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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왕홍 이향주 “목표?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파, 매사에 최선 다하며 열심히 일할 것”

2019-08-05 11:55:00

[정혜원 기자] 다재다능. 딱 이향주를 위한 말이 아닌가 싶다. 한중 MC, 쇼호스트 그리고 인터넷스타 왕홍으로도 활동하며, 하나를 소화해 내기에도 벅찰 이 타이틀들을 모두 거머쥐었다.

중국에서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의 안정적인 커리어를 뒤로한 채, 한중 MC로서 수많은 한류스타의 행사를 도맡아 진행하던 그. 이후 특유의 진솔한 입담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홈쇼핑 쇼호스트로도 활동 범위를 넓혔다.

이향주의 서글서글한 분위기와 친근한 태도는 촬영 내내 함께 하는 이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 어쩌면 이것이 그의 가장 큰 매력은 아닐까. 국내보다는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기에 많은 이들에게 이향주라는 이름은 아직 낯설다. 하지만 李香周 (향기 향, 두루 주)라는 이름의 뜻처럼 곧 그의 향으로 대한민국이 가득 차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Q. 화보 촬영 소감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콘셉트라 재미있었다. 발랄한 콘셉트가 가장 나와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깔끔한 느낌으로 진행되었던 두 번째 화이트 컬러의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시크한 느낌의 첫 번째 콘셉트. 평소 성격이 시크와는 거리가 먼 편이다(웃음)”

Q. 중국에서는 ‘왕홍’이라고 부른다던데, ‘왕홍’이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한다면?

“왕홍은 중국에서 인플루언서를 일컫는 말이다. 인터넷상에서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고, 그 팬덤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한다. 소위 왕홍 경제라고도 하는데, 내가 그걸 지금 느끼고 있다. (웃음) 나는 현재 내 판매 채널에 61만 명의 팬이 있다. 그 팬들은 내가 쓰는 것, 먹는 것, 입는 것을 다 사고 싶어 한다”

Q. 왕홍이 될 수 있었던 계기가 있나

“원래 중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와 항상 중국에서 뭔가 하고 싶었다. 유학생 시절부터 중국 친구들에게 한국 뷰티를 알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좋은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에 콘텐츠를 올리다 보니 조금씩 알려졌다. 더 직접적인 계기는 한중 MC로서 중국에서 연예인 이광수 씨 팬 미팅을 진행했었다. 이광수 씨가 중국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그때 행사 진행 영상이 웨이보에 올라오면서 한류를 좋아하는 친구들 위주로 팬이 형성됐다. 처음에는 ‘이 MC분 너무 통역 잘한다, 재밌다’ 이런 반응을 보여주시다가 점점 제 블로그 계정까지 그 팬들이 넘어오시더라. 그때 팔로워가 많이 늘었다. 또 나는 중국 연예인 관련 방송도 진행한다. 뷰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다 보니 팬이 더 늘었다”

Q. 또 다른 유명 왕홍인 장역문 씨와 친분이 두텁다고 하던데

“역문이 같은 경우는 정말 잘생기고 잘하는 친구다. 그 친구를 통해 정말 많은 일을 얻을 수 있었다.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친구고 지금도 서로 응원하며, 항상 같이 활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다 보니 일도 두 배로 는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우리가 성별도 다르고, 국적도 달라 더 긍정적인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한다. 2016년 알리바바 티몰 해외상품 직구 방송을 할 때 내 첫 파트너로 만나게 되었는데, 첫 호흡부터 너무 잘 맞았다. 내가 설명을 조곤조곤 하는 스타일이라면 역문이는 재밌는 스타일이다. 외모도 너무 잘 생겨서 그 친구와 방송을 하면 여성 시청자가 늘어난다. (웃음) 또 콰이라는 판매 채널에서 1,800만 팔로워를 가진 가수 겸 왕홍 리밍린, 한국어로는 이명린 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예전에 내가 한중 국제 영화제 진행을 맡았을 때 인터뷰를 진행 하기도 했었다. 그때는 그 친구가 그렇게 유명한 왕홍인 줄 몰랐었다”


Q. 본인의 강점은

“우선 나는 다른 사람을 잘 의식하지 않는다. 남들이 많이 하는 것은 잘 안 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찾아 먼저 하는 것을 좋아한다. 방송을 하며 1등을 해야 해 이런 생각보다는 그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나만의 차별점이라면 역시 한국인인데 중국어가 가능한 점이 아닐까 싶다”

Q. 중국 내에서 왕홍 마케팅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매출 기록은 어떤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상품이 있나?

“최근에 기미 크림 판매로 세 시간 만에 26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록이 놀라웠던 게 내가 팔로워가 60만 명으로 왕홍치고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광고비나 홍보비를 지불해 방송을 상위로 노출하는데, 이 판매 방송 때 그런 광고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또 시청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 낮 3시부터 6시 사이에 진행된 방송이었는데, 그 정도 매출이 나와서 우리 팀도 놀랐다. 또 기미 크림은 가장 안 팔리는 제품 중에 하나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Q. 중국 소비자들만의 특징이 있나?

“일단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기초적인 뷰티 상식의 기준선이 매우 다르다. 한국 분들은 기초 지식이 높아 성분 하나에도 신경 쓰지 않나. 중국 소비자들은 많은 분이 아직 제품을 사용하는 순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말 의외의 곳에서 질문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자외선 차단제는 어느 순서로 발라야 하는지, 파운데이션과 비비크림, 쿠션의 차이가 뭔지 등. 전문적인 지식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기초부터 자세하게 알려드려야 한다. 팬분들이 내 방송을 보고 얻어 가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이걸 사라 저걸 사라 이런 얘기만 하고 싶지 않다. 매출보다는 아직 팔로워, 즉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늘리고 싶다”

Q. 왕홍으로서 힘든 점은 없나

“많다. 내 본업은 한중 MC이다. 낮에는 행사 진행을 하고 또 집에 돌아와서 방송까지 하면 온종일 말을 해야 한다. 말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피로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방송을 안 하면, 팬들에게 바로 반응이 온다. 개인적인 시간, 사적인 시간이 많이 없다. 친구랑 밥 먹는 시간도 가져 본 지 오래다. 팬들은 모든 일상을 보길 원한다. 아까도 화보 촬영 중간중간 영상을 촬영했다. 가끔은 플랫폼 안에서 사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아직은 더 해내고 싶다.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지 않나. 최근 7개월 이내에 팔로워 수가 60만 명을 넘겼다. 거의 한 달에 10만 명이 늘어난 셈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Q. 혹시 롤모델이 있나

“롤모델은 없는 것 같다. 배우고 싶은 사람은 물론 많고. 구체적으로 이렇게 되자 보다는 그냥 즐기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팔고 이런 마인드다. (웃음) 내가 즐거워야지 오히려 심적으로 부담을 가지면 방송이 더 잘 안 된다. 과정을 즐겨야 한다”

Q. 구체적으로 쇼호스트로서 필요한 자질이 있을까? 쇼호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선 말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같은 말이어도 그 내용보다 감칠맛을 살릴 줄 알아야 한다. 왜 이 친구는 발음도 별론데 왜 와 닿지? 그런 거. 그런 표현력은 진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진심은 꾸며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친근함과 진실함이 가장 중요하다. 또 이 직업이 전문가가 많다. 한국이 또 홈쇼핑 강국 아닌 가. 그 친구들 보다 얼마나 더 잘할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나만의 다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Q. 졸업 후 처음에는 중국 기업 화웨이에서 직장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며 불안하지는 않았나

“전혀. 원래 직장인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화웨이에서 3~4년 정도 일했는데 나도 내가 그렇게 오래 다닐 줄 몰랐다(웃음). 하지만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나와 잘 맞았다. 소위 ‘늑대 문화’라고 한다. 늑대의 특징은 사냥할 때 목표물을 발견하면 다 같이 뛰어든다. 그런 문화다. 목표 달성에 대한 집요함이 있다. 그게 나에게는 너무 재미있었다. 임무완성 게임 하는 것처럼. (웃음) 또 고객 존중 문화다. 고객 중심. 화웨이 회장님 통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그때 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다. 당신이 먼저 잘 돼야 한다. 당신이 먼저 많이 벌면 그때 주머니에서 흘러넘치는 돈을 우리에게 몇 푼 달라 이런 말씀이었다. 배울 게 많은 회사다. 나이, 성별, 결혼 유무나, 입사 시기 보다는 철저하게 능력으로 평가한다”

Q. 한중 MC로 활동하며 많은 연예인의 팬 미팅 사회를 맡았는데, 기억에 남는 연예인이 있다면?

“김종국 씨. 진행을 너무 잘하신다. SBS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라는 프로그램 얘기를 할 때였는데, 나는 통역 겸 진행을 맡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단순히 프로그램명만 언급하기보다는 먼저 ‘미우새’라는 프로그램을 보신 적이 있는지 여쭤보고 프로그램에 대한 부연설명을 돕는다. 그때 김종국 씨께서 왜 이렇게 통역이 긴지 물어보시더라. 연예인이 대본 외의 말을 먼저 건 게 처음이었다. 이후로도 장난치듯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평소보다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때 연예인 진행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많이 배웠다”

Q. 남들 앞에 서는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원래 평소 성격이 적극적인 편인가?

“그렇다. 무대에 서서 다들 나를 보고 있을 때 그 떨림이 좋다. 기분 좋은 떨림이라고 해야 하나. 현장이 혼잡할 수 있어서 연예인 분들은 보통 5분 정도 후에 등장한다. 원래 진행자나 판매자는 주인공이 아니다.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상품을 주목받게 만들어 주는 역할인데 가끔은 행사나 쇼가 끝난 후 공허함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내 팬이 생기면서 내가 더 즐기면서 하니까 결과가 더 잘 나온다. 팬들이 나를 좋은 눈빛으로 바라봐 주실 때 감사하고, 진행자로서 관중들이 편안하게 그 시간을 잘 즐기고 가시도록 만들어 드리고 싶다. 또 내 방송을 보시는 분들도 내 방송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억을 드리고 싶다. 나중에 구매하신 상품을 사용하실 때 내 방송에서 받았던 좋은 기억이 남게끔”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

“팬들이랑 같이 크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워커홀릭이라고 하더라. 물론 언젠가는 나도 아이를 키우고 휴식을 취할 때가 오겠지만, 지금은 더 열심히 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에디터: 정혜원
포토그래퍼: 설은주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미즈노블 마리 실장
메이크업: 미즈노블 안병숙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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