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모델 김기범 “패션쇼와 DJ 무대 즐길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해”

2015-07-03 16:13:59

[배계현 기자] 행복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진심어린 멘트는 상당히 의외였다. 95년생, 이제 겨우 스물한 살 해맑은 청년의 입에서 나오기엔 너무 의젓한 말이지 않나 싶기에.

190cm에 달하는 키에 잘생긴 마스크까지 갖춘 모델 김기범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매우 잘 어울린다. 컬렉션의 무대에서도 늦은 밤 파티의 DJ 스테이지에서도. 그저 긴 무대를 걷는 게 좋고 음악이 좋다는 그는 누구보다 순수한 열정을 가진 베테랑 모델이자 신인 DJ다.

햇빛이 강했던 오후 야외 촬영이었지만 찡그린 표정 하나 없이 생기가 가득했다. 콘셉트마다 눈빛과 분위기를 바꿈과 동시에 탁월한 배경음악 선곡까지 놓치지 않고.

역시 프로답게 촬영은 착착 진행됐고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그가 밟아 온 지난했던 과정과 그로 인해 다져진 성숙함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쏟아지는 불빛 아래 또박또박 걷는 워킹처럼 모델 김기범은 단단하고 올곧게 미래를 걸어갈 것이다. 자신이 받은 조명만큼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사람이 되어.


고2 때부터 모델을 시작했다고. 어떻게 시작했나.

중학생 때는 오전 10시에 학원을 가면 저녁 10시나 돼야 끝나는 생활을 했다. 원체 먹는 걸 좋아하고 살도 잘 찌는 스타일이라 90kg 가량까지 몸무게가 늘었다. 키도 지금보다 작았는데 모델이 되고 싶었다. 모델을 허락 안 하시던 부모님도 살을 빼니 허락하시더라. 이후 모델 아카데미를 다녔다. 처음에는 떨어졌는데 살을 더 빼서 갔더니 유명 모델 에이전시에서 같이 일해보자 하더라. 그렇게 시작됐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은 보통 독하다던데.

그땐 독했다. 고1 때 첫사랑에게 차였는데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각오도 운동을 시작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6일 동안 굶어서 입원한 적도 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정말 재미있어지더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운동을 재밌어하는 나 자신도 좋았다.

첫 무대는 어떻게 시작했나.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가고 처음에는 줄줄이 떨어졌다. 장광효 선생님 쇼가 데뷔 무대였는데 오디션에 운 좋게 합격했다. 그 자리에서 말씀하시더라. 왜 이제야 나타났냐고.

모델로서 끼,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런 적은 없다. 다만 원래 좀 감성적이다. 음악 듣고 영화 보고 하는 걸 좋아하는데 촬영할 때 도움이 많이 되더라. 워킹을 하고 화보를 찍는 것도 일종의 연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 잡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컬렉션만 6번, 많은 무대를 섰는데 아직도 긴장되나.

긴장은 되는데 무섭지는 않다. 걷는 게 재밌다. 모델로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화보는 연예인도 아이돌도 찍지 않나. 모델은 타고나야 할 수 있는 거니까 더 좋다.

요즘에는 DJ 활동도 한다고. 유니크하다.

시작한 지는 1, 2년 정도 됐다. 마음이 잘 맞는 동갑 모델 친구들끼리 친목 개념으로 파티를 주최한 적이 있다. 그때 음악을 틀기 시작했는데 이왕 하는 거 기계를 사서 제대로 해보자 생각했다.

에픽하이의 뮤직비디오로 연기도 시작했다.


이후로 주변에서 연기를 해보라고 하더라. 연기 수업도 받지만 난 아직인 것 같다. 지금은 디제잉을 열심히 배우고 싶다.

언젠가는 도전을 해 볼 생각인지.

나중에 연기에 빠졌을 때가 오면. 연기도 너무 좋지만 과욕인 것 같다. 더 집중할 자신이 있을 때 하고 싶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힘들지는 않았나.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들기도 했다. 모든 면에 서툴렀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나도 상처를 받았던 경험 같은 것. 어린 나이에 겪다 보니 상처 치유가 좀 힘들었다.

요즘 힘든 점은.

부모님께 더 잘할걸, 친구들과 주변을 더 챙길 걸 하는 후회.

마인드가 굉장히 어른스럽다 스물한 살 답지 않게.

말로만 이러고 잘 못 지킨다. 그래서 스물한 살인가 보다.

모델 친구들끼리 다니면 눈에 띄지 않나. 시선을 느끼겠다.

많이 쳐다본다. 그건 나를 알아봐서가 아니라 키 큰 애들이 뭉쳐 다니니까 그런 것 같다. 전에는 좀 신경 썼는데 요즘에는 신경을 잘 안 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 무대에서나 화보 찍을 때만 모델다우면 되지 평상시에도 모델이기엔 너무 힘들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그리고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는 것.

대시도 많이 받았겠다.


데뷔 1, 2년 차에는 많았다. 번호를 물어보거나 하는. 요즘에는 그런 게 없어졌다. 그때가 더 잘생기고 매력적이었나 보다.

이상형은.

엄마 같은 사람. 날 위로해 줄 수 있고 어리광을 부려도 받아줄 수 있는 사람. 외적으로는 당연히 예쁘면 좋고. 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대부분 그런 사람을 만나 오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무대는.

학수라는 친구랑 아카데미를 같이 다녔다. 항상 했던 말이 나중에 ‘비욘드 클로젯’ 무대를 같이 서보자는 것이었다. 2013년에 기회가 생겼다. 그때 백스테이지에서 우리가 결국 해냈다고 했을 때가 정말 기억에 남는다.

모델이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은 화려한 것. 단점은 화려함에 감춰진 화려하지 않음. 다시 말하면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과 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역경.

예정된 활동은.

클럽 신드롬에서 한 달에 한 번 DJ 무대에 선다. 지난번 샤넬 파티처럼 브랜드 행사나 패션 행사, 호텔 행사 등에서도 DJ 할 때도 있다. 그리고 화보 촬영 정도. 10월에 S/S 컬렉션 무대가 있고 내년 1월에는 해외에 나갈 예정이다. 그러려면 살을 많이 빼야 할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다.

내가 받는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만나고 집에 가면 행복하게 잠이 들 수 있을만한. 그러려면 나부터 행복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인스타그램 팔로우 좀 해 주세요. 여러분” (웃음)

기획 진행: 배계현,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김강유, 이미리
의상: 슈퍼스타아이, 엄브로, Beyond Closet, MUNSOO KWON
슈즈: 아키클래식, 바네미아, 엄브로
선글라스: 바이너리 알로이
헤어: 에이바이봄 박정아 실장
메이크업: 에이바이봄 재희 팀장
장소협조: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섭외: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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