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김윤서, 눈부신 ‘빛’보단 나만의 ‘빛깔’을

2015-03-25 15:27:00

[김보람 기자] 조심스럽게 꿈꾸고 당찬 열정을 태우는 배우를 만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전설의 마녀’를 통해 열연을 펼쳤던 김윤서는 극 중 캐릭터 마주희와 등을 맞대고 서 있기라도 하듯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연기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김윤서의 이름 앞 ‘배우’라는 지칭은 마치 온 마을을 돌고 마지막에서야 꼭 맞는 제 주인을 찾은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 영락없이 부합하기만 하다.

브라운관 속 늘상 우아하고 이지적이기만한 ‘차도녀’의 이리도 무장무애한 웃음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30% 이상의 높은 시청률, 40부작의 긴 여정을 마치고 한꺼풀 벗은 모습을 인터뷰를 통해 솔직 담백하게 풀어냈다.

최근 드라마 ‘전설의 마녀’ 종영 후 어떻게 지냈나.
종방한지 얼마 안 됐지만 인터뷰나 화보 촬영을 진행하며 지냈다. 63빌딩에서 종방연을 했는데 이렇게 큰 종방연은 처음이라 놀랐다.

40부작의 드라마. 출연 배우들끼리 돈독해졌을 법하다.
마지막 촬영이 제주도에서의 고두심 선생님 결혼식 장면이었는데 나는 촬영분이 없었음에도 놀러 갔다. 전 작품들도 그러했지만 이렇게까지 팀워크가 좋았던 적이 처음이다.

중년 선생님들이 워낙 몫을 잘하시기에 한지혜 언니나 하석진 오빠도 주인공인 만큼 부담스러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돈독해지기도 했다. 요즘은 SNS 그룹 채팅창을 많이 만들고 지내는데 우리는 전인화 선생님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소통한다. 그 정도로 팀워크가 좋았다.

한지혜와 서로 뺨 때리고 맞는 신 화제.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대본을 보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처음 내가 때리는 신이 있었을 당시 한지혜 언니와 지금만큼 친하지 았았을 때인데 그 회에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했다. 언니는 내가 긴장할까봐 걱정해 잘 때리라고 했는데 나는 한 마디 했다.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잘 때려요”라고.

캐릭터 감정 상태 그대로 정말 잘 때렸다. 촬영장에 정적이 흘러 모두 놀랐는데 지혜 언니가 고개를 다시 돌려 대사를 하는 순간 정말 프로는 프로다고 생각이 들어 무언의 믿음이 들더라. 후에 내가 맞는 신이 있고 난 후에는 지혜 언니로부터 괜찮으냐고 메시지가 와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를 통해 더 친해진 것 같다.


어떻게 여배우의 길을 걷게 됐는지.
연기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고 연극 영화과를 가고 싶었는데 기회가 안됐다. 건축공학과로 학교를 일 이년 다녔지만 적성에 안 맞아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알게 됐던 매니저 오빠와 연락이 돼 2009년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오디션을 통해 데뷔하게 됐다.

배우가 안 됐더라면 어떤 일을 했었겠나.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딱히 하고 싶은게 없었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 행복인데 배우가 되기 전까진 그러한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여배우로서 자기관리도 꾸준해야 할 텐데 몸매 유지 비결이 있다면.
작품에 들어가기 전엔 어쩔 수 없이 빠지는 것 같다. 신경이 곤두서 있어 잘 먹지도 않아서 쫙 빠지고 쉴 때는 엄청 찐다. 틈틈이 운동하려고 하는데 다른 걸 많이 해봐도 수영이 가장 잘 맞는 것 같더라. 물속에 들어갔을 때 그 고요한 진공 상태가 너무 좋다.

평소 스케줄 없는 쉬는 시간에는 무엇을 주로 하는지.
요즘 빈티지한 것에 꽂혀. 동묘, 풍물, 광장시장에 자주 다닌다. 골동품이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이 정말 많고 싸게 판다.

술자리도 자주 갖나.
술자리를 즐기긴 하지만 잘 마시진 못한다. 체질에 안 맞아 얼굴이 새 빨개지지만 술 한 잔 안 마셔도 즐겁게 잘 노는 스타일.

친하게 지내는 동료 배우들이 있나.
서우 언니랑 무지 친하고 최근 ‘전설의 마녀’를 통해 지혜 언니는 물론 하연수, 하석진 오빠 다 친해졌다. 또 SBS 드라마 ‘열애’ 당시 성훈 오빠, 최윤영과도 친하게 지낸다.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로 생기는 인연들이 소중하단 생각이 들더라. 전에는 정신없고 누군가를 챙기는 것보단 내가 급급했는데 지금은 작품 하나로 만나는 동료나 선후배들의 인연들이 고맙다.

예능 활동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예능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화면에서의 모습이 정적이고 차가운 역할을 많이 해서 보통 잘 안 들어온다.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것도 좋고 하면 재밌을 것 같다.


결혼 계획은.
어렸을 땐 내가 스물일곱, 여덟이면 결혼을 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나이가 훌쩍 지났고 친 언니도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아직은 먼 얘기 같다. 요즘에는 여배우들이 결혼 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고 그 길을 잘 닦아주셨기에 좋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너무 하고 싶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는 이상형이 있나.
지금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많은 걸 나눌 수 있는 사람. 아무리 내 이상형이라고 해도 대화가 안된다면 ‘말짱 꽝’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라고 웃는 게 매력적이었으면 좋겠다.

롤모델이 있다면.
정확이 “이 사람처럼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연기라는 것이 객관적이라 내가 갖고 있는 것과 그들이 갖고 있는 것이 다르기에 나의 개성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파트너나 조언.
드라마 ‘개과천선’에서 김명민 선배님과 교도소에서 대면하는 장면이 있었다. 대본이 욕심나게 나와 준비를 많이 해갔는데 막상 슛이 들어가니 혼자 연습했던 것보다 여러 변동 사항들이 많아 연기가 생각한 것만큼 나오지 않았다. “더 잘할 수 있는데”하는 아쉬움에 한숨을 쉬고 있으니 김명민 선배님이 오셔서 “넘치는 것보단 모자란 게 낫다”라고 하시더라.

자기가 연기했을 때 너무 괜찮다, 잘했다, 연기를 살린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 스크린에 나온 것을 보면 이상하고 오버스럽다 생각이 들 때가 있고 반면에 부족한 것 같은데 화면에는 더 괜찮게 나올 때가 있다고 하셨다. 배우들이 그 모자람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하신 게 항상 생각난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
밝은 것 해보고 싶다. 화면 속 ‘차도녀’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내 실제 모습에 못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다. 지혜 언니도 내 활달한 성격을 보고 그런 캐릭터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러기 위해서 예능을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10년 후의 김윤서를 그려본다면.
우선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 이번에 드라마를 끝내고 생각이 들었던 게 어린아이부터 중년, 노년까지의 전 연령대 배우들이 하나를 향해 달려간다는 게 정말 특별하다는 것.

배우로서 20대로 시작해서 30대가 됐고 10년 후면 40이 되는데 그때가 될 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40에도 여전히 연기를 하고 있을 행복을 조심스레 꿈꿔본다.

기획 진행: 김보람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의상: 러브미백, 르샵, 주줌
주얼리: 바이가미, 악세사리키친
슈즈: 스위트 브라이드
헤어: 순수 지영 실장
메이크업: 순수 오길주 실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Star&Style] ‘꽃피는 봄이 오면’ 스타처럼 입고 싶다!
▶ 신학기 개강패션 고민 No! ‘Try it 맨투맨 스타일링’
▶ 남성 패션 속에 스며든 ‘핑크 vs 블루’
▶ 2015 웨딩 페어② 순백의 향연 ‘웨딩드레스’
▶ 스프링 스타일! 2015 팬츠 트렌드 정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