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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가림 “믿음 주는 배우 되고 싶어, 꾸준히 연기하는 게 목표”

2017-09-18 11:03:26

[신연경 기자] “저 사람이라면 뭐든 해낼 수 있다고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캐릭터와 함께 호흡하고 싶다”

배우는 자신을 통해 선보일 캐릭터에 대해 깊은 고뇌와 애정을 쏟아낸다. 혼신의 힘을 다한 캐릭터와 배우가 하나가 된다면 그 어떠한 것보다 황홀할 터.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에서 주애리 역을 맡으며 악역에 첫 도전장을 내민 배우 한가림. 이번 드라마에서 욕먹는 게 목표라는 그의 말에서 연기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천천히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한가림. 다른 것에 욕심내기보다 지금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꾸준히 나아가는 그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bnt와 오랜만에 함께 화보 촬영을 했는데 편하고 즐거웠다. 스튜디오가 아닌 외부 촬영이라 딱딱하지 않아 더 좋았던 것 같다. 장소가 너무 아늑하다. 앉아서 맥주 한잔하고 싶더라. (웃음)

Q. 가장 마음에 드는 콘셉트

두 번째 의상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기자기한 모자와 샤랄라한 롱 스커트가 내 스타일이다. 평소에는 편하게 입고 다녀서 즐겨 입지 않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전해보고 싶어 한 번씩 구매하곤 한다. 잘 어울렸으면 하는 동경의 스타일이랄까.

Q. 요즘 근황

최근에 ‘밥상 차리는 남자’에 출연하고 있다. 못된 악역을 맡았는데 욕을 먹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미운 역을 하게 되면 욕을 듣는 게 칭찬이지 않나. (웃음)

Q. 촬영이 없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논다. (웃음) 원래 집에만 있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날씨도 많이 풀리면서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있다. 아직 여름휴가를 못 다녀와서 근교로 바다를 보러 갈 생각이다.

Q.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 소개

남자들의 가부장적인 모습과 졸혼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의도치 않게 졸혼을 하면서 남자가 밥상을 차리게 되는 가족 이야기다. 요즘 어르신들이 결혼을 졸업하고 싶어 하시지 않나. 대본을 읽다 보면 졸혼에 대한 각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오히려 아버지가 안쓰럽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드라마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거다.

Q. 이번에 맡은 주애리 역, 어떤 캐릭터인지

주인공인 수영 씨를 괴롭히는 역할이다. 아직 캐릭터를 잡아가는 중이어서 확실히 어떤 캐릭터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 바람으로는 앙큼하고 귀여운 모습의 미운 아이였으면 좋겠다. 주혜리 자체가 무조건 미움을 받기보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Q. 전부터 악역에 도전하고 싶어 했는데 이유는?

악역이란 게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왔던 역할들이 못돼 보이지만 심성이 착한 캐릭터가 많아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확실한 이미지 변신이 될 것 같았고 재밌어 보였다. 또 억눌린 감정을 분출하고 싶은 갈증이 있어서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Q. 악역의 어떤 점이 재밌어 보였나

여러 방면으로 접근해 볼 수 있는 게 많아 재밌어 보였다. 사람들이 조금씩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표출하는 방식은 다 다르지 않나. 말이나 행동으로 다양하게 표현을 한다는 점에서 재밌어 보였다. 소리도 지르고 물건도 던지면서 스트레스 해소도 될 것 같고. (웃음)

Q. 실제로 악역을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

정말 어렵다. 아직 나에게 착한 심성이 남아있나 보다. (웃음) 항상 주인공을 도와주는 착한 캐릭터라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뼈 속까지 못돼져야 하니까 생각보다 어렵더라. 이렇게까지 나쁘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의문이 들 때가 있어서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리고 표현할 때 내던져야 하는데 아직 어색함이 크다. 유리 언니가 연민정 역을 정말 잘 소화해내지 않았나. 모니터링을 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Q. 배우가 된 계기

처음에 막연히 재밌어 보였고 나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연극 무대로 시작을 하게 됐는데 너무 재밌어서 연기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꾸준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도 많이 얻었다.

Q. 연극무대와 드라마의 차이는?

연극과 뮤지컬의 경우 관객이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확인할 수 있지 않나. 그 부분에 정말 큰 희열을 느낀다. 반면 방송은 반응이 조금 늦게 온다는 점에서 걱정되는 마음 때문에 힘든 것 같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본의 흐름에 따라서 내가 바뀌어갈 수 있고 캐릭터에 더욱 녹아들어 많이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애착이 가는 캐릭터

정말 다 기억에 남지만 굳이 꼽는다면 바로 전 작품이었던 ‘저 하늘에 태양이’인 것 같다. 더울 때부터 추울 때까지 고생을 정말 많이 했고 유독 또래가 많아 재밌게 촬영해 추억이 많다.

Q. ‘저 하늘에 태양이’에서 사투리를 구사하기도.

그래서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평소에 쓰지 않던 말투라 어렵지만 더 재미를 느꼈다. 내가 원래 경상도 출신인데 극 중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현장에서 전라도 출신 친구에게 틀린 부분을 교정 받아 가면서 공부했다.

주인공이었던 아정 언니는 전라도 출신인데 경상도를 써야 되고 또 누구는 충청도 출신인데 경상도 사투리를 썼다. 다 꼬여있어서 초반에는 다들 멘탈이 나갔었다. (웃음) 파트너였던 승윤이는 경상도 말을 했는데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자꾸 전라도 대신 경상도 억양을 따라가게 되더라. (웃음)

Q.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은?

아직은 다음을 생각하기보다 현재 주어진 주혜리 역을 잘 해내고 싶다.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된다. 무사히 잘 마무리하고 싶다.

Q. 조연을 많이 해왔다. 혹시 욕심나는 주연의 자리가 있다면

‘로맨스가 필요해’ 주열매 역에 도전하고 싶다. 밝고 허당기 있는 역할에 자신이 있다. 그저 착하고 선한 역할도 할 수 있다면 열심히 하겠지만 마음이 크게 가는 편이 아니다.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이 이입도 잘 되고 공감이 된다.

Q.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프로그램

평소에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맛집을 잘 찾아다닌다. 얼마 전에도 꽃게가 맛있다고 해서 을왕리에 다녀왔다. (웃음) ‘수요미식회’같은 먹는 예능에 꼭 출연하고 싶다.

Q. 평소 성격은?

평소 활발하고 털털해 남자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물건도 잘 잃어버리고 덤벙대는 면이 있어 스타일리스트 언니나 매니저분들이 항상 옆에서 챙겨주는 게 많다. 그래도 귀엽게 봐주시고 다가가기 편한 스타일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더라.

사실 처음에 성격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여배우라면 조신하고 여성스러워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지 않나. 그런데 일도 내가 좋아서 하고 있고 또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는 거니까 숨기기보다 내 모습 그래도 다가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주변에서 더 걱정을 많이 해주고 있다. (웃음)


Q.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 본인 외모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보조개(?) 사실 보조개를 자신 있어 했는데 요즘에 별로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배우는 다양한 이미지를 시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귀여운 이미지만 부각될까 걱정이다.

Q. 여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봤는데 쌍둥이 같더라. 그런 말 많이 듣지 않나

쌍둥이 같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듣는다.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요즘은 그냥 쌍둥이라고 대답하면서 넘어간다. (웃음)

Q. 동생이랑 사이도 좋겠다.

너무 좋다. 어릴 때는 싸운 적도 있었지만 스무 살 이후로는 서로 죽고 못 사는 편이다. 얼마 전에 동생이 영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정말 많이 울었다. 부모님이 지방에 계시다 보니 계속 둘이서 지내다가 동생이 없는 지금은 반쪽이 사라진 기분이다. 속마음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가장 편하고 친한 친구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작품 운이 너무 좋아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다 잘 지내고 있다. 항상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느는 것 같다. 일주일 전에도 승윤이, 지안이를 만났었고 유리 언니랑 하나 언니와는 작품 끝나고 폴 댄스도 같이 배운 적도 있다.

Q. 이상형

아빠 같고 친구 같은 이성이 좋다. 힘들 땐 먼저 알아주고 위로해주면서 놀 때는 또 친구처럼 화끈하고 재밌는 스타일이 이상형이다. 그리고 청바지에 흰 티가 잘 어울리는 남자가 매력적이더라.

Q. 좌우명

행복하자. 무엇을 하든지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저 사람이라면 뭐든 해낼 수 있다고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캐릭터와 함께 호흡하고 싶다.

Q. 슬럼프가 있었을까

벗어난 지 얼마 안 됐다. 흔들릴 때가 많이 있는데 아직 어리기도 하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많이 던진다. 지금이 그럴만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그저 나를 믿고 주변 사람들을 믿으면서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꾸준히 연기하는 게 목표다. 선생님들이 즐겁게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 연기하시면서 황혼을 잘 지키시는 것 같고 젊게 사시는 게 너무 좋아 보인다. 그리고 그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인정을 했다는 의미니까 연기는 나의 사명이고 천직이라는 프라이드가 생길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

주애리 역할 예쁘게 봐주길 바라고 앞으로 더욱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기회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스타일리스트: 최진해
헤어: 보떼101 소룡 디자이너
메이크업: 보떼101 서울 실장
장소: 상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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