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Movie Night] 어른들을 위한 어린이 영화 3선

2016-04-22 19:27:03

[정아영 기자] 요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보다 빠르고 스마트한 세상을 누리고 있어 아는 것이 많다. 반면 어른들은 오히려 몰랐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어리고 빛났던 시기의 그 마음과 열정을 숨기지 않은 채 ‘키덜트’라는 새로운 문화양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때의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자 모르고 싶은 것도 모두 알아버려 어깨가 축 처져버렸다. 그렇다고 짧은 인생에서 나름의 쓴맛과 단맛을 느낀 어린이의 고충이 결코 어른보다 덜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와 어른 사이 그 경계를 넘나드느라 오히려 어른보다 더 지친 하루를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천진난만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과 유쾌함, 조금 일찍 어른이 된 아이의 정직하고 정제되지 않은 동심. 이것이 팍팍해진 어른들에게 더욱 진하고 깊은 위로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꼬마 니꼴라


르네 고시니의 스토리와 장 자끄 쌍뻬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림책 ‘꼬마 니꼴라’ 시리즈는 수십 년간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2D의 니꼴라에게 엄청난 생동감을 부여해주었다. 니꼴라는 가는 곳마다 말썽이 끊이지 않는 꼬마 악동. 학교와 집을 오가며 반 친구들과 부모님,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엮어나가는 떠들썩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져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을 것.

먹보 대장, 우윳빛깔 도련님, 동네 파이터, 밉상 범생, 깨방정, 전교 꼴찌, 파파보이 등 니꼴라 버금가는 개성 강한 그의 친구들 역시 극에 재미와 활기를 더해준다. 이들이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에는 찡한 감동과 흐뭇한 미소, 그리고 그리운 동심에 대한 잔상이 남는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국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역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풀어낸 작품이다. 주된 스토리는 어느 날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아빠와 마이 스위트홈을 되찾기 위한 초등학생 소녀의 다소 발칙한 프로젝트다.

엄마와 어린 동생, 그리고 10세 숙녀가 지내기에 낡은 봉고차는 그저 숨기고 싶은 구닥다리 현실이다. 잃어버린 개를 찾으면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을 역이용하여 부잣집 개를 훔치고 해피엔딩을 꿈꾸지만 제아무리 철저하고 완벽한 프로젝트에도 허점은 존재하는 법.

영화는 전세대에게 가족, 그리고 따뜻한 ‘우리 집’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준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 어른을 대변하는 이들의 주옥 같은 대사는 물론 아이와 어른이 서로의 마음을 문을 여는 순간을 탄탄한 전개를 통해 풀어내 여러 번 보아도 질리지 않을 작품이다.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영화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스필버그를 꿈꾸는 두 꼬마 영화감독이 보여주는 발칙한 일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말썽꾸러기로 정평이 나 있던 ‘리’가 홀로 그림만 그리던 ‘월’에게 영화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이들은 곧 세상에 둘도 없는 그들만의 멋진 영화를 완성하기 위한 고군분투에 나선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을 함께 이루어내는 그 과정은 때로는 무척 유쾌하고 즐거워 웃기다가도 갈등을 유발하고 가슴을 찡하게 만들더니 결국 보는 이들을 울리고 만다.

웃을 일이 없는 퍽퍽한 하루가 지겨웠다면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을 감상해보자. 절로 떠오르는 그 시절의 향수와 시원한 사이다를 들이킨 듯한 개운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영화 ‘꼬마 니꼴라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스틸 컷)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