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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사랑보다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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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3월14일 개봉작 ‘치즈인더트랩’ 유정 役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해가 뜨면 못 자요. 아까워서. 뭐라도 해야 하는 스타일이죠. 단점은 너무 일찍 일어나니까 밤이 되면 피곤하더라고요. 일찍 자야 돼요. 그래서 뭐가 잘 안 되네요.” 요즘도 정해진 생활을 하냐는 질문. 그는 게으름을 거부하는 면이 새로운 누구를 만나는 데 방해가 된다고 고백했다. “최악의 남자 친구”라는 취재진의 농(弄)이 그를 꾸짖었다. 아침형 인간에게도 단점은 있다.

남녀가 사랑을 확인하는 3월14일 화이트 데이 때도 영화 ‘치즈인더트랩(감독 김제영)’을 홍보해야 하는 배우 박해진을 12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치즈인더트랩’은 누적 조회수 약 11억 뷰를 자랑하는 유명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은막 위에 옮긴 작품. 박해진의 유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년 전에도 tvN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을 연기했다. 박해진에게 유정은 오직 그만이 해낼 수 있는 책임이었다.

“제 의지와 주위 조언 비율은 반반인 거 같아요. 어쨌든 제가 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출연했어요. 회사에서 제작을 맡긴 했지만 어떠한 강요도 없었습니다. 합의 하에, 협의 하에 진행됐어요.”


유정은 신입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대학교 ‘킹카’다. 동시에 아버지에게 “항상 이상한 애 취급” 당하는 인물이다. 사람 간의 관계에 냉소를 유지하는 것이 유정의 특징. 하지만 영화는 러닝 타임에 갇혀 모든 것을 두루뭉술 설명한다. “원작 서사를 풀어내는 일이 사실 쉽진 않았어요. 2시간 남짓 동안 유정이 어떤 인물이고, 홍설이 왜 유정과 닮았는지 보여주기엔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들어낼 것은 최대한 들어내고 만들어야 했어요.”

한 인터뷰에서 박해진은 연하남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지난 10년간 노력했다고 밝혔다. 해가 뜨면 뭐라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배우는, 유정에 안주하는 것보다 작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가장 오랫동안 제 품에 안고 있던 캐릭터가 유정이에요. 이제는 고이 접어서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려고요. 애착이 짙어지면 결국 집착이 되니까요. 이번 영화를 마지막으로 유정을 서랍장 제일 구석에 넣어버릴 생각입니다. (웃음)”

유정 전문가로서 동료에게 조언 하나 건넬 법도 하다. 하지만 박해진은 “말 통하지 않는 늙은 어른”으로 생각될까 봐 그 하나조차 조심했다고. 또한, 모르는 사람이 스태프를 함부로 대할까 봐 누구든 이름 뒤에 씨(氏)를 붙인다고 알렸다. 남다른 그는 ‘악플러’를 벌하는 방법도 남달랐다. 그는 ‘악플러’의 죗값을 선처하는 조건으로 연탄 봉사를 내걸었다.

“그분들 생각을 알고 싶었어요. 좋은 자리에서 직접 여쭤봤죠. ‘왜 그러셨어요?’ 미안한 웃음만 지으시더라고요. 흔히 ‘악플러’는 나쁜 사람일 거라고 추측하잖아요. 아니에요. 여기 누구라도 될 수 있는 전혀 특별하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말 한마디에 가슴엔 비수가 꽂혀요. ‘재수 없어서 걸린 거야’란 생각은 안 하셨으면 해서 직접 뵙고 말씀드렸죠.”

손목의 스마트 워치를 언급하니 “도태되는 느낌이 싫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얼리 어답터 20대 박해진은 어느새 프린터 하나 연결 못하는 30대가 됐다. 나이 듦의 나쁜 면이다. 그러나 암(暗)이 있으면 명(明)도 있다. 배우 박해진은 나이 든 자신을 반긴다고 밝혔다. “캐릭터 폭이 넓어지니까요.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도록 영글어지고 딴딴해지는 과정이라고 봐요. 전 나이 먹는 거 좋아요. 체력 저하가 흠이지만요.”

차기작은 SBS ‘별에서 온 그대’를 연출한 장태유 PD의 ‘사자(四子)’다. 박해진은 ‘사자’를 통해 “(유정보다) 더 센” 1인 4역에 도전한다. KBS2 ‘소문난 칠공주’로 출발해 어느새 데뷔 12주년에 도달한 과거 연하남은 현장의 맏형이 됐다.

“연기를 더 잘하고 싶어요. 전에는 막연히 잘하고 싶었다면 요즘은 좀 더 세부적인 방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멘탈 검사를 했어요. 멘탈이 건강하대요. (웃음) 피 검사 수치도 정상이고요. 계속 앞만 바라보고 달려갈 생각이에요. 안주하지 않을 겁니다.”

데이트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대리 경험으로 만족한다고 밝힌 박해진의 욕심은 사랑보다 연기다. “최악의 남자 친구”는 ‘안주하지 않는 배우’의 출발선이 아닐까. 시간 속에 여무는 중인 박해진의 새 영화는 3월14일 화이트 데이부터 상영 중이다. 15세 관람가. 순제작비 43억 원.(사진제공: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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