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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희경 “내가 늙어가듯 연기도 무르익어 함께 갈 수 있다면 가장 큰 행복”

정혜진 기자
2022-01-26 13:55:00

[정혜진 기자]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 문희경. 나이를 잊은 듯한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가 bnt와 만났다.
그는 카카오TV 오리지널 ‘며느라기2…ing’를 통해 솔직 담백한 시어머니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호평을 받아 내는 ‘믿보배’답게 남다른 연기 내공을 펼치고 있는 배우 문희경.
쉼 없이 작품을 이어오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그. 당차고 열정 가득한 도전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 배우 문희경을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한 건데 잘 진행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Q. 최근 ‘며느라기2…ing’에 출연했다.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너무 좋았다. 처음엔 시즌 2를 연결해서 찍을 때 어색할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인 느낌처럼 편안했다. 내 집에서 리얼하게 생활하는 걸 촬영하는 느낌. 반응도 너무 좋더라. 감사한 마음이다. 시즌 2가 아니라 시즌 10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 우리 삶을 보여주는 거니까”
Q. 촬영하면서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는?
“누구 할 것 없이 다 잘 맞고 가족 같다. 그래도 가장 잘 맞았던 건 우리 아들인 권율이랑 잘 맞았다”
Q. 믿고 보는 배우답게 연기력 극찬도 쏟아지더라. 주변 반응은 어떤가?
“난 작품 선택하는 운이 좋은 것 같다. 화제가 되는 작품들과 운 좋게 함께 하게 된다. 항상 엄마 역할을 많이 맡았었는데, ‘쇼윈도’에선 한 기업의 회장 역할을 맡았다. 엄마 역할만 맡아서 캐릭터의 갈증을 느꼈었는데 이번엔 주위에서 회장님이라 불러주니 기분이 정말 좋더라. 댓글 반응도 좋고 응원 글도 많아서 좋았다”
Q. ‘며느라기’ 캐릭터를 ‘빌런 시어머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그냥 평범한 시어머니다. 보통 집안의 평범한 어머니가 시집와서 ‘여자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며 평생을 사신 거다. 그런 고루한 사고방식이 있을 뿐 나쁜 시어머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욕을 많이 먹더라(웃음). 사실 방송에 나오는 내 연기를 볼 땐 나도 얄밉긴 하더라”
Q. 어린 시절 꿈이 가수였다고
“고향이 제주도인데 서울에 올라온 게 가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강변가요제도 나가고 대상도 받으면서 가수의 꿈이 쉽게 다가오는구나 했는데 세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렇게 가수 꿈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을 들어서게 됐다. 뮤지컬 배우로 시작했고, 감독님께서 공연을 보신 뒤 영화에 캐스팅하면서 배우가 됐다. 뮤지컬을 선택한 게 내 인생 터닝 포인트였다. 그러다 다시 기회가 생겨서 앨범을 내고 가수가 됐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 같다. 내가 포기했다고 해서 마지막이 아니더라. 어느 순간 기회가 주어진다”

Q. 25년 만에 꿈을 이룬 소감은 어떤지?
“정말 좋다. 믿기지가 않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4개월 정도 됐다. 어머니께서 살아생전에 내가 노래하시는 걸 정말 좋아하셨다. 가수의 꿈을 포기했을 때도 굉장히 안타까워하셨다”
Q. 가수보다 배우로 먼저 활동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후회는 없다. 가수의 길이 너무 힘들고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 과감히 포기한 거였다. 뒤도 안 돌아보고 포기한 거라 후회가 하나도 없었다. 지금까지 내 삶을 열심히,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세상이 좋아져서 배우들이 노래도 하고 예능도 하고 시청자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우연치 않게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서 한 작곡가와 인연이 닿았고, 후에 곡을 선물해줘서 가수가 됐다. 지금 가수가 된 것만으로도 꿈만 같고 믿겨지지가 않는다”
Q. 앨범은 계속 낼 생각인가?
“지금 나온 곡들 중에 좋은 게 많다. 그걸 가지고 활동하려고 한다. 더 이상 앨범을 낼 생각은 없다. 유작 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Q. 힙합, 트로트 등 여러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다
“화제가 되는 예능에 출연하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힙합 프로그램 나갔을 땐 젊은 친구들이 그렇게 좋아했다. 트로트에 도전했을 땐 중년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 연기하는데 트로트도 너무 잘한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
Q. 그밖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춤 좋아한다. 춤에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하고 싶다. ‘스우파’가 대단하지 않나. 걸스힙합 배워서 출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어떤 걸 좋아하나 나도 같이 관심을 가지고 본다. ‘스우파’ 보니까 너무 멋있고, 댄서들이 부각 받는 게 기쁘고 응원해주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미친 듯이 할 수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 같다”
Q. 오랫동안 연기 할 수 있는 노하우는?
“나태해지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 안주하지 않고 내 자신을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만이 노하우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 연기를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Q. 욕심나는 작품 또는 역할
“중년의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 100세 시대이지 않나. 50대, 60대, 70대에도 사랑이 있다. 그런걸 리얼하게 연출하고 싶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노래할 수 있는 예능이면 다 좋다. 아까도 말했듯이 춤에 대한 예능이 생긴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웃음)”
Q. 그동안의 작품 중 인생 캐릭터를 꼽자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SBS ‘자이언트’ 오남숙 역할이다. 드라마를 처음 시작했던 거고, 많은 분들에게 나를 각인시켜줄 수 있었던 첫 번째 작품이다. 아직도 그 작품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인상 깊게 봐주신 것 같다. 악역이었는데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

Q. 평소 쉴 땐 뭐 하고 지내나
“영화 보거나 TV를 본다. 다른 작품도 보고 예능도 많이 본다”
Q. 카리스마 있고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 평소 성격은 어떤가
“못되고 드라마 속 성격 같을 것 같단 말 많이 들었다. 막상 만나면 여성스럽고 여리여리하단 말 많이 듣는다. 어떻게 이런 성격으로 악역을 잘하냐고 하신다. 내 성격이 아닌 걸 연기하니까 거기서 연기할 맛을 느끼는 것 같다. 내 성격이 아닌 모습이니까 좋다. 악역 너무 재밌다. 내가 평생 언제 남에게 욕을 하고 머리를 잡고 그러겠나(웃음). 연기하니까 원 없이 한다. 스트레스도 풀린다”
Q. 동안 관리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다. 늙어가는 건 인위적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곱게 늙고 싶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활기차게 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피부가 생기 있어 보이고 밝아 보이나 보다”
Q. 요즘 잘한다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다면?
“연기를 다 너무 잘한다. 요즘 이세영 씨 얼굴도 예쁘고 매력도 많은 것 같다. KBS2 ‘신사와 아가씨’에 출연 중인 이세희 씨도 정말 예쁘더라. 난 여자지만 예쁜 여자가 좋다”
Q. 쉴 틈 없이 작품을 하는데 힘들진 않나
“촬영장 가면 살아있음을 느낀다. 촬영장이 제일 편안하다. 즐거운 시간이라 생각하고 촬영을 즐기면서 한다. 그러니 재밌고 힘들지가 않다. 그래서 쉬지 않고 작품을 하려고 한다”
Q. 최종 목표
“지금처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내가 늙어가듯 연기도 무르익어서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게 배우에게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할머니 역할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면서 늙어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에디터: 정혜진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헤세드(HESSED)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혜윤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은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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