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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던밀스 “어딜 가도 찾을 수 없는 나만의 음악 들려줄 예정”

2017-09-08 16:45:55

[우지안 기자] 힙합 레이블 비스 메이저 컴퍼니 소속 래퍼이자 귀에 박히는 가사와 독특한 톤을 가진 던밀스. 캐나다 토론토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다가 굶어 죽어도 래퍼 한 번은 꼭 해보고 죽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는 그는 과연 솔직하고 거침없는 랩으로 전무후무한 캐릭터 다웠다.

무대 위를 꽉 메우는 존재감을 가졌지만 무대 밖에서도 그의 매력은 유효했다. 다양한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하고 꾸밈없이 솔직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하기도 했다. 자신의 색깔을 지키며 트렌디한 음악을 들려준다던 그의 말은 한마디로 본질을 잃지 않는 음악을 하는 것.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행복한 때를 보내고 있는 것 같은 던밀스에게는 뭔지 모를 여유가 느껴졌다. 지금부터 그와 함께한 시간을 들여다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처음에 촬영장에 오기 전에 모델이 아니다 보니 표정에도 한계가 있어 화보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몇 가지 안 되는 표정이지만 작가님이 잘 도와주셔서 결과물이 멋지게 나올 것 같다.

Q. 랩네임 ‘던밀스’

처음에는 랩네임이 ‘황마’였다. 회사 없이 돌아다니다 지금의 회사를 만나면서 새롭게 태어나자는 마음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10년 동안 유학생활을 했었는데 그때 거주했던 동네 이름이 던밀스다. 나의 정체성을 깨워준 의미가 있는 곳이고 나름 지역을 대표하겠다는 마음에서 택하게 되었다.

Q. 10년의 유학 생활, 랩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2001년도 중학교 1학년 때 유학을 가기 전 힙합이라는 음악에 대해 알게 되었다. 뭔지 몰라도 힙합이라는 것 자체가 멋있어 보였다. 드렁큰 타이거, 양동근, 지금의 다이나믹 듀오인 CB mass를 좋아했다. 그리고 유학을 떠나고 나서는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흑인들이 마냥 멋있었다. 농구를 하고 콘로우로 머리를 하고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투, 외적인 것들이 매력적이었덨던 것 같다.

그리고 유학시절 우리나라 KBS, SBS와 같은 BET라는 방송국에서 흑인들만 나오는 흑인 채널을 방송해줬는데 시트콤, 영화, 음악 등의 프로그램이 하루 종일 방영됐다. 그 채널을 통해 힙합 뮤직비디오를 많이 보면서 래퍼의 꿈을 키웠는데 처음에 가사를 적고 랩을 하는 게 너무 어렵더라. 대학생이 될 때까지 꿈으로 간직하다가 진로를 정하는 과정에서 고민하는 것들을 글로 쓰고 랩도 많이 들으면서 한 평생 살면서 돈 없고 굶어 죽어도 래퍼 한 번은 꼭 해보고 죽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Q. VMC(비스 메이저 컴퍼니) 소속 래퍼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올 때 내 나름대로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다. 인디펜던트 래퍼도 좋지만 회사의 도움을 받고 싶더라. 일리네어, 하이라이트, 정글엔터테인먼트, 아메바컬쳐, 비스 메이저처럼 평소 좋아하던 레이블을 CD를 돌리며 직접 찾아다녔는데 좀처럼 연락이 오질 않더라.

그 당시 비스 메이저는 회사가 아닌 크루여서 공연장에 직접 찾아가 지금 VMC의 수장인 상구형에게 CD를 건넸다. 캐나다에서 알고 지내고 현재 프로듀서로 비스 메이저에서 함께 하고 있는 형이 상구형에게 먼저 나를 소개해 이미 알고 있더라. 처음에는 나의 랩 스타일이 좋지 않다고 했지만 비스 메이저가 추구하던 이미지가 나와 잘 맞아 필요로 해 함께 하게 되었다. 2013년에 들어가서 5년 정도 됐다.

Q. 소속 래퍼 넉살과의 친분이 돈독해 보이던데

넉살 형은 VMC에 가장 나중에 들어왔다. 원래도 알긴 했지만 친하진 않았다. 당시에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플스방에 전화를 했는데 넉살 형이 일했던 곳이었다. 여러모러 그 장소가 일이 잘 풀리는 곳이었던 것 같다. 형이 ‘오르간’이라는 곡의 가사를 그곳에서 썼는데 노래가 잘 됐고 나도 일을 하면서 빈지노 형에게 연락을 받아 함께 작업했다.

Q. 황치와 넉치

힙합 플레이어라는 커뮤니티에 초반부터 진행해왔던 라디오가 있다. 진행자로 1세대 래퍼 분들로 시작해 역사적인 라디오다. 항상 둘이 재밌는 걸 좋아해서 둘이서 어떤 걸 해도 정말 재밌겠다고 말해왔었다. 술자리에서도 라디오 인척 하면서 놀기도 했었는데 딱 힙플라디오에 형과 내가 섭외가 됐다.

Q. 실제로 합이 잘 맞았나

넉살 형은 누구와도 합이 잘 맞는다. 성격이 좋아서 어디에 데려다 놓아도 잘 어울린다. 그런 성격의 형이 있어 라디오 할 때 편했던 것 같다. 지금은 시즌 1을 끝낸 상태인데 형이 ‘쇼미6’이후 상상이상으로 바빠져서 라디오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Q. ‘프로듀스 101 시즌2’ 랩 트레이너로 출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처음엔 방송을 통해 세상에 내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 사실 그 친구들이 나처럼 힙합을 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한계가 있었다. 방송이 처음이기도 했고 평소 아이돌 가수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나와 동떨어진 느낌을 받아 기를 펼치기 어려웠다. 항상 기가 죽어있었지만 그래도 색다른 경험이었고 재밌게 촬영을 마무리했다.

Q. 기억에 남는 제자

정말 다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이름이 많이 기억나지 않지만 의웅이가 얼굴도 귀엽고 열심히 했다. 동호, 사무엘도 멋있었고 재환이는 유일하게 개인 연습생 중 데뷔를 한 친구여서 기억에 남는다. 또 상균이는 래퍼인데 실력도 좋고 멋있는 친구다.

Q. 기사를 보니까 ‘쇼미 더 머니6’ 넉살과 함께 출연하기로 했었다고

오보였다. 몇 년 전부터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고 있다. 사실 ‘쇼미6’에 나가서 잘 됐을 때 장점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음악을 시작한 게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좋아서 시작을 한 거라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워낙 ‘쇼미 더 머니’가 대한민국 힙합의 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하고 받아들였고 이번에 넉살 형을 도와주면서 즐기게 됐다. 앞으로 출연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나가지 않을 것 같다(웃음).

지금이 너무 좋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래퍼 허클베리피, 빈지노 형들의 단독 공연을 보고 ‘내가 가야 할 길은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방송 없이도 음악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Q. 던밀스의 음악은 가사가 독특하다.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영감을 받을 때는 나를 무시했던 사람이나 상황을 떠올린다. 특히 랩에 대해 무시를 당할 때 느껴지는 분노가 가사로 나온다. 그리고 주제가 있으면 주제에 맞는 상황을 떠올리는데 항상 직접 경험한 것과 기억을 더듬어 쓰고 있다.

Q. 방송 프로그램보다는 공연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연은 항상 재밌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황마로 아마추어 래퍼 시절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했던 마이노스 형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프리스타일 랩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무대에 올라 떨리고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얼마 전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래퍼의 꿈을 키우고 있는 분이 있냐고 물었는데 아무도 없더라(웃음).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이상한 걸 해도 사람들이 웃고 넘어가 준다. 다른 사람들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면 관객들이 정색하는데. 나에게 웃긴 기운이 있나보다(웃음). 얼마 전까지 우울증에 시달렸었는데 다행이다.

Q. 우울증을 앓았었나

3달 정도 전에 왔었다. 항상 여름 시즌만 되면 우울해진다. 보통 남자들은 가을을 타는데 나는 여름을 타는 것 같다. 여름이 되면 모든 대상들에게 시기, 질투가 커진다. 지금은 날도 시원해지고 완전히 돌아온 상태다. 한번은 우울했던 상태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악한 말을 많이 했었다. 내면에 악한 기운이 숨어있는지(웃음).

Q. 빈지노의 노래에 피처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그게 나도 너무 궁금하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빈지노 형이었다. 처음에는 안 믿겼다. 친구가 장난하는 건 줄 알아서 증거를 대보라고 말했을 정도다(웃음). 나도 당황했고 빈지노 형도 당황했지만 통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특유의 발음이 묻어 나와서 그제야 빈지노구나 하고 느꼈다(웃음).

Q. 왜 던밀스에게 러브콜을 보냈을까

플스방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형과 만났는데 ‘88’ 뮤직비디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스타일이고 독보적이라면서 ‘미쳤어’라는 곡을 꼭 함께 하고 싶다고 하더라. 작업을 같이 한 이후로 친분을 억지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웃음).

Q. 억지 친분이라니

이제 곧 앨범이 나오는데 형이 도움을 줬다. 고마운 마음에 입대 날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못 갔다. 너무 아침이고 거리가 멀더라(웃음). 사실 그 이후에 형이 너무 바빠서 연락이 잘 안됐고 막상 가려고 하니까 가는 게 오버인 것 같았다. 친분이 있어도 넉살 형처럼 친한 게 아니었고 아무래도 형이 너무 유명하다 보니까 섣불리 친하게 대하지 못했다. 내 성격이 낯도 가리는 편이고 사근사근한 편이 아니기도 하고(웃음).

Q. ‘센’ 인상 때문에 오해받은 적도 많았을 것 같은데

오히려 인상이 세기 때문에 싸움은 안 걸리더라. 예전에 밤에 버스에서 내리는데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장갑을 떨어트려서 주어드리려고 ‘Hey, Excuse me’하면서 부른 적이 있었는데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가셨다. 그리고 동네에서 힙합스타일의 옷을 입고 어기적어기적 걸어가는데 경찰이 불심검문한 적도 있다.

Q. 2014년부터 한결같은 헤어스타일

중학생 때부터 힙합을 좋아했으니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힙합 머리로 삭발을 했다. 그땐 삭발 자체가 도전이었을 시기지 않나. 그런데 안 어울려서 모자도 써보고 다시 머리를 길렀다가 또 삭발하고 반복하는 중에 지금의 내 머리와 같은 친구의 헤어스타일을 봤는데 너무 멋있어 보였다.

친구의 소개로 외국인 미용사를 만나게 됐고 2010년부터 이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 오면서 좋아하던 이란 미용사 분과 떨어지게 됐는데 말을 못해서 그런지 한국에선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해도 이 느낌을 잘 모르더라. 위에는 남겨주시고 옆에는 밀어달라고 하면 해병대 머리가 됐다. 매번 그렇게 당하다가 혼자 잘라본 후로 2014년부터 계속 직접 머리를 자르고 있다.

한번은 ‘디디알’이라는 콘텐츠에서 지원자를 받아 머리를 잘라주는 특집을 한 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는데 3명을 뽑아 직접 잘라줬다. 내 머리는 잘 자르겠는데 다른 사람의 머리는 너무 어려웠다. 옆에서 미용사 친구가 도와줘서 모두 마음에 들어 하긴 했지만(웃음).


Q. ‘던밀스의 디디알’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지금 같은 인터뷰에서 항상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어렸을 때부터 되고 싶었던 포지션이 양동근 형님 같은 포지션이었다. 형은 연기도 하고 랩도 하고 춤도 추고 다하지 않나. 옛날에 ‘뉴 논스톱’에 재밌게 나온 것처럼 나도 시트콤이나 다큐멘터리를 재밌게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지금 ‘디디알’ PD 분이 인터뷰 내용을 보고 제안을 해줬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시작을 했는데 꾸준히 1년 넘게 하고 있다.

Q. 가장 재밌었던 콘텐츠 추천

10화 특집. 설정으로 회사 직원인 희정이를 소개하면서 희정이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 그 특집이 재밌고 도끼가 출연한 편도 재밌다. 도끼가 금목걸이를 구해줘서 만날 겸 디디알 출연을 요청했었다. 빈지노 형도 나왔고 재밌는 편이 많다.

Q.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보여 줄 예정인지

아까 말했듯이 우울한 시기가 있던 적이 있는데 그 시기에 잠시 쉬었었다. 그때 상태로는 다른 사람을 웃길 수가 없다고 생각했고 회의감이 들었었다. 하지만 금방 돌아와 다시 시작하게 됐다(웃음). 예전에는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게 많았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생활을 찍어 볼까 한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는지

‘한 끼 줍쇼’와 ‘섬총사’에 출연하고 싶다. 항상 생각해왔다(웃음). 보기와 다르게 아기와 어른을 정말 좋아한다. 항상 편의점이나 어디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 인사를 하지 않으면 내 스스로가 불편한 성격인데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것 같다. 괴물로 아는 것 같다. 실제로 괴물까지는 몰랐는데 댓글로 본 적이 있다(웃음). 여중생, 여고생 친구들은 예쁘게 생긴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다 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Q. 댓글을 다 찾아보나

찾아본다. 칭찬 글이 있으면 좋다.

Q.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

요즘에는 많이 작업을 해서 하고 싶었던 힙합 래퍼와는 거의 다 작업을 한 것 같다. 지금은 로스라는 래퍼와 함께 하고 싶다. 그 분도 이미지가 센 편인데 같이 곡을 하고 뮤직비디오까지 찍으면 정말 멋있을 것 같다.

Q. 앞으로 들려주고 싶은 음악

트렌드에 뒤처지지도 않으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색을 지킬 것 같다. 좀 더 신선해지는 건 있겠지만 새로운 분위기에 도전하기보다 나의 페이스대로 지금까지 들려줬던 음악을 할 생각이다. 도끼 같은 경우도 보면 계속 비슷한 음악을 하는 것처럼 어디 가도 찾을 수 없는 던밀스만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줄 거다.

Q. 던밀스가 인정하는 래퍼

너무 많지만 양동근 형이 우상이다. 흑인 방송을 보기 전에 ‘뉴논스톱’을 먼저 봤는데 방송에서 양동근 형을 볼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Q. 팬들에게 한마디

곧 VMC 앨범이 발매됐는데 많이 들어주시고 뮤직비디오도 정말 재밌으니까 많이 봐주면 좋겠다. 계속해서 여러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혹시라도 방송에서 보면 반가워해주시고 앨범도 준비하고 있으니까 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차케이
의상: 놉
선글라스: 블랙피하트 by 모다루네쯔
시계: 잉거솔
메이크업: 심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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