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벗지 말고 잠자리만 할까요?”-방통위의 고무줄 심사기준

김명희 기자
2010-02-24 10:25:41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 드라마 ‘추노’. 그러나 방송 초기엔 주인공 언년이 이다해의 노출로 한바탕 시름을 앓았다. 이유인즉 언년이가 겁탈 장면에서 가슴 노출이 과해 선정적이라는 시청자들의 항의였다.

이에 놀란 제작진은 궁여지책으로 다음 회에 이다해의 가슴에 ‘모자이크’라는 방법을 선택했으나 ‘그게 더 선정적이다’라는 원성이 높아졌고 급기야 세 번째로 모자이크를 다시 지우고 방송했다.

진정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드라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작진의 진땀 나는 노력에도 불구, 방송심의위원(이하 방통위)의 방송법 제100조 1항에 의거한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추노’가 15세 이상 관람 등급이며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재방송되고 있으므로 제작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권유한 것.

방통위는 “위원들이 이다해의 겁탈 장면, 양반 노인이 어린 여자 몸종의 옷고름을 푸는 장면, 남자들의 목욕 장면 등 그동안 ‘추노’에서 지적됐던 대사와 화면에 대해 회의를 했다”며 “15세 등급의 심야 프로그램이지만 토요일 오후 청소년 보호 시간대에 재방송 되는 것을 감안해서 방송 표현에 유의해 달라는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조치에 일관성이 없는 ‘고무줄 기준’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방통위의 방송법 100조 1항은 “시청자불만처리의 결과에 따라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재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시청자의 대다수가 불만을 표하는 경우는 경도에 따라 제재를 한다는 기준이 명확하지 못한 내용이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의 해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빵꾸똥꾸’역시 방통위는 같은 조항으로 권고 조치했으며 김병욱 PD는 "방송위 심의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며 "TV 드라마 속에는 온갖 불륜과 출생의 비밀, 복수 등이 판을 치는데 이를 제재하지 않은 것은 권장할만한 미풍양속이란 얘긴가? 그런 기준이라면 광화문 총격 신도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라며 반발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시청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통위의 조치는 일관성이 있을까? 얼마 전 방송된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하 아결녀)’의 경우를 보자. 아결녀는 18일(10회) 방송에서 박지영과 이필모의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막장 드라마’ 논란까지 일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너무 야하다”, “결국 불륜인데 너무 미화시킨다”등 원성이 자자했다.

‘지붕킥’과 ‘추노’의 사례에서 본다면 여기서 나서줘야 할 것이 방통위. 이미 추노에서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재방송되고 있으므로 제작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권유”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번 논란에 방통위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물론 19세 관람 등급의 드라마지만, ‘추노’와 같은 시간대인 9시 55분대 방송되는 것과 공중파 재방송은 아니지만 MBC DRAMA에서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인 평일 오후 1시에서 10시 사이(방학은 오전 10시부터)에 재방송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토록 조용한 방통위가 이상할 따름이다. 아니면 방통위 위원들이 ‘추노’보느라 ‘아결녀’를 못 본 걸까?

방통위의 이런 ‘고무줄 기준’은 노출 대신 오히려 수위 높은 성적 묘사에는 관대해 보인다. ‘아결녀’뿐 아니라 KBS ‘아이리스’와 SBS ‘천사의 유혹’ 역시 두 남녀 주인공이 잠자리하는 장면이 노골적으로 표현됐으나 방통위는 잠잠했다. 이는 오히려 ‘노출’은 안 되고 ‘베드신’은 된다는 인상과 ‘고무줄 기준’이라는 의혹에만 힘을 실어줄 뿐이다.
(사진출처: 죄/ KBS ‘추노’, 우/ KBS ‘아이리스’,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캡처)

한경닷컴 bnt뉴스 김명희 기자 gaudi@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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