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인터뷰] ‘식객촌’ 서대경 대표 “세계에 한식을 알리는 교두보 될 것”

2017-01-10 17:11:46

[김희옥 기자] “세상에 맛있는 음식의 수는 어머니의 수와 같다”

허영만 작가의 <식객>에서 나오는 이 구절은 따뜻한 음식에 담긴 어머니의 정성을 떠올리게 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명대사는 ‘식객촌’ 한 켠에 써 있다. 한 끼 식사를 하면서 훈훈함까지 얻고 가는 곳이 바로 식객촌이다.

‘식객촌’은 한국 대표 음식만화 ‘식객’에 소개된 전국 팔도 맛집들 중 엄선한 업체를 한 곳에 모았다. 흥미로운 스토리를 담았기에 방문 자체로도 의미가 있으며 매장 안에는 만화책도 비치되어있어 기다리는 재미도 있다.

예전 같으면 오두산 메밀가를 먹기 위해 파주를 가야했고 용호낙지를 맛보려면 부산을 가야했다. 하지만 식객촌으로 인해 지금은 한 곳에서 전국 맛집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브랜드 가치와 맛의 유지를 위해 프렌차이즈화는 배제하고 또 다른 직영점을 추가 운영하는 방식이다.


서대경 대표는 “음식점들이 식객촌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정통성 있는 식당들을 여기에 입점하면서도 본점에 절대 타격을 입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면서 모셨다”며 흔히 있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배려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마음이 통해서였을까. 서대표가 가장 모시기 특히 힘들었다던 70년의 전통의 수하동 곰탕은 가족이 대대로 이어오고 있어 확장을 꺼려해 백화점도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던 곳이었는데 식객촌 입점을 허락했다.

처음 종각역의 종로그랑서울 1호점으로 시작해 구로, 일산, 인천공항에 이어 5번 째 오픈한 여의도점에서 서대표를 만났다. 여의도점은 빌딩숲 사이 ‘식객촌’이라는 간판만으로 차가운 거리에 온기를 불어넣는 느낌을 주었다.


여의도점 가오픈 당일 500명 무료 시식 진행 이벤트를 펼쳤던 수하동은 명성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3대째 내려오는 곰탕 명가 하동관의 맥을 잇기 위해 장석철 대표가 빼어날 수를 앞에 붙여 만든 수하동은 100% 한우암소 고기, 최고의 식재료로 한결같은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하동이 선대부터 고집해왔던 놋그릇은 예로부터 왕실에서 사용했던 무독, 무공해 그릇으로 스스로 살균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 또한 밥을 미리 뜨거운 곰탕국물에 여러 번 담갔다 뺐다 하면서 적셔 내는 토렴 과정을 거쳐 내오기 때문에 그냥 말아 먹는 것 보다 밥에 베어진 국물로 인해 훨씬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한옥집은 식객 ‘김치찜’ 편에서 소개된 곳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김치찜을 만들었다. 통째로 나오는 김치와 함께 두툼한 살코기가 담긴 김치찜은 보는 것만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이집 역시 모든 식재료가 국내산으로 만들어진다.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담궈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숙성된 김치만을 사용하며 국내산 1등급 돼지고기, 쌀과 고기, 반찬 모두 국내산이며 반찬에 들어가는 재료도 직접 재배한 채소를 사용하며 된장과 간장, 매실, 짱아찌도 직접 담근다.

그 밖에 벽제갈비, 오두산메밀가, 전주밥차, 한육감, 무명식당, 부산포어묵 입점 식당 모두 정성을 가득담은 건강한 음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 푸드코트와는 다르게 격식 있어 보이고 음식에 대한 신뢰가 깊이 느껴지는 점도 식객촌만의 장점이다. 최근 먹거리에 대한 비양심적인 곳이 많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이슈이다 보니 식객촌은 먹거리에 대한 의심 없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다.

사실 식객촌이 탄생하기 전, 서 대표는 처음에는 ‘식객’이라는 캐릭터를 이용한 간편조리식품 등을 개발해 판매했다. 편의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족발, 갈비탕, 편육, 육개장 각종 도시락을 비롯 출시한 제품이 무려 40~50개 정도 된다.

그 중 대표적인 ‘오모리 김치찌개’의 경우 GS25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첫 선을 보인 후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 라면업계 1위 신라면을 꺾는 신화를 이뤘으며 2015년 1월부터 지금까지 줄곧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썰전에서도 이 라면의 무서운 인기의 비결이 무엇일까 언급했을 정도.

그러다가 상품을 가지고 유통만 하기보다는 <식객>의 맛과 스토리, 그리고 감동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식객촌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허영만 화백을 설득해 ‘식객촌’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종로, 인천공항의 경우 고객 중 60%가 외국인이고 구로점은 롯데 씨티 호텔 밑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통해 한국 음식문화를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의 푸트코트 하면 ‘식객촌’을 떠올리지 않을까. 한국의 음식, 좋은 음식점들을 소비자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고 나아가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음식이 이렇게 아름답고 다양하다는 것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식객촌의 세계화가 기대된다.

실제 외국인들의 반응도 좋아 사업성을 인정받고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이사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현재 인기몰이에 급급하게 해외 진출을 하기 보다 한국소비자들에게 먼저 인정받고 국내에서의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한 뒤 해외로 나가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미국만 보더라도 일식집, 베트남 음식점이 정말 많지만 정작 한국 음식점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류와 함께 한국인들의 식단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힘입어 한국의 좋은 음식을 한 자리에 모은 ‘식객촌’이 앞으로 한식을 알리는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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