그니처 로고를 프린트한 야구모자부터 베이식한 조거 팬츠, 트랙 수트까지 그런지 무드가 가득한 아이템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또한 새롭다.
그 때문일까. 얇디얇은 이너 제품 하나에도 스포티함이 한데 서려 있다. 셀린느 로고가 새겨진 스포츠 브라톱을 활용한 캐주얼 웨어는 보디라인을 영리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 브라톱에 숏 쇼츠, 마무리로 첼시 부츠&가벼운 아우터까지 챙겨주면 여름 스타일링 고민은 거뜬히 해결된다. (사진출처: 생 로랑, 이자벨 마랑, 셀린느, Elsa Hosk 인스타그램 계정, 보그 US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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