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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넉살 “듣는 순간 ‘으악’ 할 수 있는 음악 만들 것”

2017-09-20 16:39:50

[우지안 기자] ‘쇼미더머니 시즌 6’ 준우승자지만 결코 이 사람을 패자로 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우린 우리 자신일 때 더욱 빛나!’ 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흔히 힙합 노래를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세고 거친 것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것이 래퍼 넉살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모든 것에 있어 단숨에 높이 차오른 것 보다 열매가 맺기까지의 과정에 집중하고 싶다던 넉살. 그래서인지 태어나서 가장 바쁜 한때를 보내고 있는 넉살은 지금의 오르막길을 만끽하기보다는 단지 속도를 높여 자신이 하는 음악적 영향력을 선명하게 하기 위한 것에 몰두하는 듯했다.

이제야 하고 싶은 것들을 구현할 수 있는 때가 온 것 같다던,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는 한때를 보내고 있는 넉살과의 인터뷰는 ‘좋은 음악’이라는 복잡하지 않은 한 단어로 귀결됐다.

Q. 화보 촬영 소감

재밌었다. 화보 스케줄이 많이 잡혀 있는데 평소에는 입지 않는 화끈한 의상으로 카메라 앞에 서게 되는 데 여전히 멋있는 척하며 사진 찍히는 건 불편하다(웃음). 오늘 분위기가 좋아 부담 없이 촬영 했고 자연스럽게 잘 나올 것 같다.

Q. ‘쇼미더머니 시즌 6’ 종영 후 인기 실감하고 있는지

엄청나다. 즐기고 있다(웃음). 마스크도 하고 다니고. 종영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많이들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영화관이나 밥 먹으러 갔을 때도 그렇고. 여러모로 바쁘지만 즐기면서 지내고 있다.

Q. 랩 네임 ‘넉살’ 답게 ‘인성갑’이라는 훈훈한 별명도 있던데

포장이 잘 됐다(웃음). 다 가식의 껍데기고 방송용 얼굴이다(웃음). 사실 내가 엄청나게 인성이 좋고 대단한 사람처럼 나오는 데 그렇진 않다. 형제들이 많다 보니 그런지 팀플레이에 있어서 몸에 밴 건 있다. 누군가를 편하게 해줘야 그 사람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거고 내가 진심으로 다가서야 상대방도 진심을 담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형제가 많다 보니 서로서로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양보할 땐 하고 배려할 땐 해줘야 가족들이 다 같이 행복하고 재밌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욕도 많이 하고 주사도 심한데 방송에 좋게 비쳐 기분은 좋다(웃음).

Q. 위로 누나만 셋이라고. 오히려 떠받들려 부족함 없이 자랐을 것 같은데

맞다. 사랑도 많이 받고 자랐지만 성격이 그렇지는 않았다. 우쭈쭈 해준다고 우쭐대던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Q. 또 다른 별명도 있지 않나. ‘넉언니’, ‘넉엄마’, ‘우찬맘’ 등 우찬군을 챙기는 모습이 방송에도 여러 번 노출됐는데

재밌는 것 같다. 조카들을 좋아하는데 조카와 우찬이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니까 챙겨줘야 될 부분들. 우찬이를 가만히 보면 어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어른스럽다. 어떤 면이 그러냐면 힘든 걸 내색을 안 한다. 쓰러질 때까지 하는 타입이라 ‘부르는 게 값이야’ 부를 때도 마지막에 응급실에 실려 갈 직전까지 연습을 하고 갔다.

한 번은 짜장면을 먹는데 내가 속으로 ‘입에 짜장면을 안 묻히고 먹으면 우찬이는 껍데기만 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짜장면이 입에 묻어 있더라. 그걸 보고 애는 애라고 생각을 했다(웃음). 조카 생각도 났고 여러모로 잘 챙겨주려고 했었다.

Q. ‘쇼미더머니 6’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아쉬운 부분은 당연히 있다. 이왕 나간 거 1등 했으면 좋았을 거니까. 아쉽다는 게 ‘다음엔 꼭 1등 해야지!’ 이런 마음이 아닌 ‘경연을 하면서 좀 더 멋있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정도의 아쉬움이다. 왜냐면 결승 무대까지 준비한 건 모두 보여줬기 때문에 1등은 행주 형이 해도 원재가 해도 다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쇼미더머니’ 두 번째 도전

시즌 2 때 나갔을 때는 삶에 대한 고민들도 많고 음악을 하느냐 마느냐 했던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활동도 그때보다 많이 했고. 많이 알아주고 주변에서 나가라고 추천을 많이 해줬다. 참가하지 않으면 멍청하다는 듯한 얘기도 많이 들었었고. 이번 시즌도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없었다. 그 이유는 ‘쇼미더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힙합의 매력에서 마이너스를 시키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 해왔다. 삶에 있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쇼미더머니’는 뮤지션의 커리어와 과정을 없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삶을 관철하고 자기 자신을 잘 보듬어봐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래야 그 음악이 성공의 열매가 더욱 값지다고 생각했다.

‘쇼미더머니’는 단 몇 개월 만에 뮤지션에게 달콤한 열매를 주지 않나. 그런 것들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다. ‘VMC’,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을 하던 중에 ‘쇼미더머니’를 통해 ‘VMC’의 넉살이라는 사람이 이런 스타일을 하고 있고 가서 좀 더 보여주자. 좀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출연하게 됐다.

Q. ‘쇼미더머니 6’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무대와 가장 아쉬웠던 무대를 꼽자면

기억에 남았던 무대는 우찬이와 함께 했던 ‘부르는 게 값이야’ 무대. 되게 재밌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13살 아이와 함께 공연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고 우찬이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아쉬웠던 무대는 디스 배틀 무대. 실수가 많았었고 한마디로 멘붕이 왔었다(웃음). 실제 무대에서는 많이 틀리진 않았고 흐름상 즉흥 랩으로 이어서 하긴 했는데 준비한 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무대였다.


Q. 문득 랩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서태지와 아이들 팬이었던 누나들의 영향으로 집에 국내 힙합 앨범이 많이 있었다. 음악이 계속 울려 퍼지던 집안 분위기였다. 그때 마스터플랜, 조PD, 허니패밀리 등의 앨범을 듣다가 자연스럽게 춤도 추고 친구들이랑 힙합 만화책도 읽으면서 힙합 문화와 음악을 접하게 됐다. 중학교 때는 CA 활동으로 비보이 춤을 췄었다(웃음). 그러다 고등학교 때는 가사 쓰는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그러다 친구네 형님이 ‘힙합 더 바이브’라는 프로그램에서 하는 랩 배틀에 참가하는 과정을 옆에서 보게 됐고 친구네 집에서 외국 힙합 앨범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제대로 빠지게 된 것 같다.

Q. 오랜 활동 끝에 첫 앨범을 서른 살에 냈더라

20대 초반에 ‘퓨처 헤븐’이라는 팀으로 활동을 했었다.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실질적인 커리어의 시작은 VMC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이 된 거다. 사실 서른 살에 낸 앨범에 초기 기획 단계는 27-8살 때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VMC에 들어가면서 지금의 수장인 딥플로우 형이 정규 앨범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더라. 그렇게 몇 번의 수정이 거치면서 1년 정도 늦어지게 된 거다.

Q. VMC 레이블에 가장 늦게 영입됐다고

지금은 흔치 않지만 예전에는 언더그라운드 소규모 공연이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됐다. 그때 DJ형이 5-10분 떼주던 시간에 공연하는 모습을 지금의 VMC 수장인 딥플로우 형이 보게 됐다. 회사를 설립하면서 하이톤 래퍼가 필요하던 찰나였고 그 공연을 보고 먼저 연락을 줬다. 워낙 형에 대한 리스펙도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때 준비하고 있던 ‘작은 것들의 신’을 회사에 들어가서 발매하게 된 거다.

Q. 긴 무명시절 견디게 한 원동력이 있었을까

많이들 묻는 질문이기는 한데 사실 방송에서는 무명이 길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무명이 길었던 건 나 자신이 아니라 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내 음악에 대해 그나마 조금이라도 만족감을 가질 수 있던 나이가 28살이었다. 무명을 습작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못 벌 던 시절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고 그때도 그렇고 원동력이라고 한다면 내 이름으로 된 내가 생각하는 모토에 가까운 음악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내 이름으로 더 좋은 랩, 더 좋은 가사, 좋은 사운드를 아직 성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것들을 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Q. VMC 소속 래퍼 던밀스와의 케미

내 강점 중에 하나가 팀플레이에 강하다는 것이다. 어디다 갖다 놔도 시키는 건 곧잘 한다. 그중에서도 던밀스를 만났을 때 ‘밀스는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가졌구나’하고 느꼈다. 나 같은 경우는 독창적이거나 예상범위 밖에 무언가를 확 캐내는 타입은 아니고 정석적인 타입이다. 유머 코드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던밀스 군은 굉장히 창의적이다. 랩도 그렇고 음악적으로나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데 있어서 독창적인 에너지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던밀스의 독창적인 것이 합쳐지니 단단하고 심심하지 않은 케미가 잘 보인 것 같다. 황치와 넉치에서 그게 폭발한 것 같다. 톱니바퀴 맞듯이 둘이 잘 맞았던 것 같다.

Q. ‘황치와 넉치’ 앞으로 또 볼 수 있을까

아마 다시 할 것 같긴 하다. 일이 떨어지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웃음). 많은 팬층도 있고 우리가 좋아했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잠정적으로 보류이긴 하다.

Q. 다른 콘텐츠 계획은 없는지

가사 쓰고 랩하고 공연 준비하는 건 너무 재밌는데 그 이외에 SNS나 뮤직비디오 등 부가 콘텐츠는 너무 귀찮다(웃음). 또 시키면 잘하지만.

Q. 그럼 쉬는 시간에는 주로 뭘 하는지

어쨌든 시키는 건 열심히 잘하기 때문에 SNS 하면서 피드백도 찾아보고 소파에 시체처럼 누워있기도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게임도 좋아하지만 책 사러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책도 많이 읽기도 하고. 요즘엔 바빠서 서점 갈 시간도 없다. 최근에 간 게 아마 3-4개월은 됐을거다.

Q. 책 추천을 해준다면

사실 많이 읽었다고는 하지만 그다지 많이 읽지도 않았는데 이 부분도 이미지메이킹이 잘 된 것 같다(웃음).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좋아하는데 워낙 유명하니까. ‘자기 앞의 생’. ‘하늘의 뿌리’ 그리고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는 프랑스 작가의 책을 추천한다. 인생을 영화처럼 산 작가가 쓴 작품들이다.

Q. 자주 듣는 노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하다는 팬들이 많던데

한 번 플레이리스트를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요즘엔 나도 귀찮아서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많이 들었던 앨범은 우리 앨범인 비스티 보이즈의 노래고 지소울 님이 최근에 발매한 앨범 ‘Circles’ 음악을 엄청 듣고 있다. 타이틀곡 ‘Can’t(아직도 난)’ 트랙은 하루에 백 번 씩 듣고 있다. 요 근래 들어서 이렇게 꽂힌 음악이 없을 정도고 이전에는 제이스틴이라는 가수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

Q. 함께 음악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

사람으로 따지면 딱히 없다. 지금의 내 상태는 오롯이 나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데 피처링을 사용하게 되면 올곧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안 될테니까.

하게 된다면 타블로 형님이랑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개코 형님이랑은 이미 해봤고. 지금까지 함께 못했던 새로운 뮤지션들과 하고 싶다.

Q. ‘쇼미더머니 6’ 종영 후 래퍼들과 친분 유지하고 있는지

당연하다. 방송이 끝나서 매일 같이 연락할 수는 없지만 뭔가 재밌는 일이 있으면 서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다듀 형들이 너무 잘해줬다. 배울 점이 많은 스승 같은 형들이고 사람들도 너무 좋다. 또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으니까. 아마 유일하게 우리 팀만 본선 무대 같은 게 끝나고 나서 새벽까지 술을 먹었을거다. 물론 우찬이는 집에 갔다(웃음). 나를 포함해 한해, 라이노, 면도군이 모두 술을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에 자주 뭉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주량, 주사가 궁금하다

소주는 한 2병 정도 먹고 그 이상 먹으면 취하기 시작한다. 주사는 음악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건 이미지 메이킹용 답변이다(웃음). 몸을 못 가누고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예전에는 깽판 부리고 그랬다(웃음). 요즘엔 주사를 부리고 싶어도 힘이 없어서 비틀 비틀 거리는 진짜 취객이 돼버린다. 예전에는 격해지고 흥분했던 것 같다. 주사가 심하니까 친구들이 많이 떠나가서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다. 술도 좋아했고 자주 먹었는데 점점 바빠지면서 시간이 될 때만 먹게 되니까 요즘엔 급하게 먹고 자게 되더라.

Q. 작업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폭포수를 맞는다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경로를 통해 영감을 받지는 않는다(웃음). 술을 자주 먹으니까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생각나기도 하고 책을 본다던지 영화를 본다던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한다던지 하는 일상적인 것에서 얻으려고 노력을 한다.


Q. 영감을 받았던 노래 가사나 책 구절

도스토옙스키의 엄청나게 오랫동안 한 여자를 기다린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기다리다가 마지막에 다리에서 여자를 만나는데 그 여자가 오래 기다렸다면서 미안함을 드러내는데 남자는 오히려 기다렸던 시간을 감사하다고 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설렘과 즐거움을 줬기 때문에 짧았던 시간으로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구절도 멋있었지만 뭔가 신기하고 이상했다. 마음 한 켠으로 이해가 되기도 하고. 무언가를 기다리면서도 답답해하지 않고 설레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삶과도 연결이 된다고 생각했다.

음악은 단연 ‘코먼 센스’의 앨범 ‘BE’. 해석된 가사를 보고 나도 한번 가사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앨범 인트로라 되게 짧은데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결국에 현재는 신이 주신 선물이고 나는 지금의 이 모습으로 존재하고 싶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 구절이 가장 와닿는다.

Q. 넉살의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고 싶은지

아이콘이 되는 거지 않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질펀하게 들어가 있는 래퍼들의 음악에는 좀 더 진한 뭔가 있다고 생각한다. 래퍼들이 그런 영향을 많이 준다고 생각을 하는데 ‘쇼미더머니’나 대중 미디어 등에서 래퍼들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지 않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인지도와 영향력을 풀어낸다고 하면 그냥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 그 방식이 좀 거칠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 이 세상이 아름답고 좋기만 하진 않기 때문에. 그 좋은 에너지라는 건 자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걸 끝까지 믿을 수 있고 용기를 낼 수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항상 그런 에너지를 가지고 굳건하게 일어설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싶다. 그렇게 되고 싶지만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웃음).

좋은 에너지를 주려고 하면 좋은 에너지는 옅고 뿌연 것 같다. 세상을 더 본질적으로 꿰뚫고 그 안에서 더욱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보고 싶다.

Q. 방송 출연을 원하는 팬들이 많은데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나 계획

사실 방송 출연을 원하지는 않는다. 시키면 열심히 잘 하지만 그런 것들을 자꾸 활용하게 되면 그쪽으로만 이미지가 각인되고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다.

Q. 인정하는 래퍼, 혹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래퍼가 있을까

이제까지 영감 받았던 래퍼들은 무수히 많다.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고 그 사람이 줬던 감동도 변하기 때문에 이제는 나 자신이 누군가의 롤모델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우원재. 원재는 정말 잘 될 거다. 원재 같은 경우에는 가치관이 확실하고 자신이 어떤 래퍼이고 어떤 이미지를 가져야 하는지도 알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똑똑하고 재능 있는 뮤지션인 것 같다.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어도 이렇게 잘하는 뮤지션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래서 사실 ‘쇼미더머니’ 우승을 원재가 했어도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첫 출연자였고 경력도 없고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우승을 하면 더 멋지지 않았을 거라는 그런 생각.

Q.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트랙마다 다르긴 하지만 내 앨범에서는 랩에 가사들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번에 새로 작업할 앨범들은 가사적인 측면도 좋지만 사운드적인 부분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 전부 신경을 쓰겠지만 딱 들었을 때 래퍼 이상의, MC 이상의 더 넘어간다면 음악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 듣는 순간 ‘으악’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작은 것들의 신’은 올곧이 넉살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고 그게 나의 우선순위였다. 이번에는 그걸 넘어서고 싶고 이 앨범은 무기한이긴 한데 내년에는 무조건 내려고 하고 있다. 코드 쿤스트와 함께 작업해 내년 안에는 발매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앞으로 어떤 음악 하고 싶은지

진짜 좋은 음악 하고 싶다. 이제야 할 수 있는 것을 구현할 수 있는 상황도 됐고 물질적인 것들 정신적인 것들, 경험 이 모든 게 슬슬 조각이 맞춰지고 있어서 정말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을 할수록 너무 어렵더라. 처음에는 ‘랩은 그냥 하면되지’ 했다가 ‘랩을 더 잘해야지’라고 생각했고 랩의 측면을 빠져나오니까 ‘후렴도 좋아야 되고 음악이 좋아야지’ 하면서 계속 욕심이 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거시적으로 바라보게 되더라. 뭔가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욕심들이 생기더라. 내가 서른이 넘고 삶에 대해서도 더 많은 경험들이 합쳐지니까 모든 것들에 대한 해답과 지금 내가 해야 될 것 들은 ‘좋은 음악’이라는 한 단어가 맞는 것 같다.

Q. 어떤 이야기를 녹여낼지 궁금한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다. 가제는 ‘인연’인데 어쨌든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이다. 지금은 철학적이고 난해하게 보이겠지만 가사로 보면 훨씬 더 쉽게 이해될 거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너무 감사하고 지금까지 쇼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좋은 앨범으로 찾아갈 테니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김시영
의상: 무홍(MOOHONG), 자라, 스타일난다 KKXX
슈즈: 자라, 나이키
선글라스: 마코스 by 모다루네쯔
시계: 오바쿠
주얼리: 모르핀
모자: 놉
헤어: 보떼101 지서현 부원장
메이크업: 보떼101 서울 실장
장소: 인더무드포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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