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뷰]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적은 ‘다크나이트’에 있다

2012-07-19 08:45:06

[이정현 기자] 시작하기 전에 스포일러를 하나 밝히자면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는 조커가 등장하지 않는다. 단순하면서도 스포일러 같지도 않은 팩트를 먼저 밝히고 시작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공개도 되기 전에 화제를 불러 모은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값, 그와 크리스천 베일의 마지막 배트맨 시리즈라는 사실 외에도 전작인 ‘다크나이트’에 기대는 바가 크다. 히스레저가 연기한 매력적인 악당 조커는 ‘다크나이트’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 비록 작품을 마친 뒤 약물과용으로 인한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가져 왔지만 그 비극의 강도 만큼이나 ‘다크나이트’ 그리고 조커는 아름답고 강렬하게 포장됐다.

7월19일 개봉한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는 부지런한 관객(지난 3일 사상 유례없는 예매 전쟁이 벌어졌다)들은 마음 속 한 켠에 2008년의 ‘다크나이트’를 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창조한 이 흑기사가 어떤 최강의 적을 만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뚜껑이 열린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메멘토’ ‘배트맨 비긴즈’ ‘인셉션’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들 만큼이나 굉장한 결과물이다. 사상 최장시간의 IMAX 촬영분이라던가 러닝타임, 극중 등장하는 더배트 등 기술적인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영화는 역사와 사회적 담론들을 품고 해석하는 동시에 두려움과 희생이라는 고민들을 담아내며 역작의 수준에 올라섰다.

톰 하디가 분한 악당 베인 역시 조커와는 다른 의미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한다.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분신마냥 닮아있는 베인과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서로를 해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내재된 공포를 이겨내는 매개다.

그렇지만 관객들이 궁금증과 관심을 가질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다크나이트’의 비교, 혹은 누가 더 우월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작품의 방향과 맞지 않다. 본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다크나이트’가 아닌 이전의 이야기 ‘배트맨 비긴즈’와 더 가깝다.

악당 조커는 광기에 사로잡힌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 광인은 가장 이성적인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다크나이트’에 녹아내렸고 이 아이러니한 만남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퍼히어로 무비를 창조하는데 이르렀다. 어둠 속에서 자기 자신을 희생 시켜가며 고담시를 구원하려 했던 흑기사와 말이다.

이와 반대로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매우 이성적인 동시에 브루스 웨인(혹은 배트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결고리가 ‘배트맨 비긴즈’와 이어져 있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작에서 조커라는 캐릭터의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 투페이스(아론 에크하트)라는 또 다른 악당과 심지어 배트맨의 존재감 마저 깎아내렸던 놀란 감독은 이번에는 브루스 웨인을 위해 똑같은 선택을 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 비긴즈’부터 이어진 배트맨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박쥐들이 사는 우물에 떨어진 어린 브루스 웨인으로부터 시작된 여정은 백기사 일 뻔 했던 투페이스와 조커, 자신과 닮은 베인 그리고 어둠 속이 아닌 대낮에 전투를 벌이는 배트맨으로 마무리 됐다.

모든 것의 시작은 ‘배트맨 비긴즈’였던 만큼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계속해서 ‘배트맨 비긴즈’의 기억을 건드린다. 비단 조연급 등장인물의 연속성 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하는 악당들의 존재 마저 브루스 웨인을 위해 존재하는 듯해 보인다.

지금 이 순간 극장에서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시작하길 기다리는 관객들 거의 대부분이 ‘다크나이트’의 강렬함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조커를 능가하는 악당이 등장해 자신을 사로잡아 주길 바라고 있다. 아쉽게도 그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관심사는 제2의 조커도, ‘다크나이트’도 아니다. 그의 관심은 시리즈로 완성된 흑기사, 그보다 브루스 웨인에게 있다.

관객들은 놀랍도록 완성도 높은 배트맨 3부작의 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광기보다는 치밀한 이성으로 완성된 이 영화는 전작들을 통해 여기저기 흩어졌던 이야기의 퍼즐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으로 재탄생시켰다. 가슴이 쿵쿵 뛸 정도로 만족도는 높을 것이다. ‘다크나이트’ 속 조커의 기억을 잠시 놓는다면 말이다.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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