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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심원들’ 박형식, “서로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2019-05-22 14:03:31

[임현주 기자]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가 나와 행복해요.”

박형식이 첫 상업영화에 도전하게 됐다. 바로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을 통해서다.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5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박형식은 아직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취재진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극중 권남우가 보였다. 곧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부담감은 전혀 없단다. 오히려 잘 할 수 있다며 박형식은 해맑게 웃었다.

“스크린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오니까 창피하더라고요. 정말 부끄러웠어요.(웃음) 언론시사회날은 보지도 못하겠더라고요. 전에 전석호 선배님께서 영화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주셨거든요. 정말 궁금했는데 첫 영화를 행복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박형식은 극중 청년 창업가 권남우로 분해 포기를 모르는 순수함을 연기한다. “실제 저와 비슷한 면이 많아요. 게임을 하면 랭킹 끝까지 찍어 봐야하고, 스쿠버를 할 때도 마스터자격증까지 따야하고.(웃음) 안 되면 ‘내 한계가 여기까지구나’ 하고 말지만, 될 때까지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남이 보면 답답할 수 있는 성격이죠.”


홍승완 감독은 박형식의 ‘진짜 사나이’ 속 아기병사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박형식에게 촬영 전 따로 준비하지 말라고 했다고.

“감독님께서 리얼함을 원하셨어요. 캐릭터 연구도 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이렇게 촬영해도 되나 싶었어요. 근데 감독님이 워낙 자신 있게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배심원실에 가니까 저절로 리액션이 나오는 거예요. 덕분에 감독님이 의도하신 남우가 명료하게 보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박형식은 촬영 전까지 ‘국민참여재판’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감독의 주문대로 미리 알아보지 않았단다. 정말이냐고 묻는 질문에 토끼눈을 뜨며 “저 말 잘 듣는 스타일이에요”라고 답했다.

“감독님이 어떤 의도가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너무 신선했어요. 연기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의도가 있으면 남우라는 캐릭터는 때가 타는 인물이에요. 덕분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톤의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이번 영화를 통해 ‘국민참여재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을까. 이에 박형식은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면서 법을 잘 모르지만 특별한 일은 결코 아니라는 거.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우리도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너무 좋았어요. 배심원 제도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집에 배심원으로 선정됐다는 우편물이 왔을 때 우리영화를 보고 받는 느낌이랑 보지 않고 받는 느낌은 정말 다를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면 배심원이 어떤 역할인지 아니까 기대되고 설렐 수도 있겠다 싶어요. 좋은 시선으로 봐라봐 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그런가하면 박형식은 올해 6월10일자로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로 입대를 앞두고 있다. 집돌이인 그가 요즘은 그렇게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다고.

“얼마 전 가족여행도 다녀왔고요. 집돌이라 집에 나가는 성격이 아닌데 변하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랑 밥도 먹고 술도 먹고 나서 들어가야겠다는 마음이 지배하게 돼요.(웃음) 스케줄이 끝나면 그렇게 주변 분들에게 연락하게 되더라고요.”

입대 때문에 변하게 된 게 또 있단다. “면회에 대해 그렇게 큰 생각이 없었어요. 주변 사람들 면회에 안가기도 했고, ‘그게 뭐 대수야’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제 면회에 안와도 된다는 생각도 있고요. 근데 또 모르죠. 들어가면 생각이 바뀔지.(웃음) 약간 입대 날이 다가오니까 아무도 안 올까봐 겁이 나기도 하고 그러네요.”

박형식과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눠보니 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게 느껴졌다. 정이 많은 스타일 같다고 말하니 ‘서로 사랑하며 살자’가 좌우명이라며 마주 앉은 기자들을 향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들 그렇지 않나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악의적인 마음은 없잖아요.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먼저 닫고 있으면 그만큼 나의 삶의 질이 한계적이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 각박한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서로 사랑하면서 좋아하는 분위기가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사진제공: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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