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케이시처럼 해봐요, 이렇게

2016-10-11 14:24:52

[조원신 기자] 낭창낭창한 발걸음이 가볍다. 제 눈에 담긴 모든 것들이 연신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눈빛이 맑아 보인다. 으레 느껴지는 ‘연예인’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이제 막 세상으로의 발걸음 뗀 가수 케이시를 마주했다.

‘언프리티 랩스타3’를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을 알린 가수 케이시. 방송을 통해 비춰진 그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도 같았다. 최하위 그리고 최초 탈락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식어를 달았지만 그는 생각보다 더 단단했고 그만큼 성장해 있었다.

가수 케이시와 bnt가 만나 진행한 화보 촬영은 첫 경험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끄럽고 능숙하게 진행 됐다. 촬영을 마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케이시가 아닌 김소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화보 촬영 소감

화보 촬영이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화면에 어떻게 나와야 되는 지도 모르고 어떤 각이 예쁘지도 몰라서 거의 느낌대로 했던 것 같다. 작가님께서 좋다고 하면 멈추고.(웃음) 최대한 일부러 멋 내려 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잘 찍힌 것 같아 좋다.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끄럽게 소화해냈다. 10번 정도 더 하면 모델로도 손색없을 것 같다.

(웃음)앞으로도 많이 해보고 싶다.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다 마음에 들었지만 맨 마지막이 제일 나았던 것 같다. 긴장이 많이 풀려서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케이시’라는 닉네임의 뜻

본명이 김소연의 이니셜을 따서 영어 이름으로 만들어보자 라고 하다가 케이시가 됐다.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꿨던 건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부모님께서는 네 나이 땐 다 그러는 거라고 하셔서 특별히 표출하지 못했었다. 이후 꾸준히 어필을 해왔지만 부모님께서는 어려운 길인 걸 알기에 반대하셨다. 그러다 고3이 되고 진로를 결정할 때가 왔을 때 큰 결심을 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내가 평소에 진지하지 않은 아이 임에도 불구하고 몇날 며칠 밤을 새서 준비하는 걸 보신 부모님께서는 1년 동안 시간을 주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기회를 얻어 본격적으로 가수의 꿈을 그리기 시작했다.

기회를 얻게 된 1년 동안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부모님과 처음 했던 약속이 대학은 일단 붙어야 되는 거였고 그 이후부터 1년간 재수한다는 생각으로 기회를 주는 거라고 하셨다. 그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라고 하셨고 계속 연습을 하며 오디션을 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다 돼가던 무렵 운 좋게 회사를 들어가게 됐다. 걸 그룹을 양성하던 기획사였는데 내가 걸 그룹을 하기에 는 많이 부족했다. 뭔가 예뻐야 하고 멋있어야 하는데 그건 내가 원하는 음악 스타일과 너무 달라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점이 나와 맞지 않아 다른 곳을 알아보던 중 지금의 회사에서 오디션을 보고 좋은 기회로 옮기게 됐다. 그렇게 1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한 뒤 특별한 활동 없이 음원을 내다가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게 됐다.


‘언프리티 랩스타’ 어떤 계기로 출연했는지.

랩을 정말 좋아한다. 또 평소에 자연스럽게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서 가사를 쓰곤 하는데 요즘은 노래와 랩이 접목돼 있는 곡이 많아서 함께 썼다. 그렇게 가사도 써보고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 따라도 해보는데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경험을 통해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고 ‘언프리티 랩스타2’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졌다. 그 당시엔 정말 플로우라던가 라임조차 잘 모를 때여서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 내 cd를 매니저 오빠들이 돌리다가 그때 오디션 봤던 걸 기억해주셔서 어렵게 시즌 3 오디션 기회를 만들었고 오디션에 합격해 출연하게 됐다.

랩보다는 노래를 잘 한다는 느낌이 크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것도 맞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지.

처음부터 누군가를 이기거나 우승을 하려는 목적으로 출연한 게 아니라 뭔가를 좀 더 배우자는 느낌이 더 컸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또 아무리 못 해도 만회할 기회도 있고 어차피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원테이크 사이퍼 뮤직비디오 미션’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했지만 당연히 마음이 상했다. 근데 그만큼 부족했고 어떻게 못하는 거니까. 또 내가 설렁설렁 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온 거니까 그냥 받아들였었다. 그래도 처음이라 진짜 열심히 촬영했는데 동선이 길었던 탓에 힘에 부쳤던 것 같다. 전 파트에서 계단을 오르다 보니 계단을 사용 하지 못해 빙 돌아 도착하자마자 랩을 해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져 계속 틀렸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그냥 내가 최하위가 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최하위가 된 게 잘 됐다고. 그만큼 최하위라는 것보다 다른 참가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참가자들이 당신을 빼놓고 다 같이 반지를 만지는 모습은 속상하더라. 조금은 치사해 보이기도 하고.

(웃음)치사하다는 느낌 보다는 나 빼고 다들 있으니까 굉장히 부러웠다. 기분이 안 좋은 것 보다 옆에서 사탕을 먹고 있는데 나도 먹고 싶다 같은 느낌? 한 사람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나만 빼고 다 갖고 있으니까. 나도 가지고 싶다, 열심히 해야지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후 길 과의 미션에서 좋은 평가를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그 촬영이 최하위라는 타이틀을 얻고 바로 들어간 촬영이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있었고 기도 많이 죽어서 생각이 많았었다. 내가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지하는 고민이 컸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는 첫 무대였다. 그래서 뭔가를 보여줘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무대의 첫 경험이니까 내가 이 기억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게끔 열심히 하자, 일단 이 무대를 한 번 즐겨보자 라는 생각으로 했다.

그렇게 무대를 마치고 분명히 미흡한 점이 많았는데 길 선배님께 칭찬을 받으니 너무 감개무량했다. 당시에 정말 울컥했는데 방송에는 짧게 지나갔다. 좋은 게 티도 안 나고. 진짜 되게 좋아했는데.(웃음) 너무 감사해하고. 기죽지 말라고 칭찬해주시는 거 같아 더더욱 감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초 탈락자가 됐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경험 많은 래퍼들과 같이 직접 촬영을 하다 보니 분명히 내가 부족한 게 느껴졌다. 나는 줄곧 혼자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몰랐었고 랩을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반응이 오는 지에 대한 것도 전혀 몰랐었다. 탈락자로 호명 됐을 땐 당연히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그래도 마지막 무대를 혼자 채울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많은 걸 배워서 더 못 배웠다는 아쉬움이 컸지 탈락 자체는 괜찮았다. 감사하게 떨어졌다.

그래도 떨어져서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위로가 됐는지.

정말 많이 감사했다. 나라는 사람을 몰랐던 분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내가 좀 더 완벽한 사람이 돼서 이 분들의 기대를 채워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언프리티 당시 눈에 띄는 래퍼가 있었는지.

딱 한 사람을 꼽을 수 없는 게 나에겐 모든 분들이 신세계인 거다. 나는 그렇게 래퍼들과 마주하는 자리가 처음이었고 모두의 스타일이 달라서 관찰하기 바빴던 거 같다. 조금 더 얻어가야지, 조금 더 배워야지 라는 생각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이를테면 자이언트 핑크 언니는 발성이 좋다. 그게 TV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데 현장에 있으면 발성이 스피커를 뚫을 것 같을 정도로 타고난 것 같았다. 전소연이라는 친구는 무대 장악력이 좋았다. 이런 개성과 장점들이 각각 모두에게 존재했었다.

다음 시즌에 참가 의사 있는지.

실력이 늘어 더 보여줄 게 생긴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내가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니까. 이번에는 너무 못한 모습만 보여주고 찔끔찔끔하다가 떨어진 느낌이어서.(웃음) 완벽히 준비가 된다면 나갈 마음이 있다.

‘쇼미더머니’는.

쇼미더머니는 실력 좋은 래퍼 분들이 더 많이 출연하니 내가 좀 더 랩을 다져보고 그때 다시 생각해보는 걸로.(웃음)


좋아하는 래퍼

윤미래 선배님. 음악을 좋아했던 순간부터 나의 롤모델 이었다. 노래도 잘 하시고 랩도 잘 하시고. 그분처럼 음악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랩도 계속 할 생각인지.

말려도 계속 할 거다. 노래랑 매력이 너무 다르니까 못 놓겠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행복하니까 그냥 하는 것 같다.

맞다. 결국은 온전히 자신의 삶이다. 스스로 행복하다면 해야 한다. 당신이 행복하게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음악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랩은 굳이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내가 느낀 감정을 노래와는 다른 느낌으로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 그만한 장점이 없어서.

좋아하는 뮤지션은 여전히 케이시 인지.
(*케이시는 ‘언프리티 랩스타’ 사전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뮤지션을 케이시 라고 답했었다.)

(웃음)그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많이 주고 사랑을 줘야 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대답했었다. 내가 멘탈이 강해지기 위해 나를 아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얘를 사랑해줘야 한다.(웃음)

그 외에 좋아하는 뮤지션

요즘은 트로이 시반(Troye Sivan)이 너무 좋다. 음악에 자신의 얘길 잘 담는 것 같다. 또 샘 스미스(Sam Smith). 최애다. 사랑스러운.(웃음) 윤미래 선배님은 언제나 내 마음 속 탑이고.
또 요즘 백예린 이라는 가수 분을 좋아한다. 음색 톤이나 감정 선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나보다 어린데도 본 받을 게 많다고 생각한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

원래도 리쌍 선배님들을 좋아했었는데 이번 방송을 계기로 길 선배님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말씀을 들었으니 그에 맞는 실력으로 증명해보이고 싶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 기회가 생겼을 때 그때 선배님께 그런 칭찬을 들어 내가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평소에 영감을 받는 것

딱히 어디선가 영감을 받는 다기 보다는 어제 기분이랑 오늘 기분이랑 다르고 오늘 느낀 거랑 어제 느낀 거랑 또 느낌이 다른데 그런 일상이나 내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에 대해서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내가 어떤 영감을 받아서 가사를 써야지 가 아니라 그날그날의 나를 많이 보는 것 같다.

곡 쓸 때도 그때그때 느낀 감정과 내가 겪었던 걸 많이 쓰는 편이다. 영화나 책으로 보는 건 한계가 있더라. 거기서 얻어지는 감정으로 곡을 쓰더라도 표현해낼 때 내게 아니면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나는 나만의 솔직한 감성으로 하는 게 좋다.

최근 즐겨 듣는 노래

요즘은 혼네(HONNE)의 3am, Good Together. 기반이 내 감성도 아니었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듣고 있다. 또 폴킴. 우연히 듣게 됐는데 음색에 반하고 그다음엔 감성에. 이 두 뮤지션의 곡이 요즘 내 플레이리스트에 담겨있다.

감명 깊게 봤던 영화

영화는 진짜 자주 보는데 최신 영화 보다는 옛날 영화를 찾아보는 편이다. 특히 플립(Flipped)이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들의 스타일도 볼게 많고 배경도 예쁘고 보면 굉장히 순수해지는 느낌이다. 또 아이언 맨(Iron Man)을 좋아한다. 어벤져스(The Avengers)는 시리즈로 돌려보고. 심지어 아이언 맨은 네다섯 번은 본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닉네임을 정할 때 자비스 아니면 아이언 맨 여자 친구인 페퍼로 하고 싶었다. 근데 안 된다고 해서.(웃음)

평소 예능 즐겨보는지.

아는 형님, 라디오스타, 해피 투게더 등등 거의 다 챙겨볼 정도로 좋아한다.

출연하고픈 예능 있는지.

라디오스타. 평소에 정말 재밌게 보기도 하고 토크를 마친 뒤 서는 무대에 올라가보고 싶다. 가끔 아 나도 저 끝에 한 번만 앉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몸을 쓰는 예능은 어려울 것 같다.

복면가왕도 너무 좋을 것 같다. 근데 복면을 벗었을 때 사람들이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원래 복면을 벗었을 때 환호가 터져 나와야 하는데 나는 인지도가 정말 없으니까 어렵지 않을까.(웃음)

그럼 복면을 벗을 생각을 하지 말고 가왕으로 쭉 남으면 되지 않나.

(웃음)쉽지 않겠지만 인지도가 조금 더 생기면 꼭 한 번 나가보고 싶다.


연애중인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지 사랑스럽고 콩닥콩닥한 노랠 못 쓰고 옛날 이별한 그런 걸 쓰고 있긴 하다.(웃음) 하지만 늘 사랑하는 중이다. 누구든. 나도 사랑하고 친구들도 사랑하고 사랑은 항상 하고 있는데 그게 남자친구가 아닐 뿐이지 늘 사랑은 하고 있다. 또 아직은 음악에 푹 빠져있어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 같다.

이상형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랑에 너무 빠지지 않고 내가 이 사람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내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그런 사람.

스트레스 해소법

약간 쌓아두는 편이다. 근데 음악하며 받는 스트레스는 좋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해 감사해 하는 편이다. 지금 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나의 환경에 감사하고 이게 스트레스가 아닌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차단을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그리고 내년 계획

올해엔 적은 곡이라도 앨범을 낼 생각이다. 또 언프리티를 하면서 많이 느낀 게 관객들이나 대중들과 소통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매번 음원만 내고 활동을 안했으니까 일방적이라는 걸 느꼈다. 내년에는 많은 분들과 소통을 많이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끝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팬 분들이 간혹 응원해주시는 글이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데 답장을 못 해드릴 뿐이지 엄청 힘을 얻고 있다. 그러니까 뭔가 쫌 되게 많이 감사한 게 있다. 그냥 케이시는 꾸밈없이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하는 애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걸 보여드릴 테니 언프리티에서의 모습만을 보고 선입견을 갖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아티스트적인 면모로 보여드릴 게 많다. 그러니 잡은 손 안 놓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츄, 스타일난다, KKXX
슈즈: 아키클래식, 팀버랜드
아이웨어: 룩옵티컬
주얼리: Hithe(히스)
헤어: 알루 디자이너 혜니
메이크업: 알루 원장 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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