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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이언트핑크 “대중이 믿고 듣는 아티스트 되는 것이 최종 목표”

2018-04-23 15:18:53

[황소희 기자] Mnet ‘쇼미더머니5’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후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뛰어난 실력을 갖춘 래퍼로 우뚝 선 자이언트핑크. 치열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탄한 내공은 다진 그에게서 숨길 수 없는 강한 아우라가 뿜어졌다.

첫 솔로 앨범 ‘너를 사랑하지 않아’로 자이언트핑크만의 음악성을 확고히 보여준 그는 여러 가지 색깔을 켜켜이 담아낸 팔레트처럼 화려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짙은 진정성이 느껴졌다.

무대라는 넓은 도화지를 가득 메우는 자이언트핑크의 음악적 색깔.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그림이 더욱 궁금해졌다.

Q. 화보 소감

지금까지 찍은 화보 중에 나와 가장 잘 맞는 콘셉트라서 어려운 것 없이 잘 찍을 수 있었다. 내 이미지를 잘 표현 해주신 것 같고 촬영장 분위기도 즐거워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Q. 요즘 근황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앨범을 내고 3주 정도 음악 방송 활동에 몰두했다. 지금은 활동을 끝내고 다음 앨범 작업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앨범을 내기 전 오랜 공백기를 가지면서 ‘아무리 바빠도 음악 작업은 꾸준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최근 바쁜 활동을 하면서 몸이 지치긴 하지만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더라.

Q. 자이언트핑크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하다

키도 큰 데다 이름을 지을 당시에 덩치가 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자이언트라고 불렀지. (웃음) 거기에 내면에 담긴 여성스러운 부분을 색깔로 강렬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핑크를 선택했다. 자이언트블랙이 될 뻔했는데 자이언트핑크가 나를 표현하기에 딱 맞는 것 같더라. (웃음)

Q.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소감

많은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좋은 곡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앨범 발매가 늦어진 경향이 있다. 이번 앨범은 기존에 ‘언프리티 랩스타3’를 통해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콘셉트라서 어렵기도 했지만 음악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내가 가진 목소리라는 무기로 나의 또 다른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던 앨범이라 특히 남다른 것 같다.

Q. 앨범 소개

‘너를 사랑하지 않아’와 ‘잘 지내’로 구성된 투 타이틀 앨범이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는 흔히 말하는 남사친에 대한 감정을 풀어낸 곡인데, 표면적으로는 친구인 관계지만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서로의 상황을 담아냈다. ‘잘 지내’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곡이다. 단순히 아픈 이별에 대한 노래가 아닌 격양된 이야기를 녹여냈다.

Q. 케이시와 정인이 각각 피처링에 참여했는데, 호흡은 잘 맞았나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곡으로 케이시와 함께 음악 방송 활동을 했는데 나를 도와주러 온 것인데도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주고 항상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 한편으로는 케이시가 주인공처럼 예뻐서 내가 피처링이 된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웃음)

정인 선배님은 리쌍 시절부터 독보적인 보이스를 가진 대선배지 않나. 그런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자체가 떨리기도 하고 영광스러운 마음이 컸다. 막상 정인 선배님을 만났을 때, 언니처럼 잘 챙겨주셔서 편하게 음악 작업을 할 수 있었다.

Q. 이번 앨범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업했다고, 어떤 사연이 담긴 곡인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연애를 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 지 상상을 하면서 적었던 곡이다. 남사친과 연애했던 경험이 없어서. (웃음) ‘잘 지내’라는 곡은 예전에 만났던 남자와 헤어진 경험을 담아낸 곡이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힘들다는 감정을 넘어서 화가 나는 심정이 컸다. 그래서인지 당시에 적은 가사를 보면 욕도 하고 수위가 강했다. 지금의 ‘잘 지내’는 시간이 지나고 격양됐던 감정도 정리되면서 나름 아름답게 포장된 내용이다.

Q. ‘언프리티 랩스타3’ 출연했을 당시에는 케이시와 경쟁 구도로 이어졌는데, 의외다

맞다. 초반에는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이미지만 보고 판단을 하다가 회차가 넘어갈수록 친해진다. 배틀 미션이 둘 중의 한 명이 떨어지는 경쟁 구도이지만 같이 상의하고 연습을 하면서 지내다 보면 한 팀이나 다름없다. 케이시와 경쟁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내가 이기고 케이시가 떨어졌지만, 그 뒤로 먼저 연락 와서 응원을 해주면서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Q. ‘언프리티 랩스타3’는 어떤 의미로 남았나

정말 좋은 경험이자 제일 힘들었던 기억이다. ‘언프리티 랩스타3’ 출연을 계기로 철이 든 것 같다. (웃음) 당시 힘들 때 옆에 있어 준 친구들과 관심을 가져준 사람들을 통해 내 주변 사람을 많이 돌아보게 되더라. ‘언프리티 랩스타3’를 통해 음악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다.

Q. 방송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부담감이 가장 컸다. 그러다 보니 가사를 저는 실수도 잦아지고,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게 무너질 때 좌절을 했던 것 같다. 다른 래퍼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연습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왜 나만 가사를 잊어버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 했지만 못 찾겠더라.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세미 파이널쯤 갔을 때야 비로소 마음을 놓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까지는 스스로를 못 믿었던 같다. 방송을 통해서 마음을 비우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 것 같다.

Q. 우승까지 할 거라고 예상했나

처음부터 우승을 목표로 끝까지 버텼다. 다른 래퍼들이 내게 와서 발성이나 가사를 쓰는 법을 물어볼 때면 ‘내 실력이 나쁘지는 않은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다.

Q. 기억에 남는 미션이 있다면

스윙스 프로듀서의 트랙을 따는 미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트랙이 내 목소리와 가장 잘 맞는 트랙이어서 더 욕심이 나고 그만큼 부담도 컸다. 근데 가사를 절어서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았다. 내 실수에 화가 나서 처음으로 눈물이 나더라. (웃음) 결국 그 트랙은 나다가 가져갔다. 꼭 나다와 미션이 붙으면 트랙을 뺏겨서 ‘다음에는 절대 안 주겠다’고 다짐했다. (웃음)

Q. 라이벌로 생각되는 래퍼가 있었나

초반에는 전소연. 어린 친구인데도 정말 야무지더라. 타고난 사람보다 노력하는 사람은 못 이긴다고 하지 않나. 전소연은 정말 노력파인 것 같다. 후반부로 가면서 나다가 눈에 띄더라. 그렇지만 항상 내가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웃음)


Q. 힙합프로그램을 보면 디스전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디스전을 할 때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임하는지 궁금하다

사실 디스전을 할 때쯤에는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친해진 시기다. 그러다 보니 마땅히 깔 게 없어서 포털 사이트에서 상대방의 흑역사에 대해 종일 검색한다. (웃음) 디스전을 할 때는 자기 가사 외우기 바빠서 나한테 무슨 말을 하는 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휘말리지는 않는다. 디스전이 끝난 후에 서로 가사를 바꿔 보면서 ‘나를 이렇게 생각하냐’며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쿨하게 받아들인다. (웃음)

Q. 상대 래퍼가 공개했던 자이언트핑크의 흑역사가 있다면

흑역사가 딱히 없다는 게 흑역사였다. (웃음) 나다가 말하길 ‘너는 찾아봐도 뭐가 안 나오더라’고 하더라. (웃음)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흑역사랄까. 그 정도로 신예라는 뜻이니까.

Q. ‘언프리티 랩스타3’에 함께 출연했던 육지담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옆에서 본 측근으로서 어땠나

육지담을 비롯해서 참가했던 래퍼들과 다 친하게 지냈다. ‘언프리티 랩스타3’가 끝나고 소식을 듣기 어려웠는데, 당시 방송에 출연하고 질타를 받으면서 많은 상처를 입은 것 같다. 제삼자로서 논할 문제는 아니지만 감히 생각하자면 (육)지담이가 말주변이 없어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말로 뱉는 것을 잘 정리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여러 오해를 사기도 하고. 지금은 (육)지담이가 논란이 되는 것들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행동하고 마음이 잘못 와전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어린 친구라 걱정도 되고.

Q. ‘언프리티 랩스타3’에 참여하기 전 ‘쇼미더머니5’에 나와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쇼미더머니4’에도 참가했는데 가사를 절어서 아예 편집됐다. (웃음) 그때 심사위원이 로꼬였는데, ‘목소리가 정말 좋은데, 너무 아쉽다’고 하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 당시에 좌절도 많이 했는데 그 말이 힘이 되더라. 그래서 일 년 동안 재정비를 하고 ‘쇼미더머니5’에 참가하게 됐다.

Q. 수많은 여성 래퍼 중 자신만의 강점

여성 래퍼와 남성 래퍼가 가지는 본질적인 특성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성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랩을 할 때는 다소 강하게 표현되는 부분도 많은데,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웃음) 랩을 할 때 세게 표현되는 것도 내게 속해 있는 하나의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랩을 하는 모습을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스스로 놀라울 때도 있고 멋있기도 하더라. 평상시에는 목소리는 똑같지만 구수한 스타일이다. 랩을 할 때나 평상시 모습이나 상황에 맞는 나만의 이미지가 적절하게 나오는 것 같다.

Q. ‘고등래퍼2’에 객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래퍼가 있다면

윤병호와 이병재. 윤병호는 어린 나이에 많은 질타를 받고 기죽은 모습이 너무 보여서 마음이 아프더라. 윤병호의 강점은 억눌려 있던 감정을 랩으로 잘 표현한다는 점인데, 이번에 그런 부분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이병재는 사람이 아닌 것 같더라. 다른 세상에 사는 느낌이랄까. 머리가 정말 비상한 것 같다.

Q. 음악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은 가수

노래를 잘 부르는 분을 정말 좋아한다. 여심을 녹이는 목소리를 가진 신용재 씨, 김범수 씨, 윤민수 씨 같은 분들에게 관심이 가더라.


Q. 방송을 통해 과거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일을 털어놨다

예전 남자친구와 싸우면서 나를 밀쳤는데 내가 아스팔트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갈렸었다. 지금에서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큰 상처였다. 기사에는 남자친구가 아스팔트에 밀었다고 나갔지만 내가 넘어져서 다친 부분이다. 물론 그 또한 폭력이지만 기사가 너무 크게 나가서 당혹스럽기도 하더라.

Q. 연애가 하고 싶어서 25kg을 감량했다고

학창시절에 뚱뚱한 편이었다.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춘기에 외모에 대한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한 번에 25kg을 뺀 것은 아니고 수많은 요요를 거치며 10년 동안 꾸준히 감량했다. (웃음) 그동안 기사에 내 사투리 발음 때문에 연애가 아닌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25kg을 감량했다고 잘못 나갔는데, 꼭 한번 정정하고 싶었다. (웃음)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연애가 하고 싶어서 25kg을 감량했다고.

Q.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지 5년째라고, 타지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다

음악만 바라보고 서울에 왔는데 친구도 없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나가면서 별다른 소득도 없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다. 당시에 취업하고 결혼하며 각자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뭐 하고 사냐’는 안부 연락이 올 때마다 내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없더라. 그냥 내려오라는 엄마 말에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엄마가 절대 내려올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한다. (웃음) 지금도 행복하지만 앞으로 더 행복해지고 싶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쇼미더머니5’ 나왔던 김효은, 해쉬스완’이나 ‘언프리티 랩스타3’에 나왔던 친구들을 비롯해서 래퍼들은 허물없이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그리고 ‘식식한 소녀들’에 출연했던 루나, 허영지, 차오루 언니, 박보람, 정진운, 정준하 오빠와 방송을 통해서 많이 친해져서 종영 후에도 자주 만난다. 레드벨벳의 슬기와 우주소녀 엑시랑 친한 편이다.

Q. 친구들과 만나면 술도 한 잔씩 즐기겠다

매일 마신다. (웃음) 주사가 집에 안 가고 술을 먹는 거다. 술에 취해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계속 술을 먹자고 한다더라. 소맥으로 달려서 주량을 정확히 모르지만 아침까지 마시면 30잔은 넘지 않을까. (웃음)

Q. 앞으로 활동 계획

다양한 콘셉트와 색깔을 가진 음악을 시도할 예정이다. 첫 솔로 앨범 활동을 마치고 바로 다음 앨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협업하면서 자이언트핑크의 음악성을 보여드리고 싶다.

Q. 최종 목표

어떤 장르의 음악적 색깔을 표현하더라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중들이 믿고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윤호준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김시영
의상: 스타일난다
슈즈: 바이비엘
선글라스: 프론트(Front)
주얼리: 트라비체
백: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프랑코 푸지(Franco Pugi)
헤어: 쌤시크 정영 팀장
메이크업: 치치라보 김정옥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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