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전지윤의 스위치

이진주 기자
2022-02-08 15:03:00

[이진주 기자] 누구나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스위치가 있다. 켜지는 순간 마음이 반응하고 더 나은 이상을 꿈꾸게 한다. 가수 전지윤에게는 불가항력의 ‘음악’이라는 스위치가 존재한다. 그렇게 그는 열심히 흥얼거리고 신나게 끄적거리면서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중이다.
전지윤은 2016년 ‘낮 and 밤’을 시작으로 솔로 가수의 행보를 걷고 있다. 작사, 작곡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PRSNT(프레젠트) 혼성 밴드를 결성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숲’과 ‘밤사이’로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는가 하면 올해 3월 통통 튀는 신보를 예고했다.
이번 화보에서 그는 레더 베스트와 롤업 데님의 캐주얼 룩을 선보이는가 하면 러블리한 히피 파마와 퍼프 디자인의 원피스로 몽환적인 무드를 자아냈다. 이어 유니크하고 아방가르드한 스타일링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크한 매력을 발산했다.
Q. 3월 발매 예정인 신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PRSNT(프레젠트)의 첫 미니앨범을 준비 중이다. 앨범명은 ‘Crazy Driver’로 총 6곡이 담기고, 운전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일렉트로닉 베이스의 음악이다. ‘차 안 음감회’라는 콘셉트의 크라우드펀딩도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작년 10월에는 ‘밤사이’를 발매했다. 프레젠트는 ‘하고 싶은 음악만 한다’는 모토가 있지 않나. 그런 이유에서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궁금해지더라.
“우리끼리 공연이 너무 하고 싶었다. 해서 공연할 때 가장 신나는 노래가 뭘까 하고 고민하다 만들게 된 노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리듬인데, 만들면서도 너무 재밌었다”
Q. 멤버들과 합이 가장 잘 맞는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작업할 때가 가장 좋지만, 평소에도 잘 맞는다. 의견이 달랐던 적도 없고 다툰 적도 없다. 서로 취향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많이 맞춰주고 배려한다”
Q. 지난해 ‘숲’은 포미닛의 허가윤이 함께했다. 오랜만에 음악으로 재회한 소감은?
“가족 같은 존재라서 함께해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피처링을 부탁했을 때 허가윤의 반응은 어땠나) 현재 가수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보니 처음에는 부담을 가졌지만 걱정과 달리 잘 해줘서 고마웠다”
Q. 따로 음악 방송 출연은 하지 않았는데, 무대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노래 자체가 높은 음역대라서 무대에서 자주 소화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왜 그렇게 썼나 싶더라(웃음). 그래도 행사는 많이 다녔는데, 특히 군부대에서 반응이 좋았다”

Q. 좋아서 하는 음악이지만 음원 성적도 간과할 수 없겠다. 이로 인한 걱정은 없는지.
“밴드 활동은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을 뿐 더러 우리끼리 창작하는 데 의의를 두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다. 당연히 솔로 가수 전지윤으로서는 그런 부담이 있지만, 옛날만큼은 아니다. 지금은 성적에 대한 욕심이나 기대를 많이 내려놨고 음원차트에 크게 관심이 없다”
Q. 그럼에도 본인의 곡 가운데 역주행을 바라는 노래를 꼽아본다면?
“하하. 하나부터 열까지 다했으면(웃음). 그래도 최근 발매한 ‘숲’이면 더 좋겠다”
Q. 한동안은 소속사 없이 개인 기획사를 차려 활동하기도 했다. 현실에 굴하지 않고 꾸준하게 음악을 하려는 자세가 인상 깊더라. 전지윤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
“삶의 윤활유. 음악으로 완전한 생계를 유지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기란 쉽지 않다. 해서 또 다른 수단을 찾게 되는데, 그런 노력은 곧 음악이 전제되기 때문이라는 게 스스로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외출하기 전 습관처럼 이어폰을 꽂을 정도로 음악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 가끔 깜빡하고 챙기지 못할 때도 있는데 그 날은 온종일 불안하고 우울하다. 그럴 때 음악에 대한 사랑을 새삼 느낀다”
Q. 음악 듣는 것과 부르는 것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나.
“지금은 듣는 게 더 좋다. 마음도 편하고.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가수보다는 리스너의 삶에 적응된 듯하다. 이러다 ‘갑자기 공연이 잡히면 어떡하지?’ 싶은 생각도 든다(웃음)”
Q. 2년 전 한 영상 인터뷰에서 대중들이 전지윤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것 같아 이름을 바꿀까 하는 고민도 했다고. 이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유효한가.
“전지윤이라는 가수가 좋은 곡이 많다는 걸 알아주시는 분들은 꾸준히 들어주시고 계속 기대해주신다. 하지만 새로운 리스너들에게 나를 알리는 것도 몹시 중요하다는 생각에 활동명을 바꿀까 하는 고민도 잠시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내실을 다지다 보면 언젠가 모두에게 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스스로 음악적으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매 작업마다 느낀다. 곡을 쓸수록, 에너지를 쏟을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 또 작업 전에 래퍼런스를 찾아보면 하나같이 느낌이 비슷하더라. 가수로서의 방향성도 명확해지는 듯하다”

Q. 평소 작업 스타일은?
“막연하게 작업하면 아무것도 안 떠오른다. 대략적인 틀과 기간을 정해놓으면 어떻게든 결과물이 나오는데, 그걸 바탕으로 수정하면서 음악적 서사를 쌓아가는 편이다”


Q. 한편 유튜브 채널 ‘스타일크루’에서 ‘시크릿 클로젯’의 MC로 활약 중이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시크릿 클로젯’을 시작하고 국내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을 만나면서 관심이 생겼다. (패션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달라졌나) 예쁜데 불편해 보이는 옷은 절대 사 입지 않았는데 입어보니까 의외로 편하더라. 세심한 디테일 덕분에 겉보기와 다르다는 걸 느꼈고 디자인에 대해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또 전에는 스타일링 고민을 5~10분 했다면 지금은 20분 정도 한다(웃음)”
Q. 곧 절친 키썸과 유튜브 촬영을 앞두고 있다고. 어떤 콘텐츠가 예정되어 있나.
“하나의 앨범이 제작되기까지 과정이 긴데, 이를 전적으로 홍보하고 알리는 플랫폼은 많이 없다. 예능에 출연해도 노래 소개보다는 다른 이야기로 더 많이 소비되니까. 해서 대놓고 앨범 토크만 주구장창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 중인데, 나도 게스트로 나가보고 싶을 만큼 취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 조만간 공개되니 기대 많이 해 달라”
Q. 친근한 블로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더할 나위 없는 팬서비스가 아닐까 싶더라.
“사실 혼자만의 일기처럼 조용히 하려고 했던 건데, 어느 순간 엄마도 알고 있더라. 요리나 여행 글을 올리는 게 전부지만 소박한 재미가 있다. 몇몇 팬들은 이웃 추가도 해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웃음)”
Q. 특히 요리에 진심이던데,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
“웬만한 건 만들어 먹는 편이다. 특히 한식을 좋아하고 찌개류는 다 자신 있다. 파스타는 소스만 잘 고르면 된다(웃음).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을 때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Q. 새해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현재 MC로 맡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잘 자리 잡았으면 좋겠고, 3월에 나올 EP 앨범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떡밥이 많은 아티스트가 아니라서 팬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올해는 보다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위아, 워로, 딘트, 홀페이퍼
슈즈: 제이닷, 슈마루
주얼리: 낫어스, 부스틱서플라이, 에스트리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어시스턴트: 오예린
헤어: 요닝 보라 부원장
메이크업: 요닝 연진 이사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