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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골든슬럼버’ 강동원, “좋은 사람은 바로 옆에 두는 스타일”

2018-02-17 01:32:56

[임현주 기자] 평범하지 않은 강동원이 평범함을 연기한다.

답답할 정도로 착하다. 강동원이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에서 맡은 건우의 성격이 바로 그렇다. 어려운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성실하고 정 많은 인물이다. “처음부터 계속 공감했었어요. 실제로 건우 같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 또한 옛날에는 사람들을 많이 믿었는데 일하면서 변하더라고요.”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건우의 도주극을 그린다. “평범한 사람이 권력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친구들의 도움으로 헤쳐 나가는 이야기 구조도 마음에 들었고요.”

영화는 건우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인 금철(김성균)이, 동규(김대명), 선영(한효주)이와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강조한다. 강동원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항상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도 있고 일하면서 만난 친구도 있고. 일하면서 ‘이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고 느끼면 바로 옆에 두는 스타일이에요. 일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일이지만.(웃음)”


극중 평범하게 살아온 택배기사인 건우를 대한민국 최고 미남 배우 강동원이 연기하기에 그의 잘생김이 인물에 장애가 되지는 않았을까. 이에 강동원은 그런 생각은 안한다고 입을 열었다.

“부담은 없어요.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면 그간 필모그래피에 안해야 될 역할들이 많을 거예요. 그 사람에게 맞는 역할을 제안하는 거니까. 제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으니 건우를 제안하셨을 거예요. ‘1987’때도 실제 이한열 열사가 미남으로 유명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님도 저를 보고 ‘우리 한열이가 낫지’라고 말씀하셨어요.”

강동원은 7년 동안 그의 마음속에 있었던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누구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불과 몇 년 전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더라고요. 일본원작에서는 묻혀버렸지만 한국 영화를 통해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다 까발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시고 억울한 일들을 당하신 분들이 만족할 지점이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1987’에 이어 ‘골든슬럼버’로 공권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권력 메시지가 담긴 작품에 많이 끌리냐는 질문에 강동원은 “던져볼 메시지가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라며, “‘그놈 목소리’ 같은 경우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었기에 목소리밖에 안 나오더라도 출연했었죠. 다양한 경험이 있는 만큼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연기 경력이 15년째인 강동원은 ‘의형제’(2010)때까지만 해도 연기 선생님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10년 만에 졸업했어요. 선생님한테 연기를 배우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게 생기더라고요. 상상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 그래서 그만둔다고 말했더니 이런 말한 제자는 처음이라고 하셨어요.(웃음) 저처럼 오래 배웠던 사람도 없었다고 하시면서 그날 선생님이랑 술 한잔하면서 둘 다 울었죠.”


강동원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팬들은 2월14일부터 2주 동안 영화관에 ‘강동원관’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팬 분들한테는 늘 감사해요. 매 작품들이 개봉할 때마다 응원할만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게 궁극적인 팬서비스라 생각해요. 근데 팬들이 극장 외에 다른 곳에 돈 쓰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돈을 걷어서 거래를 하면서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라며 팬들을 향한 걱정도 내비췄다.

이토록 많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강동원만의 강점은 어떤 것이라 생각할까. “정말 성실하게 살았어요. 지금이야 그냥 운 좋아서 잘된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오해에요. 대학교 시절 휴학하고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분들이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헛바람 불었냐는 반응도 있었고. 근데 대학교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 회사원으로 살기는 싫었어요.”


그런가 하면 강동원은 미국 재난 영화 ‘쓰나미 LA(감독 사이먼웨스트)’를 통해 할리우드 진출 소식이 화제다. 이에 국내 팬들은 영화 외에도 드라마를 통해 강동원을 자주 보고 싶은 마음이 클 터. 드라마 ‘매직’(2004)외에는 스크린으로만 모습을 비추는 그의 향후 드라마 계획은 없을까.

“드라마 제작환경이 정말 힘들어요. 너무 힘들어서 무섭더라고요. 또 지금은 영화가 이미 잡혀 있어서 드라마 할 시간이 안 맞기도 하고요. 스케줄만 맞고 좋은 작품이면 안할 이유가 없겠죠. 미리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웃음)”

2월14일 개봉하는 ‘골든 슬럼버’. 이와 같은 날 개봉하는 ‘블랙 팬서’에 대해 강동원은 “극장에 좋은 영화, 재밌는 영화가 많으면 많이들 찾아주시더라고요. 마블 팬 분들이 저희영화도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예비 관객들을 향해 바람을 전했다.(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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