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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델 김희선 “이제는 얼굴 비출 수 있는 일 많이 하고파”

2016-08-25 14:49:55

[배계현 기자] 모델 김희선의 등장은 햇살과 같았다. 화사하지만 은은하게 빛나는 분위기가 그의 청순한 외모와 함께 어우러졌다.

올 초 ‘마이리틀텔레비전’ 박승건 편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방송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의 존재를 둘러싼 질문이 쇄도했다. 그가 보여준 멋진 퍼포먼스와 예쁜 얼굴이 화두였다. 그만큼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매력 만점의 비주얼을 지닌 그다.

2015 S/S 패션위크로 데뷔한 그는 무대를 비롯해 매거진, 광고,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곳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막 꽃피울 스무 살의 나이, 하지만 그의 감성어린 표정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올해 일 열심히 하면서 지내다가 얼마 전에 런던, 파리 유럽여행을 3주 동안 다녀왔어요. 다녀온 지 아직 한 달이 안돼서 여운이 남아있네요. 매거진이나 광고 촬영 위주로 일 하고 있고요.

Q. 데뷔 2년이 다 돼가요. 모델이 된 계기가 있다면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했어요. 주위에서 모델 권유를 하긴 했었는데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었죠.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아카데미에 들어가 배우기 시작했어요. 운 좋게 바로 일을 하게 돼서 데뷔를 하고 지금까지 쭉 일하고 있어요.

Q. 모델은 보통 캐스팅으로 많이 데뷔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의는 몇 번 받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하고 싶어져서 직접 찾아갔죠.

Q. 막상 해보니까 어땠어요?

모델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평범하다고 여겼던 거죠. 막상 일을 시작하니까 ‘나도 할 수 있구나, 내가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미있기도 하고요.

Q. 지금 스무 살이잖아요. 친구들은 대학 새내기겠어요.

대학교 진학을 하거나 재수 중인 친구들도 있죠. 저는 올해 진학을 안했어요. 대학교를 갈지 말지 고민을 했었는데 지금은 일을 더 하고 싶어요. 나중에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준비해 보려고요.

Q. 20살 여대생만의 청춘을 꿈꿨을 때가 있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지는 않았잖아요. 고등학교 중반부터 일을 시작했으니까요. 제 할 일을 찾았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그런데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많이 힘들었어요. 일반계 고등학교라 출석일수를 다 채워야 했거든요. 빨리 졸업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Q. 첫 데뷔가 패션위크에요. 처음부터 무대에 서는 게 흔한 경우는 아닌데 운이 좋은 케이스였나 봐요.

네, 패션쇼가 데뷔무대였죠. 운이 좋았던 것도 있고 시기적으로 잘 맞았어요. 패션위크를 앞둔 10월에 회사에 들어가서 바로 쇼에 세워주셨거든요. 첫 시즌에 6개 정도 무대에 섰어요.

Q. 올 초에는 ‘마리텔’에도 출연하셨죠.

데뷔 쇼도 푸쉬버튼이었고 몇 번 무대에 선 적이 있어서 박승건 실장님과 안면이 있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저번 시즌 오디션을 마리텔 방송을 통해서 한다는 소식을 접해서 나가게 됐어요. 1등을 못하면 쇼를 못 선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푸쉬버튼은 모델들이 많이 원하는 쇼라서 감사하죠.

Q. 런웨이에 서는 것과 일반 촬영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런웨이는 일단 쇼에 서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요. 모델이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촬영은 다양한 경험 해볼 수 있어서 좋고요. 제 모습이 결과물로 남겨지니까 좋은 점도 있어요.

Q.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나 서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요?

우선 ‘푸쉬버튼’ 정말 좋아하고요. 그리고 예란지 디자이너의 ‘더 센토르’의 경우에는 그 특유의 무드가 좋아요. ‘로우 클래식’은 너무 좋아하는데 무대에 아직 못 서봐서 서보고 싶어요.


Q. 모델이 되고 난 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어요?


사실 첫 데뷔 무대도 많이 떨리지는 않았어요. 너무 긴장을 해서 그랬는지 정말 강심장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정신없이 데뷔를 하고 나서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내가 진짜 일을 시작하긴 했구나 싶었어요.

Q. 원래 집중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성격이라 안 떨린 건 아닐까요?

그렇진 않아요. 처음에 모델 한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신기해했어요. 처음에는 낯도 많이 가리고 엄청 쾌활한 성격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일 하면서 활발하게 많이 바뀌었어요.

Q. 어린나이에 일 하는 게 솔직히 쉽지는 않잖아요. 진로를 미리 정했다는 건 좋지만 모델이라는 직업이 수명이 길지 않다는 건 사실이에요.

같은 나이대의 친구들은 먼저 진로를 정했다는 점에서 부러워했죠. 그런데 그다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일은 하고 있지만 뭘 더 하고 싶은지 아직 못 찾았거든요. 모델일도 정말 좋지만 별개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나 찾고 싶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모델들은 해외 진출 욕심을 많이 갖더라고요.

더 큰 시장에 나가서 해외 활동을 꿈꾸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었고 지금도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소망이니까요. 하지만 사실 그 꿈이 현실로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어요. 좋은 기회가 있으면 더 노력해서 잡고 싶은 점도 있지만 여기서 하는 일까지 다 버리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Q. 모델로서 김희선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뷰티 촬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클로즈업이기 때문에 표정으로 모든 걸 표현해내야 해서 좀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어렵고 부담됐었어요. 하다보니까 요령도 생기고 재미도 있더라고요. 뷰티 쪽으로는 그래도 잘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Q. 모델들은 정말 늘씬해서 부러워요. 원래부터 마른 편이셨죠?

원래는 정말 깡마르고 살도 안찌는 편이었는데 스무 살이 되면서 체질이 바뀌었는지 맘 놓고 먹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어요. 찌긴 찌더라고요. 살이 찌면 바로 티가 나니까 조절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Q. 모델이라고 하면 패셔너블할 거란 생각이 있잖아요. 평소 패션 스타일은 어때요?

초반에는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싶어서 노력도 해봤는데 결국 자주 찾게 되는 아이템은 심플하고 편한 것이더라고요. 화려한 것도 안 좋아해서 화이트 티셔츠와 청바지처럼 편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해요.

Q. 희선 씨가 봐도 정말 멋있는 모델이 있어요?

수주 선배님이요. 아카데미에 특강에 오셔서 봤는데 너무 멋있어서 반했어요. 가만히 서 있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죠. 저렇게 멋있는 사람도 있구나 싶어서 충격 받았었어요.

Q. 희선 씨처럼 모델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주자면요.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준비를 하면서 주위의 여러 말들이 들릴 텐데 자신의 확신이 있어야 자기만의 것이 생겨요. 그게 겉모습이든 행동이든 주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아직 찾아가는 단계이긴 하지만 자기가 뭘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대중에게 모델 김희선의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요.

모델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사람들에게 많이 비춰지는 일도 있고 아닌 일도 있고요. 이제는 얼굴을 비출 수 있는 일을 보다 많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게 무엇이든 어떤 곳에도 적합한 모델이 되고 싶어요. 패션, 뷰티, 쇼, 사진촬영 등 어디에도 잘 녹아들어서 소화할 수 있는 모델이 되겠습니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양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츄, 아키클래식
슈즈: 아키클래식, 츄, 로버스
헤어: 에이바이봄 정난영 팀장
메이크업: 에이바이봄 노미경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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