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Movie Night] 영화 속에서 만난 알파고(AlphaGo), ‘인공지능 무비’ 4선

2016-04-08 17:44:24

[정아영 기자] 바둑은 4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2016년 3월, 바둑 좀 둔다 하는 사람부터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은 물론 나이와 국적을 망라하고 전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세기의 대국’이 대한민국에서 열렸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한민국의 이세돌 9단의 손끝에서 펼쳐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는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값진 첫 우승을 거머쥐자 기쁨의 환호성으로 대한민국이 들썩였을 정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은 더 이상 공상 미래 과학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심지어 꽤 오래전부터 인공지능과 우리는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또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2014)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국내에 다수의 팬을 가진 조니 뎁이 과학자로 변신했다. 영화 ‘트랜센던스’에서 천재 과학자 ‘월’로 분한 그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다 목숨을 잃게 된다.

자신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 시킨 아내 덕분에 온라인 속에서 새 생명을 얻은 윌은 온라인에서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구축해나가게 된다. 하지만 월이 군대를 만드는 등 위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자 정부와 반과학단체는 그를 없애기 위해 손을 잡는다.

월을 없는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과 ‘희생’이었다. 영화 트랜센더스는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 무서운 힘, 그리고 ‘실체’인 자신과 ‘지능’이라는 또 다른 자신을 사이에 둔 한 남자의 선택을 가볍지 않게 풀어냈다.

그녀 (Her, 2013)


작품성 높은 인디 영화를 통해 주로 작품 활동을 해온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 ‘그녀’에서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 ‘테오도르’역으로 분해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었다.

교류와 대화가 단절된 가까운 미래에 살고 있는 그는 외롭고 쓸쓸한 삶을 보내던 중 인공지능 운영체제를 접하게 된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운영체제에게 사만다라는 이름을 지어 불러주고 항상 함께 다니며 일상을 공유하게된 그. 무료하고 쓸쓸했던 하루하루가 어느새 소중해진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사만다 역시 테오도르를 사랑하게 된다.

영화 그녀는 아름다운 영상미로 눈을, 주옥같은 대사로 귀를 사로잡고 인공지능과의 사랑이라는 특별한 로맨스로 마음을 울린다. 외로움은 오롯이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 사랑하는 이들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매트릭스1,2,3 (The Matrix, 1999, 2003)


총 3편으로 제작된 매트릭스는 많은 영화 팬들에 의해 ‘인생 영화’라고 손꼽히는 작품이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주인공 ‘네오’가 사실 세상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돌아가고 인간은 기계의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된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기계가 만들어낸 가상세계에 갇힌 채 기계에 의해 매트릭스 프로그램을 입력 당한 인간들은 모두 자신의 사는 세상이 현실 그 자체라고 여기고 살아간다. 또한 매트릭스 프로그램이 가상임을 인지하는 순간 목숨을 잃게 된다.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된 네오는 진실을 알고 있는 또 다른 인물 ‘모피어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프로그램 속을 벗어나 진짜 현실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결코 쉽지 않은 가상세계로부터의 탈피와 인공지능의 감시와 공격 속에서 인간이 한없이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잘 풀어냈다.

매트릭스는 현실처럼 느껴지는 우리가 사는 세상도 사실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의문을 남긴다. 그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던 삶을 다시 고찰하게 만드는 철학적인 면도 갖추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사랑’은 힘이 세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명작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작품.

바이센테니얼 맨 (Bicentennial Man, 1999)


과학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은 1999년 개봉한 작품으로 2005년 뉴저지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집안일도 척척,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문제없는 첨단 가전제품인 ‘NDR-114’를 갖게 된 ‘리처드’ 가족은 그에게 ‘앤드류’라는 애칭을 지어준다.

문제는 앤드류에게는 로봇 답지 않은 호기심과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 뜨거운 첫사랑을 하기도 하고 자신을 아껴주던 가족들을 세월의 순리에 따라 하나둘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러던 중 진짜 사랑을 만나게 된 앤드류는 진짜 인간이 되기 위해 수술대 위에 눕게 된다.

인간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고 열병을 앓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로봇을 다룬 따뜻한 이야기로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SF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사진출처: 영화 ‘그녀’ ‘바이센테니얼 맨’ ‘매트릭스’ ‘트랜센더스’ 공식 포스터 및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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