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그때 이 노래를 들었던 사람들은 ‘5기통’춤으로 하나가 되었다. 2002년 월드컵 응원단 이후로 ‘점핑’이라는 노랫말 가사가 나오면 너나할 것 없이 본능적으로 위를 향해 뛰었던 ‘빠빠빠’의 주인공으로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걸그룹 크레용팝.
그중 작은 얼굴에 뚜렷하고 예쁜 이목구비로 강한 인상을 주는 외모와 달리 털털한 성격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는 멤버. 큰 눈망울과 남자 팬 마음을 사로잡은 마성의 웃음으로 유독 눈에 띄는 멤버가 있다면 단연코 엘린이 아닐까.
같이 있으면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과 인터뷰 내내 친구처럼 수다를 떨며 반전이 있는 엘린과 지금부터 발랄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시작한다.
Q. 개인 화보는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어땠는지.
어색했다. 다섯 명을 대신해 혼자서 해나가야 한다는 것과 기존의 크레용팝 느낌이 아닌 다른 콘셉트로 시도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도 있었다. 내가 다른 멤버에 비해 인상이 강하다 보니 콘셉트에 맞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오늘 촬영 재미있었다.
Q. 다섯 명과 함께 하다가 혼자 촬영하는 느낌은 어떤가.
멤버들과는 항상 같이 있고 이제 좀 촬영을 해봐서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Q. 역시 크레용팝 하면 ‘빠빠빠’를 빼놓을 수 없는데 ‘빠빠빠’로 유명세를 타기 전 크레용팝은.
크레용팝이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다. 차곡차곡 쌓아 올라갔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방송에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서 길거리 공연부터 시작해 우리를 알리기 시작했다.
데뷔를 한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아이돌에 대한 환상도 있었고 방송은 당연히 나가는 줄로만 알았다. TV를 보면 전부 연예인들이 나오고 인기도 금방 얻을 줄 알았다. 그렇게 막상 해보니깐 그게 아니더라. 사람들도 냉정하더라.
Q. 그 이후 무슨 생각을 하며 활동을 해왔나.
독기는 아니지만(웃음) 독하게 마음먹었다. 무시도 많이 받았었고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중에도 가수가 아닌 댄스팀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나는 크레용팝과 멤버들이 무시를 받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Q. 크레용팝 히트곡 ‘빠빠빠’로 인기를 얻고 난 후.
순간이더라. 모든 것들이 달라졌다. 그리고 냉정했던 사람들도 달라지더라. 그 모습을 보고 많이 속상했다. 사람은 똑같은데 그 위치 때문에 달라진 모습을 보고 속도 상하고 화도 많이 났다.
Q. 바빴던 크레용팝, 일약스타덤에 올랐다.
그때 ‘빠빠빠’를 사랑해 준 대중에게 일단 감사한 부분이 가장 컸고 큰 사랑을 받게 되니까 알아서 행사나 방송에서 오더라. 차안에서 생활을 하다시피 할 정도로 너무 바쁘게 살았다. 그 바빴던 시간이 좋았다. 아직도 ‘빠빠빠’ 영향 때문에 바쁘다. 예전에 비해서 덜하지만(웃음).
Q.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국군장병들에게 위문공연을 갔을 때 ‘빠빠빠’란 곡으로 처음 공연을 했었다. 크레용팝이라는 그룹과 노래도 전부 처음이었을 텐데 거기 있는 군인들이 전부 호응도 해주고 점핑을 해주는데 감동이더라. 심지어 헬멧을 쓰던 군인들도 같이 점핑해줬다(웃음). 그런데 그 영상이 이슈가 돼서 우리가 많이 알려졌다.
우리들은 팬들과 정말 친하다. 힘들 때부터 같이 해준 팬들인데 한 사람 한 사람 전부 얼굴을 기억한다. 그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팬은 우리가 길거리에서 공연을 할 때 독특한 유니폼 때문에 민망해 할까봐 똑같은 의상을 구해서 같이 입고 다닌 팬들도 기억에 남고 공연을 하러 가야 되는데 차가 막히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연 시간까지 앞당겨졌는데 그 리허설을 대신해준 팬들도 있었다. 신기했었고 정말 고마웠다.
Q. ‘빠빠빠’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었는데.
성과가 없었다기보다 시기적으로 좋지 않았고 ‘어이’라는 앨범으로 오래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TV를 보는데 ‘어이’라는 곡이 많이 나와서 반가웠는데 그 앨범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Q. 큰 굴곡이 있었던 크레용팝에 대해 느꼈던 점.
대중들은 신선하고 참신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크레용팝 그룹에 맞는 색깔과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좀 더 생각을 해야 될 것 같다.
Q. ‘어이’, 왜 트롯트 장르였을까.
원래는 타이틀곡이 ‘어이’가 아니었다. 정말 급하게 바뀌었는데 그 곡이 하루 만에 만든 곡이다. 트롯트가 잠깐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대표님이 TV에 나오는 트롯트 음악 프로그램을 보다 한국 전통 음악을 알려야 된다는 생각의 일환으로 트롯트 장르고 간 것이 아닌가 싶다. 가끔은 원래 하려고 했던 곡으로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웃음).
Q. ‘슈퍼맨이 돌아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삼둥이에게 사랑받는 곡 ‘어이’.
어린 아이들이 안무까지 비슷하게 따라하면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뿌듯했다. 하지만 ‘어이’ 곡으로 활동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섭외가 들어온다면 당장 달려가서 삼둥이와 할 것이다(웃음). 삼둥이들이 원한다면 헬멧도 쓰고 갈 것이다.
Q. 섹시한 걸그룹이 아닌 색다른 매력 크레용팝,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우리 멤버들이 아이돌이라고 부르기에는 나이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나 팬들이 어리게 봐주고 귀엽게 생각해준다. 그리고 요즘 걸그룹 아이돌처럼 그냥 예쁘거나 섹시한 모습을 매번 똑같이 보여주지만 우리들은 각자 멤버가 반전이 있는 그룹이기 때문에 예능 같은 무대 밖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Q. 당찬 엘린의 모습이 보기 좋다. 화제를 바꿔서 데뷔 전 엘린.
쇼핑몰 피팅 모델 했었다. 내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아예 패션과 관련된 직업으로 방향을 정하고 회사를 옮겼는데 우연치 않게 지금 회사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 안될 줄 알았는데 크레용팝 멤버가 되었다.
Q. 평소에는.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한다. 일부러 맛집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는 음악을 크게 틀고 침대에 눕는다. 내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수는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이다.
Q. 이성과의 관계.
사람들을 좋아하고 원만하게 지내는데 남자친구는 없다(웃음). 그리고 연예인보다 일반인을 만나고 싶다.
Q.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시타를 했는데.
원래 크레용팝이 넥센과 많이 했다. 내가 예전에 시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또 하고 싶었다. 그런데 웨이가 시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공정하게 가위 바위 보를 했는데 결국 내가져서 시타를 하게 된거다.
Q. 떨지 않고 잘하더라. 유별난 멤버들과 애정.
우리들은 전부 친하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더욱 더 애정도 가고 평소에 영화를 보거나 요즘에는 드라마에 빠졌다(웃음). 그리고 멤버들과 트러블이 발생이 되면 아닌 것은 직접 말을 하고 그 자리에서 수긍하고 다 푼다. 그래서 우리들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Q. 웃음이 많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지.
행복하다. 나는 크레용팝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 모두가 마찬가지지만 얻은 인기를 평생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나는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고 항상 긍정적이고 행복하다고 내 자신이 느낀다.
Q. 엘린은 어떤 사람.
크레용팝에서는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면, 김민영이라는 사람은 정도 많고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차가워 보이겠지만 따뜻하고 항상 스마일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나를 겪어본 사람들은 이미지와 맞지 않게 반대 되는 성격을 가졌고 잘 덜렁댄다고 한다.
Q. 평소 하고 싶었던 말.
근황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크레용팝은 내년 초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우리들이 나왔을 때 ‘저 그룹은 반짝 스타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이게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Q. 엘린의 목표와 각오.
앞서 말했듯이 내년부터 각자의 끼를 살려서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다. 특히 시트콤에서 발랄한 이미지를 주는 역이라든지 ‘그녀는 예뻤다’에서 나오는 황정음씨 역을 하는 것도 나의 또 다른 목표다. 앞으로 계속 생각나서 대중들이 찾는 그룹, 크레용팝을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룹으로 성장하도록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그룹이 꼭 되겠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유승근
의상: 츄, 레미떼
슈즈: 츄, 아키클래식, 팀버랜드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소영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윤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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