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B:인터뷰] in the name of king, 킹덤(KINGDOM) ‘왕조를 꿈꾸는 판타지돌’

김치윤 기자
2021-07-08 16:27:46
[김치윤 기자]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대면이 필수인 K-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위기는 2년 째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마냥 종식만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 고루한 표현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차별화된 아이디어는 필수다.
올해 초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 킹덤(KINGDOM / 무진, 루이, 단, 치우, 아서, 아이반, 자한)은 그 차별점을 세계관으로 잡았다. 많은 아이돌이 각자 세계관을 들고 나오지만, 킹덤처럼 한 번에 쉽게 이해가 되는 팀은 드물다. ‘7개 나라에 7명의 왕’이라는 콘셉트로 7명 멤버 자체가 킹덤 컨셉트다. 모두 실존하는 왕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새롭게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만큼 기존 캐릭터와 킹덤 세계관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킹덤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문화를 저희 만의 색깔로 판타지를 더해서 4분의 영화 같은 무대로 보여주는 팀이다. ‘히스토리 오브 킹덤’이란 이름 아래 3년이 걸릴 예정이다. 8번째 앨범에서는 모든 왕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단)
아서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첫 미니앨범 'History Of Kingdom : PartⅠ. Arthur'는 본인의 출생을 모른 채 성장해온 순진한 소년이 바위에 꽂혀있는 검을 뽑은 뒤 신성한 왕위에 오르게 되는 스토리를 담아 킹덤의 첫 세계관을 펼쳤다. 이어 지난 1일 공개된 ‘카르마’에서는 치우의 이야기가 펼펴졌다. ‘구름의 왕국’ 왕인 치우는 전생에 공덕을 쌓지 못했던 이로, 그 업보로 후생에는 왕으로서 무릉도원이 펼쳐진 이상세계를 위해 헌신하는 업보(KARMA)를 다룬다.
공개된 아서와 치우 외 다른 멤버들도 각자 맡은 왕국이 이미 정해져있다. 루이는 미의 왕국, 아이반은 눈의 왕국, 단은 변화의 왕국, 지한은 태양의 왕국, 무진은 벚꽃의 왕국이다. 다음 이야기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누가 되든 준비하는 단계에서 방향성은 확실해 보인다.
“이름만 모티브로 딴 거지만 각 왕국의 콘셉트가 확실해서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었다. 멤버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루이)

“데뷔곡 ‘엑스칼리버’ 때는 영화 ‘킹 아서’ ‘듄’ 등을 봤다. 콘셉트도 참고하고, 영화 속 캐릭터들 연기도 유심히 보며 참고했다. ‘엑스칼리버’에서 아서는 어린 왕이라 소년미도 있어야하고, 왕 특유의 위엄도 있어야했다. 그래서 멤버들은 아서가 첫 번째 주자로 정해졌을 때 너무 잘 어울린다며 좋아했다.”(단)

“'카르마'를 준비하며 치우를 상징하는 구름을 표현하기 위해 구상했던 게 많았다. 2절이 끝나고 브릿지에서 사람을 들어올리는 것도 멤버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가 회의 끝에 나왔다. 부상위험이 커서 안무준비를 더 많이했다.”(치우)
고윤영 프로듀서는 킹덤의 세계관을 온전히 펼치기 위해 15년 간 32장의 앨범을 발매할 계획을 펼쳐놨다고 한다. 이대로만 구현된다면 킹덤은 케이팝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그룹이 될 전망. 방대한 콘셉트를 구현했다는 치밀함, 그리고 15년 간 활동했다는 성실함을 완성시킨다는 건 상상만으로 뿌듯한 일이다. 자고로 꿈은 크게 꾸는 법. 이런 세계관은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멤버들이 모일 수 있었던 확실한 구심점이 됐다.

“개인적으로 세계관이 딱 와 닿았다. 워낙 구체적으로 짜여있어서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우리처럼 세계관이 주가 되는 팀은 드물어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준비부터 데뷔까지 코로나 팬더믹을 포함해 여러가지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확실한 계획이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루이)

“7개 왕국의 7명 왕이니까 색깔도 다양하고, 멤버 각자 매력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는 점에 끌렸다. 사실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계속 준비를 하다보니 콘셉트가 하나하나 구현되며 이어지는 점이 매력적이고 자랑스럽다.”(아이반)

“처음에는 걱정이 없진 않았다. 웅장한 세계관을 우리가 잘 소화해내지 못하면 어쩌나. 장기적인 부분을 떠나 당장 데뷔무대부터 어떻게 펼쳐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아서)

“어찌보면 유치할 수도 있고, 비현실적인 면도 있어서 무대에서 잘 구현될지 걱정이 됐다. 그래도 고윤영 피디님을 믿고 따랐다.”(단)

“어떻게 풀어낼지가 고민이었다. 오그라드는 것에 취약해서...(하지만 단은 천상아이돌이라며 자한이 제일 과감하게 잘했다고 말했다) 사실 자신이 없었다. 당시 자존감도 낮아져있는 상태였고. 하지만 또 언제 기회가 주어질 지 몰랐기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멤버들 격려도 절대적이었다."(자한)

“킹덤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부모님의 권유였다. 사실 그 전에는 반대도 많이 하셨는데, 지금 회사(GF엔터테인먼트)는 부모님이 고윤영 피디님에 대해 알아보시더니 무조건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특유의 웅장한 콘셉트를 잘 소화해내면 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좋았다. 단순하고 유치해보이지만, 진짜다(웃음).”(치우)

“놀랍기도 하고, 내가 잘 소화해낼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무진)
데뷔곡 ‘엑스칼리버’가 무대 주요 소품으로 등장했던 칼로 대변되는 강렬함이 있었다면, 이번 ‘카르마’는 동양적 선율의 우아함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대형뮤지컬을 연상케하는 안무가 매력적. ‘엑스칼리버’에서 댄서들이 계단대형을 갖추면 아서가 높게 올라가는 안무에 이어 이번에는 멤버들과 댄서들이 구름처럼 대형을 이뤄서 치우를 받치고 이동한다. ‘구름의 왕국’ 치우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만큼 ‘아슬아슬’ 위험해 보이는 것도 사실.
“높게 올라가는 것보다 천이 더 무서웠다. 2절 시작 부분에 천을 이용하는 안무가 있다. 엉키기라도 하면 목이 졸리거나 다리가 걸릴 수도 있다. 카르마가 업보를 등에 매고 가는 걸 표현한 안무에서는 안무단장께서 줄을 세게 당기라고 해서 당기다가 쓸려서 화상을 입기도 했다.”(치우)

“동선이 어려웠다. 2절이 끝나고 간주를 거쳐 마지막 코러스 직전에 아서가 가운데 서 있고 멤버들이 주위를 돌다가 멈추는 동작이 있는데, 딱 그 부분 직전에 잠시 음악이 안 나온다. 그래서 타이밍을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다.”(루이)

“모두 장발이라 생기는 애로사항도 있었다. 안무를 촘촘하게 붙어서 하는 부분에서 누군가 나를 계속 때리는 것 같아서 확인해보니 내 머리가 나를 때리는 거였다(웃음). 쉬는 시간에 양치를 할 때도 다 같이 서서 한 손으로 머리를 잡고 한 손으로 양치하는 모습도 장관이었다.”(치우)
“쿠키영상을 촬영할 때였다. 신을 들어가기 전에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소품으로 쓰이는 소금이 보여서 누워보면 어떨까 싶어서 다 같이 누워봤다. 사실 당시 무박으로 40시간 연속으로 촬영할 때여서 정말 쉬고 싶어서 누웠다가 일어났는데, 장발을 한 7명이 동시에 일어나는 모습이 정말 재밌었다.”(아이반)
코로나 이후 가수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건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유행이 시작된 작년에 데뷔한 가수들은 아직 직접 팬들을 보지 못한 경우도 있을 정도. 킹덤도 아직 팬덤 ‘킹메이커’를 만나지 못했지만,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세계관을 살릴 팬미팅 현장을 여전히 꿈꾸고 있다.
“사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 데뷔는 했는데, 실감이 나질 않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음악방송에서 킹덤의 콘셉트를 반영해서 응원봉을 제작하면 어떨까 싶다.”(단)

“입덕요정으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콘셉트를 살리기보단 편하고 개구장이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가장 원하는 건 팬들이 불러주는 떼창.”(무진)

“‘킹’이란 단어가 들어간 응원문구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최근 역사선생님과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설명하는 영상을 찍고 있다. 아무래도 콘셉트도 그렇고, 멤버들 이름도 기존에 있는 왕 이름이니 역사성을 살린 교육적인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어봐도 재밌을 것 같다.”(루이)

“온라인에서 외국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면 직접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고 했다. 완전 기대 중이다.”(치우)
가수는 이름 따라, 노래 제목 따라간다는 속설이 있다. 세계관 설명을 들으면 바로 떠오르는 ‘판타지돌’이란 수식어를 이미 가진 킹덤의 목표는 이미 확실하다.
“7개 나라에 7명의 왕이라는 세계관에 맞게 7명일 때 빛나는 팀이 되고 싶다. 그리고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어도 감정은 공감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주고 싶다.”(단)

“특이한 세계관으로 시작한만큼 확실히 자리잡고 싶다. 선한 영향력을 주고, 다양한 문화를 다루며 언어를 뛰어넘어 아우를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루이)

“판타지돌이란 수식어에 어울리게 무대에서 판타지를 선사하고 싶다.”(치우)

(사진제공: GF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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