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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탕준상이 날린 강렬한 스매싱 한 방

임재호 기자
2021-08-23 15:04:44
[임재호 기자] ‘순도 100% 유기농 드라마’라고 불릴 만큼 자극적이지 않고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고 정화되는 느낌을 준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 5월 말에 시작해 8월 9일 막을 내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중학생 배드민턴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실제로 아직 10대거나 이제 막 20대가 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보는 내내 ‘엄마 미소’를 짓게 한 출연진들. 중심에는 주인공 ‘윤해강’ 역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탕준상이 있다.
초면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귀여운 북한군의 막내 ‘금은동’으로 분했고, 올해 5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의 ‘그루’ 역할로 이제훈과 호흡을 맞췄다. ‘괴물 신인’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이미 2010년, 8살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해 연차로는 12년 차를 맞았다.
탄탄한 커리어만큼이나 어린 나이가 무색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탕준상. 연기에 임하는 자세 역시 그 누구보다도 어른스럽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날아오는 셔틀콕처럼 가슴에 강하게 꽂히는 매력을 소유한 탕준상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은
“화보 촬영하는 거 좋아한다. bnt와 처음인데 정말 재밌었고 분위기가 좋았다”
Q. 원래 패션에 관심은 좀 있는 편인지
“그렇게 관심 있지 않은데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니다. 적당하다(웃음)”
Q. SBS ‘라켓소년단’이 종영했다. 근황은
“마지막 방송을 부모님과 함께 봤다. 시원섭섭했다. 간간이 화보도 찍고 스케줄 한다. 그리고 집에서 먹고 눕고 자고 한다(웃음). 요즘엔 거의 쉬고 뭘 많이 안 한다. 그리고 가끔 밤에 동네 산책도 한다”
Q. ‘라켓소년단’이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로 막을 내렸다. 소감은
“공중파 월화드라마 주연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시청률 1위로 끝나서 너무 영광이고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많은 스태프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윤해강’ 역할로 관심받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함뿐이다”
Q. 방영 기간이 5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약 2개월 정도다. 촬영 기간과 배드민턴 훈련까지 합치면 훨씬 길었다고. 힘든 점은 없었는지
“실제 선수처럼 자세가 나와야 해서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온종일 배드민턴 치는 장면만 찍을 때도 있는데 진짜 힘들었다. 근데 촬영본을 봤을 때 정말 잘 나온 걸 보면 너무 뿌듯하고 힘든 게 싹 사라진다. 힘들어도 만족감, 성취감에 다시 열심히 하게 되고 이게 계속 반복된 것 같다. 힘들기도 했지만 또래 배우들과 정말 친해져서 함께 있으면 힘든 게 싹 사라졌다. 정말 같이 있으면 안 웃을 때가 없었다. 얼굴만 봐도 웃기다. 차로 이동할 때나 씻을 때 재밌었던 일이 생각나서 피식 웃고 했다(웃음). 후반부로 갈수록 더 정이 들고 친해져서 촬영 현장이 더 재밌었다”
Q. 원래 축구 같은 운동도 즐겨 하고 좋아한다고. 그럼 조금 더 수월한 점도 있었나
“그거와는 다르다(웃음). 막무가내로 부딪혀서 하는 운동을 좋아할 뿐이지 내가 운동선수를 해 본 적은 없다. 그래서 실제 훈련을 받으면 정말 힘들더라. 운동선수가 정말 쉽지 않은 직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Q. 8살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했다. 그때도 배우가 꿈이었는지
“가족들과 나 모두 내가 이런 길로 갈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붙어서 바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공연하며 이게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기보단 내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가르쳐줘서 그게 좋았다. 그리고 ‘화난 표정 지어라’, ‘웃어라’ 하면 시키는 대로 했다. 그걸 연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웃음). 공연이 끝나면 환호를 받고 하는 게 정말 기분이 좋더라. 어릴 때 경찰, 축구선수, 대통령 등 정말 꿈이 많았다. 세월이 지나서 장래 희망을 결정해야 할 시기가 왔는데 어머니와 대화를 하다가 배우를 하면 다양한 직업을 간접 체험할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 배우를 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배우의 꿈을 갖게 되었고 연기가 뭔지 알게 됐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재밌는 것 같다”
Q. 지금까지 경험해 본 직업 중 가장 재밌었던 직업은
“아직 많이는 안 해봤다(웃음). 학생, 스님, 북한군, 배드민턴 선수 해봤다. 가장 최근에 경험한 배드민턴 선수를 꼽겠다. 뭔가 배우는 걸 좋아하는데 배드민턴을 정식으로 배운 게 가장 재밌었다”
Q. 실제로 들으니 약간 미성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인데
“감사하다. 변성기가 지났어야 할 나이인데 아직 미성의 느낌이 남아있다”
Q. 화보 촬영할 때부터 ‘감사하다’는 말이 입에 붙은 것처럼 계속 말한다. 정말 예의가 바른 거 같은데
“칭찬해 주시고 하니까(웃음). 정말 감사하다”
Q. 앞으로 연기로 꼭 경험해보고 싶은 직업은 뭐가 있는지
“안 하고 싶은 게 없다. 범죄자도 해보고 싶고 사회의 영웅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는 판타지나 SF 장르도 해보고 싶다. 코미디도 좋다(웃음). 다 하고 싶은데 지금 나이에 가장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 역할이 아닐까 싶다. 회사의 인턴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럼 대학생 연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 맞다(웃음). 그럼 대학생 또는 사회 초년생 역할을 하고 싶다. 대학교에 갈 수 있을진 모르지만 가게 되면 체험할 수 있으니 그걸 토대로 삼아서 대학생 연기를 하고 싶다”

Q. 올해 연극영화과 입시에 도전할 생각인지
“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도전할 것이다. (너무 바빠서 고민하는 중인지) 그게 아니라 대학에서 나를 받아줄지 모르겠다(웃음)”
Q. 드라마, 영화, 뮤지컬을 보며 정말 이 배역은 해보고 싶다 하는 것이 있었는지
“이미 다른 배우가 연기한 배역이기 때문에 내가 다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짜 할 수 있는 걸 말해보자면 박은태 배우님의 ‘지킬 앤 하이드’를 보며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커서 목을 잘 가꾸고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을 꼭 하고 싶다. 물론 내가 했던 뮤지컬들의 성인 역할도 해보고 싶지만 해보지 않은 작품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를 꼽겠다”
Q. 배우 조정석과 조승우를 굉장히 존경한다고. 특별한 이유는
“뮤지컬, 영화, 드라마를 다 하는 걸 보고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뮤지컬 계에서 티켓 파워도 강하고 인기도 많다. 나도 그 길을 따라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로서는 두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배우가 아닌 아티스트는 ‘G-Dragon(지드래곤)’을 가장 좋아한다. 음악적인 것도 그렇고 패션이나 모든 방면이 내 취향이다. 음악으로 위로도 받고 힘이 된다. 마룬파이브나 저스틴 비버도 좋아하는 편이다”
Q. 탕준상이 느낀 뮤지컬, 드라마, 영화 각각의 매력은
“뮤지컬은 직접적으로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매력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장면마다 내 모습이 나오면서 대중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내 모습을 각인시킬 수 있는 것 같다”
Q. 내년에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운전해서 여행을 가는 게 가장 하고 싶은 거라서 운전면허를 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웃음).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부산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싶다. (부모님이 되게 기특해하실 것 같다) 아니다. 집에서는 말 안 듣는 장난꾸러기 아들이다(웃음)”
Q. 배우 유아인이 인스타그램에 ‘라켓소년단’ 결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게시물을 올려 애청자임을 인증했는데
“원래부터 유아인 선배님의 팬이었다. 직접 인스타그램에 그런 인증 글을 남겨주니 정말 설레더라(웃음). 특별하고 감사하면서 되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Q. 특이한 성인 탕 씨를 가졌다. 장점은
“내 이름이 되게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로서 되게 장점이 많은 이름이다. 한 번에 기억하기 쉬운 이름인 것 같다. 내 이름 정말 사랑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매력 포인트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본인이 본인의 매력을 말하는 게 좀 웃긴 것 같다. 그리고 매력 있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내 매력이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예쁘다, 잘생겼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그러지 않는 거로 봐서 나는 잘생기지 않은 게 매력인 것 같다(웃음)”
Q. 멋있는 모습, 귀여운 모습, 끼가 넘치는 모습도 다 가지고 있는데 본인 스스로 그렇게 느낄 때는
“내가 멋있다고 스스로 느낄 때가 있긴 하다. 내 모습을 항상 내가 볼 수는 없지 않나. 촬영 후에 모니터링하는 모습이 메이킹 영상이나 스틸 사진에 담긴 걸 보면 몰입한 모습이 ‘오, 나 좀 배우 같은데? 멋있는데?’ 하는 느낌이 든다(웃음). 누구나 본업에 충실한 모습일 때 가장 멋진 것 같다”
Q. 최근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있다면
“‘라켓소년단’ 출연진들과는 다 친하다. 그리고 위너의 강승윤,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에 함께 출연한 이제훈과도 꾸준히 연락한다. 같이 작품을 한 배우들과는 다 친하다. 안 친해질 수가 없다. 모두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는 편이다”
Q. 꼭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는
“롤모델 선배님들인 조정석, 조승우 선배님들이다. 그리고 유아인 선배님과도 작품을 해보고 싶다”
Q. 배우를 하면서 재밌는 점과 힘든 점은
“사람마다 성격, 외모가 모두 다르다. 작품 속 캐릭터도 다 다른 사람이고 성격, 외모가 다르다. 탕준상인 내가 다른 사람인 척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니까 작품을 하면 할수록 내가 전에 했던 작품의 캐릭터의 모습과 겹쳐 보일 수도 있어 이것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앞으로 작품을 더 많이 할 텐데 이게 정말 숙제인 것 같다. 하지만 캐릭터를 연구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다. 이 과정을 즐긴다. 그래서 힘들어도 재밌게 계속 연기할 수 있다”

Q. 요즘은 밖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은지
“밖에 잘 나가지도 않지만 나가도 마스크와 모자를 써서 몰라보신다. 모자는 내가 꾸미거나 얼굴을 가리려고 쓰는 게 아니라 머리를 안 감아서 쓰는 거다(웃음). 나가도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고 뒷산에 산책하러 가는 것이 전부다”
Q. 아직 19살의 어린 나이다. 굵직한 작품에 많이 출연해 좋은 선배 배우를 많이 만났다. 소감은
“아직도 안 믿어진다. 배우를 하게 될 거라는 생각도 못 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다. 송강호, 장동건, 류승룡, 전도연, 설경구, 최민식, 이제훈 선배님과 작품을 같이 했다. 아직도 너무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 정말 영광스럽다. 보고 배운 것도 아주 많다.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더 성장해서 한 번 더 뵙고 싶다”
Q. 친구들이 신기해하지는 않는지
“신기해한다. 근데 ‘오~ 신기하다!’하고 끝이다. 내가 아무리 배우여도 친구들에겐 그냥 친구 ‘탕준상’일 뿐이다. 인스타그램에 내가 좋다는 댓글을 봐도 ‘너를 왜?’ 한다. 너무 어릴 때부터 봐서 그런 것 같다(웃음)”
Q. 작품을 시작할 때 주로 오디션을 보는지 캐스팅이 되는지
“tvN ‘사랑의 불시착’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과 SBS ‘라켓소년단’은 감독님과 미팅을 했다. 미팅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오디션이라고 생각한다”
Q. 기억에 남는 팬은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인스타그램 ‘탕준상 팬 계정(@t_js03)’을 운영하는 분이다. 나도 팔로우를 했다. 두 분이 같이 운영하는 거로 알고 있다. 피드를 정말 예쁘게 잘 꾸며줬다. tvN ‘사랑의 불시착’ 때 영상도 편집해서 올리고 팔로워도 점점 늘고 있다. 볼 때마다 너무 잘 운영해줘 감동 받는다. 너무 정성스럽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언젠가 뵐 수 있는 날이 오면 꼭 뵙고 싶다”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워하지 말아달라. 예뻐해 주고 사랑만 해달라(웃음). 크게 잘난 게 없는 나인데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주고 좋아해 줘서 신기하다. 너무 감사하다. 팬들 덕에 배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응원과 기대 부탁드린다”
Q. 대중들에게 배우 탕준상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믿고 보는 배우’라고 각인되고 싶다. 항상 하는 말이고 배우에게 최고의 칭찬인 것 같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렇게 불리면 신나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인스턴트펑크, 필로그램, 홀리넘버세븐, 아크메드라비, THEMUSEUMVISITOR
볼캡: 아크메드라비
삭스: COS
슈즈: 리복, 닥터마틴
아이웨어: 프론트(Front)
헤어: makeit_noh 노혜진 원장 (프리랜서)
메이크업: 청담 러비 민선 부원장, 수빈 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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