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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6년’ 뜨거운 가슴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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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그 사람’을 단죄하라”

광주 조직폭력배 중간보스 곽진배(진구),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서대문소속 경찰 권정혁(임슬옹)은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유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서로 떨어져 26년을 살아온 이들에게 보안업체 회장 깁갑세(이경영)과 비서 김주안(배수빈)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에게 1980년 5월 비극의 주범인 ‘그사람’(장광)을 단죄하기 위해 뜻을 모으자 전했다.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11월2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 ‘26년’의 뚜껑이 열렸다.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유가족들이 26년 만에 다시 만나 비극의 주범을 단죄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4년 전부터 기획됐으나 제작비 마련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무산되다 대국민 제작두레 등을 통해 어렵게 완성해냈다.

공개된 ‘26년’은 기대만큼 뜨거웠다. 미술감독 출신 조근현 감독의 연출아래 완성된 영화는 역사적 아픔과 현실의 부조리함을 낱낱이 폭로하며 보는 이의 가슴을 달궜다. 실재했던 역사와 실존하는 인물이 떠오르는 터라 더 생생하다. 특히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짧은 애니메이션은 거칠지만 관객을 금방 주인공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1980년 광주의 비극이 잘 녹았다.

또한 46억원이라는 제작비가 말해주듯 모자람이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1차 저격장면에서는 차량 90대, 엑스트라 인원만 1천5백여명이 동원될 정도로 규모있게 촬영됐다. ‘그 사람’ 집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액션시퀀스 역시 30여명의 무술팀과 와이어액션까지 동원됐다.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화끈함이다.

그러나 ‘26년’은 희망만큼 냉정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8편이나 영화화가 결정되며 스토리텔러로서 인정받은 강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지만 후반부의 힘이 달린다. 시작부터 뜨겁게 달궈진 감정은 과거를 지나 현실까지 이어지지만 본격적인 픽션이 시작되면서 가라 앉았다. ‘그 사람’에 대한 주인공들의 분노가 마지막 순간까지 전달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허점은 있지만 배우들의 호연이 아교역할을 한다. 특히 행동대장 곽진배를 연기한 진구의 호연은 놀랍다. 평생 독기를 품으며 살아온 인물의 서늘함, 그리고 동료와 후배들을 아끼는 따뜻함이 동시에 담았다. 얼굴에 상처가 나는 장면에는 그 짧은 순간에 많은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할 줄 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도 인상적이다.

함께 호흡한 한혜진, 배수빈, 임슬옹 역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이경영과 장광, 그리고 김의성(경찰과장), 조덕제(경호실장) 등 조연진도 제몫을 해냈다. 캐스팅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던 ‘26년’이었던 만큼,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의 비장한 결심이 스크린에서 느껴진다.

‘26년’은 역사에 빚이 많은 영화다. 이야기의 출발, 그리고 끓어오르는 감정의 에너지는 모두 실존하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그렇지만 신인 조근현 감독은 매끄럽지 않을지언정 감정에 매달려 호소하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다. 캐릭터는 배우들의 호연 속에 생생하게 살았고 이야기는 역사를 장작삼아 뜨겁게 타올랐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26년’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과 그때의 흔적을 안고 살고 있는 이들이 아직 살아있음이다. 과거를 바탕으로 실존하는 현재를 이야기하는 한큼 평가는 관객, 바로 당신이 직접 내려야 한다. 러닝타임 135분. 11월29일 개봉. (사진제공: 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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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3 08:40 / 수정: 2012-11-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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