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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태진 “아나운서뿐 아니라 흥, 애교 많은 내 매력 보여주고 싶어”

2017-02-22 15:53:14

[우지안 기자] 2세대 야구여신으로 활약하며 스포츠계의 김태희로 불리던 윤태진의 인생 제2막이 열렸다.

사랑스러운 외모에 강단 있는 눈빛을 가진 그는 KBS N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프리랜서 선언 후에는 라디오, 예능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많아 보였던 그는 편안하고 차분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Q. 화보 촬영 소감이 궁금해요.

항상 너무 예쁘게 찍어주셔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작년에는 함께 작업을 못했는데 올해는 하게 돼서 너무 좋아요.

Q. 한국 무용을 전공하셨는데 스포츠 아나운서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원래는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춘향선발대회를 나가게 됐고 운 좋게 상을 받게 되면서 방송을 할 기회가 생겼어요. 그때 방송 하시는 분들을 뵈면서 아나운서나 방송 일을 해보라고 권유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방송을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카메라가 있고 사람들이 저를 봐주는 환경들이 기분 좋고 재밌었어요. 무용할 때 무대에 서는 것과 비슷한 느낌도 있었고요. 그렇게 학원을 등록하고 스포츠 아나운서를 추천해 주셔서 준비를 하게 됐어요. 사실 제가 아나운서에 큰 꿈이 있고 오랫동안 준비를 한 건 아니기 때문에 합격하고 나서는 얼떨떨했어요.

Q. 말씀하셨다시피 춘향선발대회 수상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친구들이 한 번 나가보라고 추천을 해줬어요. 그때 당시에 제가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상금도 걸려 있었는데 상금 때문에 나간 건 아니지만 4살 때부터 무용을 해왔고 또 한국 무용을 전공했다 보니까 한복이 잘 어울릴 자신은 있었어요. 맵시나 자태 같은 건 자신 있겠다 싶어서 용기 내서 나가게 됐고 운 좋게 상을 받게 됐죠. 사실 예쁘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수상은 생각도 못했어요.

Q. 4살 때부터 해왔던 무용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나요?

그만두고 나서 스포츠 아나운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어요. 새로운 일을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니까 뒤를 돌아볼 세가 없었거든요. 앞에 놓인 과제들을 다 소화하고 방송에 무리 없이 나가서 시청자들을 만나야 되기 때문에 무용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빨리 스포츠 아나운서 일에 적응해야 되는 게 첫째였죠. 요즘 들어서는 내가 다시 전공을 하지는 않아도 뭔가 비슷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춤을 안 춘지 거의 6년 정도 됐는데 막상 일을 할 때는 생각이 안 났어요. 지금은 조금 여유롭다 보니 운동도 가게 되고 학교 친구들도 만나게 되면서 ‘아 내가 굳이 무용을 완전히 그만두지 않고도 스포츠 아나운서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대체적으로 할 수 있는 폴 댄스나 탄츠같은 걸 배우고 있어요. 현역 무용수들처럼 하지는 못해도 제가 춤추고 싶은 친구들이랑 작품을 짠다거나 작게 공연을 한다거나 하는 건 너무 하고 싶어요.


Q.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일단 일 배우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었고 일반 여대생들 수준으로 관심 있던 정도였기 때문에 그렇게 다양한 종목에 많은 선수들이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었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입력하고 룰을 습득하는 과정이 되게 힘들었어요. 또 힘들었던 건 워낙 KBS N 아나운서 선배님들이 쟁쟁하신 분들이 많으셔서 산이 너무 높아 보이는 거 있잖아요. 저 선배님들 뒤를 언제 따라 가지 라는 생각도 했었고요. 또 동기 언니가 오랫동안 준비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당연히 수준 차이가 나는데 그걸 또 맞춰야 한다는 부분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스포츠라는 게 매일 경기가 업데이트되고 끝이 없으니까 그런 부분도 힘들었죠. 오히려 이곳저곳 출장이 잦았는데 그런 부분은 너무 재밌었어요. 무용했을 때는 집-학교-레슨 이런 생활이 일상이었는데 아나운서 일을 하면서 지방 출장 가면 일이 끝나고 나서 그 지방에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기차 타고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은 너무 좋아요.

Q. 프리 선언 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에요. 프리 선언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KBS N에 계약이 끝났었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나오게 된 거 같아요. 그러고 6개월 동안은 백수 생활을 했죠(웃음). 그러다 지금 회사를 만나게 된 거고요.

Q. 6개월 동안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여행도 가고 실업급여 받아서 생활하고요(웃음). 오히려 쉬는 동안 조급한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쉴 수 있을 때 쉬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들도 나중에는 못 쉴 수도 있으니 푹 쉬라고 말씀해주셔서 원 없이 잠도 자보고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반년 동안 잘 쉰 것 같아요.
Q. 프리 선언 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조급함도 없어지고 여유로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회사 다닐 때는 뭐에 그렇게 쫓겼는지 ‘아이 러브 베이스볼’ MC 자리를 계속 진행 해왔지만 뭔가 계속 불안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안정감 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여자 아나운서들의 운명이자 숙명일 수도 있겠죠. 로테이션은 빠르고 더 잘하고 싶고 후배들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 제 영역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에도 빠지고요. 쓸데없는 고민을 되게 많이 한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게 다 없어졌어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도 많이 챙길 수 있는 것 같고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그때는 제 앞에 있는 일에만 전전긍긍했었고 제 모습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인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쭉 지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를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제가 변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잃어버렸던 제가 좋아하는 모습들을 다시 찾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일적인 면에서는 어떻게 보면 회사 다닐 때보다는 덜하고 있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좀 즐기면서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요.

Q.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사실 프리선언을 하고 나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한 건 tvN ‘소사이어티 게임’ 말고는 없는데 훌륭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워요. 거의 진행 위주로 했기 때문에 ‘소사이어티 게임’에서 잘했어야 많은 분들이 윤태진이라는 사람을 알 수 있었을 텐데 1회에 제가 싫어하는 저의 못난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속상해요. 내 마음처럼 안되고 제가 고치고 싶은 저의 모습이 100% 다 나왔어요. 저도 싫은데 다른 사람들 눈에 예뻐 보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는 묵묵히 제 할일을 하는 성격이거든요. 정직한 건지 바보 같은 건지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했던 예능인데 많이 아쉬워요.

Q.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혹은 진행 맡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지금으로서는 사실 다 나가보고 싶어요. 제가 무용을 전공했으니까 서바이벌이어도 훈련하고 열심히 해서 제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잘 맞을 것 같아요. 머리 쓰고 계산 해야 되는 건 제 성격과는 잘 안 맞는 것 같고요.

Q. SBS 라디오 파워 FM '배성재의 텐' 출연, 라디오와 방송 출연은 다른 매력일 것 같아요.

일단 화면을 통해서 나오는 거는 신경 써야 될 것들이 많잖아요. 라디오는 그런 점에서 편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라디오는 DJ, 게스트 할거 없이 예전부터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라디오를 통해서 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방송 시작하면서부터 했었는데 그동안은 기회가 닿지 않았어요.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까 솔직한 제 모습도 나오고요. 프리 선언하고 나서 처음으로 하게 된 일이 배성재 오빠가 진행하는 라디오여서 재밌게 하고 있어요.

Q. 배성재 씨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잘 맞는다고 느끼는데 잘 맞는다고 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워낙 성재 오빠가 진행력도 좋으시고 잘하시거든요. 처음에는 되게 불편했어요. 첫 만남 때 악수를 하는 순간 저보다 더 낯을 가리신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초반에는 그랬는데 오빠가 밥도 많이 사주고 얘기도 많이 하면서 친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낯가림으로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면 지금은 너무 자기자랑을 많이 하고 아재 스타일의 옷을 입고 ‘힙’하다고 하면서 농담도 하고요. 오빠가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외로워 보이지는 않지만요(웃음).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 보내요?

요즘에는 맛있는 거 많이 먹으러 다녀요. 맛집도 찾아다니고요. 쉴 때는 여전히 집에서 푹 쉬어요. 강아지를 기르는데 평소에 같이 못 있어 주니 쉴 때만이라도 같이 있으려고 해요.

Q. 맛집이라면 어디요?

제가 꼼장어를 진짜 좋아해요. 서대문 꼼장어라고 기찻길 옆에 있는데 기차 소리와 함께 꼼장어를 먹으면 정말 좋아요. 지인들 다 데려가봤는데 한 명도 맛없다고 한 사람이 없었어요. 제가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편이라 같이 먹기도 하고요.


Q. 야구 여신 2세대로 주목을 받았죠. 윤태진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흥이 좀 많은 것 같아요. 회사 다닐 때 캐스터 연합회 같은 거 하면 진짜 잘 놀았어요(웃음). 선배들도 인정해 줬고요.

Q. 많은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히고 있어요. 태진 씨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요?

예전에는 이상형이 있었어요. 근데 나이가 점점 차면서 이제는 이상형이 아니라 이것만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게 더 늘어나고 그거에 부합되면 오히려 호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일단 담배도 안 피고, 바람도 안 피는 사람이요. 그리고 비열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예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연애를 하면서 배워야 하는데 제가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잘해주면 푹 빠졌다가 상처받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애를 많이 해야겠다는 결론이 났어요. 이상형을 만들어 놓기보다는 제가 싫어하는 것만 안 하면 좋아요. 그러니까 폭이 더 넓어지더라고요(웃음).

Q.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요?

돈을 주셨던 팬이 있어요. 택배로 사진이랑 현금 50만 원, 편지가 함께 왔었는데 돈은 다시 돌려 드렸는데 가장 기억에 남아요. 되게 놀랐어요. 편지도 진심 어리게 써주셔서 마음은 너무 감사했어요.

Q. 앞으로 대중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스포츠 아나운서로 일했을 때는 아나운서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잖아요. 지금은 조금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흥도 많고 애교도 많고 까불기도 잘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방송을 만나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분들도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획 진행: 우지안
포토: 김연중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제이플로라, 해일
슈즈: 라니아로즈
주얼리: 젬케이
아이웨어: 룩옵티컬
시계: 망고스틴
헤어: 스타일플로어 보라 디자이너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조히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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