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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핫루키’ 모델 차수민 “마지막 꿈의 종착지는 무대 연출가”

2018-03-20 15:06:10

[우지안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청초하고 순수한 페이스에 타고난 프로포션으로 모델계 핫루키로 떠오른 차수민. 과감한 반삭 헤어스타일로 반전 매력까지 두루 갖춘 그는 지금 패션계가 주목할 만한 뜨거운 신예임에 틀림없었다.

대학서 사진과 순수 미술을 전공한 그는 근래 만나본 모델 중 가장 신선하고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모델로 쌓아온 커리어에 예술적인 감각을 더해 무대를 기획하고 연출해보는 것이 그가 꿈꾸는 꿈의 종착지다.

단순히 여자 모델로 한정되는 것이 아닌 ‘차수민’의 색깔을 내고 싶다던 그는 어떤 모델이 되고 싶냐는 물음에 의외의 답변을 건넸다. “‘내 일만 하면 되지’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도 생각할 줄 알고 주변을 볼 수 있는 그런 모델이자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야말로 폭풍 성장이 기대되는 모델이었다.

Q. 대학 졸업 후에 모델 데뷔를 했더라. 모델 일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원래는 17살 때 모델 준비를 1년간 했었다가 대학 입학 문제로 그만두게 됐다. 모델 일 뿐만 아니라 사진과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예대에 입학했고 사진을 배우다가 순수 미술로 과를 옮기기도 했다. 졸업하기 전에 모델이란 직업에 아쉬움이 남아 한 번만 더 해 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거다.

Q. 전공을 선택한 후에도 모델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나 보다

미술을 하면서는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았다. 그런데 모델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고 배울 것도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Q.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10개 이상에 쇼에 서며 신예답지 않은 행보를 보여줬는데

원래는 오디션 명단에 내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회사에서 연락을 받게 됐고 그렇게 오디션을 보고 난 후 12개의 쇼에 오르게 된 거다. 아마 당시에 숏 컷 모델이 없어서 신선하게 봐주셨던 것 같다.


Q. 반삭 헤어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처음엔 이렇게까지 머리를 짧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회사 상무님께서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 상무님의 안목이라면 믿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바로 그날 당일 반삭 헤어를 하게 됐다. 남자 같은 머리지만 소위 말하는 이발기로 머리를 민 것이 아닌 가위 컷으로 두상에 맞게 세심하게 자른 머리다(웃음).

Q. 원래도 헤어스타일이 짧았는지

아니다. 장발 머리도 했었고 숏 컷도 했었는데 이렇게 짧은 헤어스타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Q. 독특한 헤어스타일,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무엇보다 편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기억해준다. 단점이라면 여자로서 자신감이 조금 줄어든다는 점(웃음). 겨울엔 너무 춥기도 하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기면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쇼가 있다면

푸시버튼과 제인 송. 푸시버튼은 데뷔 쇼라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제인 송은 대선배님들과 함께 했던 쇼였다. 당시에 나는 가장 막내여서 긴장도 많이 했었다. 또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예뻐해 주셔서 그런지 가장 기억이 많이 남는다.

Q. 쇼 에피소드

첫 데뷔였던 푸시버튼 쇼에서 입었던 착장이 오프숄더 디자인이었는데 워킹 할 때마다 옷이 조금씩 내려가더라. 속옷도 입지 않은 상황이라 하마터면 사고가 날 것 같더라. 데뷔 무대였는데 마냥 옷만 올렸던 생각뿐이다. 지금 생각해도 당황스럽고 아찔했다.

Q. 차수민의 강점은 뭘까

짧은 머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남성스러운 비주얼로만 생각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헤어스타일 때문에 중성적인 의상을 많이 입어 봤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여성스러운 콘셉트를 더 많이 해봤다. 멋있고 잘생겼다는 말보다는 여성스럽다는 멘트도 자주 듣는 편이다. 그런 반전 매력이 내 강점이지 않을까.

Q. 해외 무대 진출 계획은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해외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Q. 패션쇼 vs 화보 촬영

패션쇼는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나를 지켜본다는 점에서 흥분되고 재밌다. 화보 촬영은 콘셉트도 다양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러 브랜드의 의상을 입어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두 작업 모두 재밌지만 패션쇼 때는 디자이너 분들과 소통할 수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무대에서 워킹하는 시간이 참 좋다.

Q. 남성 팬보다는 여성 팬이 많다고

그렇다. 인스타그램 메시지에도 꼬박꼬박 답장하려고 하는데 그런 점이 다정하다고 하더라. 매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기 때문에 나 또한 일일이 대답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Q.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살이 찌는 편이라 패션 위크 동안에는 무작정 굶는다. 운동을 했었는데 운동을 하니까 배가 고프더라(웃음). 그래서 무작정 굶게 됐는데 확실히 부작용이 있더라. 몸에 탄력은 줄고 식욕이 생겨서 이젠 무작정 굶지는 않는다. 쇼 기준으로 3주 전부터 식단 관리를 하는데 하루에 계란 두 개씩 먹고 버틴다. 모델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 눈에 조금이라도 부해 보이면 안 되지 않나.

Q. 평소 스타링일은 어떻게 하는 편인지

주변에서는 여성스럽게 입으라고들 하는데 성격에 안 맞아서 어색하다(웃음). 평소 청바지에 티셔츠로 심플하게 입는 걸 좋아하고 신발에 포인트를 주는 편이다. 허벅지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와이드 팬츠도 즐겨 입는다.

Q. 롤모델이 있다면

모델 이현이 언니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저절로 좋아하게 됐다.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계신 선배님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한혜진 언니는 이미 정상에 있는데도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그 위치를 지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Q. 전동 킥보드 타는 것이 취미라고

일하다 보니 애매한 거리가 많더라. 워낙 걷는 걸 좋아하는데 걷기에는 멀고 차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를 어떻게 다닐까 생각하다가 전동 킥보드를 선택하게 됐다. 원래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는데 갈아 신고해야 되니 불편할 것 같더라(웃음).

Q. 평소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전시 보는 걸 좋아한다. 전시 보는 동안은 다른 생각이 안 들더라. 작가의 삶을 생각하면서 내 삶에 대해 생각도 하고. 생각이 워낙 많은데 전시 보는 동안만큼은 잡생각을 덜어낼 수 있어서 자주 찾아다닌다.

Q. 요즘 최고 관심사는 무엇인지

영어 공부. 단순한 타입이라 하나만 생각한다. 요즘엔 어떻게 하면 모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밖에 없다.

Q. 어떤 모델이 되고 싶은가

나만의 색깔을 가진 모델. 단순히 여자 모델로 한정되는 것이 아닌 ‘차수민’의 색깔을 내고 싶다. 올해는 성숙한 모델이 되고 싶다. ‘내 일만 하면 되지’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도 생각할 줄 알고 주변을 볼 수 있는 그런 모델이자 사람이 되고 싶다.

Q. 목표가 있다면

패션쇼 기획을 해보고 싶다. 브랜드에 어울리는 콘셉트와 동선을 정하는 무대 연출을 기획하고 싶다. 마지막 꿈의 종착지는 무대 연출가다. 대학교 때 배웠던 사진과 미술 그리고 지금 하는 일들을 접목해 다양하게 펼쳐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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