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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컬&하하 “힙합은 이미 포화 시장, 블루오션은 레게”

2018-07-03 14:58:46

[황연도 기자] 자메이카에 밥 말리가 있다면 한국엔 스컬&하하가 있다. 팀을 결성한 이래 한 우물만 파더니 결국 두 사람이 큰일을 내고야 말았다. 일명 ‘레알못’(레게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던 대한민국 국민들을 여름만 되면 레게 열풍 속으로 몰아넣는가 하면 레게 본고장인 자메이카에서 음원차트 1위를 당당히 차지해버린 것이다. 그것도 멋들어지는 역주행으로.

결코 운이 아니었다. 지지부진하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원하는 꿈을 향해 직진했던 두 사람이었기에. 오직 레게만 보고 달렸다고 한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사랑을 원동력으로. 결국 끝없는 노력 끝에 두 사람은 대한민국 레게 대표주자의 자리에 당당히 올랐으며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다시, 스컬과 하하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신곡 ‘웃어’를 통해 대중들의 무더위를 날려버릴 작정이라는 두 사람. 24시간 중 어느 순간에 들어도 좋다는 이번 신곡이 궁금하지 않은가. 레게 바이브 충만한 두 남자의 음악을 원한다면 외쳐라. 야만(Ya Man)!

Q. 화보 촬영 소감

하하: 이렇게 리액션이 좋은 bnt와 또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웃음). 칭찬을 많이 들으니 슈퍼스타가 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하하.

스컬: 사진도 너무 예쁘게 나와서 기쁘다. 특히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찍었던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Q. 약 10개월 만에 컴백한 소감, 곡 소개

스컬: ‘웃어’라는 곡이다. 우리 노래들이 워낙 신나는 곡들이라서 자기 전에 듣기엔 시끄러울 수도 있는데 이번 곡은 24시간 중 언제든 들어도 듣기 좋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7월엔 또 시끄러운 곡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웃음). 매년 여름철 한 곡씩만 선보이곤 했었는데, 올해는 좋은 곡들이 많이 나오게 돼서 앨범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Q. 주로 여름에 활동을 하시는 것 같다. 겨울 앨범 계획은 없으신지

하하: 많은 분들이 우리를 시즌 가수인 줄 아시지만 겨울에도 많은 곡들을 계속 냈었다. 심지어 케롤 곡도 냈었다.

스컬: 잘 몰라주셔서 그렇지 ‘레게는 겨울에 들어도 좋다’는 콘셉트로 곡을 낸 적도 있었고 1월 한겨울에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공연을 즐겁게 하는 팀이다 보니 여름에 신나는 무대들에서의 모습을 인상 깊게 봐주시는 것 같다.

하하: 여름이니까 스컬&하하를 찾아주시는 것에 대해선 감사하고 기분 좋다.

Q. 이번 앨범 차트에 대한 공약이 있다면?

하하: 정말 걸고 싶다. 공약 같은 건 사실 음원 차트 전쟁에서 승리하는 소수의 뮤지션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것 같다. 며칠 전 1~100위까지의 가수들을 보니까 70명 이상이 아이돌이더라. 그만큼 시대가 변했고 차트 안에 들 수 있는 틈이 없는 것 같다. 차트 안에 들던 안 들던 꾸준히 활동하면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음원 1위를 한다면 스컬 삭발을 시키는 것으로 공약을 정하겠다(웃음). 그것도 SNS 라이브 방송으로 보여드리겠다. 스컬의 삭발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이번 음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하하.

스컬: 반대로 이 글을 보시고 저를 지켜주기 위해 일부로 안 들으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걱정된다(웃음).

Q. 두 분 덕에 레게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소감

하하: 몇 년 전 한 대학교 축제 공연을 갔었는데, 우리를 보자마자 “야만”이라고 외쳐줬다. 그때 정말 벅찬 감정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확실히 요즘엔 대중 분들이 레게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다.

Q. 그럼에도 힙합에 비해 레게의 관심도는 떨어지고 있는데, 안타까운 마음은 없는지

스컬: 힙합이 10년 전만 해도 마니아층 음악이었다면 지금은 대중음악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나도 힙합을 굉장히 좋아하는 한 사람이지만, 한편으론 레게도 저렇게 많은 대중 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힙합은 현재 포화 상태지만 레게는 아직 한국엔 큰 인지도가 없기에 블루오션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몇몇 뮤지션은 레게 쪽으로 넘어오는 분들도 있고…. 레게가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나갈 것이다. 다른 장르와 비교하면서 좌절하기보단 저희가 원하는 비전과 방향을 향해 흔들리지 않고 직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길을 꿋꿋하게 가다 보면 행복한 미래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아까 차트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지만, 물론 상위권이면 더없이 좋겠지만 아니어도 우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가 아이돌처럼 멋있게 보일 수도, 춤을 잘 출수도 없겠지만 하하&스컬이 가진 레게 바이브는 우리밖에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하: 처음엔 까불까불하고 장난기 있는 모습들을 생각하시곤 하는데, 막상 공연을 다 보신 후엔 ‘감동이다’라는 반응을 많이 보여주시더라. 감사할 때가 많다.


Q. 스컬, 목소리가 생각보다 허스키하지 않은 것 같다

스컬: 예전엔 더 하이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레게 아티스트들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마냥 따라 하며 연습을 했던 것 같다. 당시엔 레게를 배울 곳이 없어서 무작정 아르바이트 6개월 해서 벌은 600만 원을 들고 일본으로 갔다. 가서 레게 음악 CD를 550만 원 어치 사 왔다. 그 음악들을 듣고 몇 년 동안 따라 하며 연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이 아파서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이런 식으로 성대에 무리를 주면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하더라. 치료받고 또 목을 괴롭히면서 연습하곤 했다. 그렇게 5년 동안 혼자서 음악을 연습하다가 처음으로 자메이카에 가서 음악을 들려줬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아시아인이 어떻게 레게 음악을 할 줄 아는지 신기하다”며 칭찬을 해주더라. 레게 목소리를 갖게 됐지만 지금도 말할 땐 얇고 높은 목소리다.

Q. 스티븐 말리와의 작업 인연, 함께한 소감

스컬: 스티븐 말리의 동생인 로한 말리와 친한 사이다. 그분이 한국에 자주 오시는데, 오면 항상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그러다가 우리가 작전을 하나 세웠다. 로한 말리에게 스티븐 말리와 다리를 놔달라고 꼬시기 시작한 거다(웃음). 그렇게 회사 연락처를 알아내서 음악을 계속 보내며 함께 작업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함께 작업을 하게 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아시아에선 최초인 일이다. LA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는데, 거기까지 와서 직접 출연도 해주셨다.

하하: 사실 스티븐 말리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스컬에게 혼자 하라고 말했었다. 아직 그분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스컬이 끝까지 끌고 가주더라. 결국 너무도 좋은 결과를 얻게 돼서 기쁘고 스컬에게 고맙다.

Q. 우리나라 레게 시장을 선도하는 입장이 아닌가. 책임감도 클 것 같은데

하하: 확실히 책임감이 크다. 만약 상황에 대한 탓을 하게 된다면 그때부턴 레게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레게가 너무 좋으니까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희한하고 감사한 건 무대에 서고 나면 스컬에게도 항상 하는 말인데, 우리는 확실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연을 할 때면 너무너무 좋아해 주시는 게 느껴진다. 때로는 음반을 낸 뒤 기운이 빠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 음악은 지금 충분히 사랑받고 있기에 이 사랑을 원동력으로 이 길을 의심하지 않고 지치지 말고 열심히 걸어 나가자는 게 우리가 레게 음악을 대하는 철학인 것 같다.

스컬: 핫하다는 페스티벌에 항상 불러주시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부분들이 참 많다. 그리고 하하에게 참 고마운 부분들이 많다. 나는 레게 아티스트라는 한 가지 직업뿐이지만 하하는 예능인으로서 톱을 달리고 있지 않은가.

하하: 톱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난 B급 중에 A급이다(웃음). 작은 애 중에서 제일 큰 애이기도 하고….

스컬: 하여튼 하하는 워낙 예능 쪽 일만으로도 바쁜데 레게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하하와 내가 하고 있는 드레드 머리가 보기엔 예뻐도 정말 힘든 머리다. 그런데 하하가 드레드 머리도 자주 시도하고 방송에서 레게 스타일을 많이 보여주니까 대중 분들도 예전에 비해 레게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다. 예전에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불렀을 땐 그 곡 하나 때문에 레게 열풍이 일어났을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지 않았나. 그 무엇을 하더라도 레게를 마음속에 두고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도 많다. 나도 음악적으로 더 높이 올라가서 하하와 밸런스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된다면 최고의 콤비네이션 그룹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드레드 머리, 관리하기 어려운 스타일이 아닌가

하하: 관리가 쉽지 않은 머리다. 감으면 무게가 2배가 된다. 나는 머리를 말리는 데 15분 정도 걸리는데 스컬은 머리가 더 길고 두껍기 때문에 아마 30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스컬: 이 드레드 헤어가 원래 자메이카에선 곱슬머리를 자연스럽게 말리도록 한 머리인데 아시아인은 직모이기 때문에 억지로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드레드 헤어를 관리하기 정말 어려웠는데 그래도 요즘엔 전문 제품들이 많이 나와서 편해졌다. 지금은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왔고 관리하기 좋아졌기 때문에 더 이상 레게 머리를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언젠가 자메이카에서 굉장히 유명한 분이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누구도 내 머리를 만지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그 뒤로부턴 누구도 내 머리를 만지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물론 위생적으로도 그렇지만 드레드 록(Dreadlocks)이라는 것 자체가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소중히 다루고 있다.

Q. 스컬, 한국 레게 음악 일인자로 불리는 소감은?

스컬: 맞다. 내가 일인자다(웃음). 쿤타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네가 나보다 음악을 잘하는 것 같긴 하지만, 형이 일인자다”라고(웃음). 지금까지(군대 2년을 제외하곤) 단 한순간도 놓지 않고, 한눈팔지 않고 레게 하나만을 사랑해왔다. 일인자라는 말에 걸맞기 위해선 실력도 더 키우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레게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자부하기에 내가 한 길만 판 것에 대한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힘들어서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이런 타이틀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더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외국 가서도 당당히 말하고 다닌다. 내가 한국에선 레게 1등이라고. 이런 수식어는 나를 더더욱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 수식어가 먼 훗날 ‘진짜’가 될 수 있도록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그렇기에 일인자 수식어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Q. 수많은 음악 장르 중 왜 하필 레게였는가

하하: 스컬과 저는 시작이 완전히 다르다. 스컬은 말 그대로 레게에 첫눈에 반해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었고 나는 먹고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도전한 것이었다. 처음엔 다른 그룹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잘 되지 못했다. 어떻게든 음반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우연히 레게 음악을 서치해서 듣게 됐다. 듣다 보니 충분히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랑하는 마음이나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마음은 없었다. 그러다가 스컬을 만난 후 레게라는 매력에 완전히 푹 빠지게 됐다. 전략적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없으면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원래 레게라는 장르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고 하더라. 사실 스컬&하하는 ‘무한도전’에서 꼴등을 주지 않았다면 일회성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오기로 팀을 꾸린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Q. ‘야만’은 대체 무슨 뜻인가

스컬: 뜻이 정말 많은 단어다. 좋다, 영어로는 ‘Yes’ 등등…. 인사할 때도 ‘야만’이라고 하면 된다. 실제 자메이카에 가면 ‘야만’이라는 말만 알아도 대충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기분이 좋을 때 자주 쓰는 단어이자 하하와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긍정적인 말이기 때문에 우리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 단어인 것 같다. 그래서 ‘부산 바캉스’가 담긴 첫 앨범의 제목도 ‘Ya Man !!’이었다.


Q. 슬럼프도 있었는지

스컬: 큰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다. 인기가 크게 많았던 적도 그렇다고 인기가 떨어졌던 적도 없고…. 정상을 찍었다가 떨어졌으면 모를까 매번 비슷한 상태를 유지 중이라 크게 슬럼프를 겪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음악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왔던 슬럼프는 있었다. 곡을 쓰면서 오는 혼란, 스토니스컹크와의 비교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는 있다. 예전 음악이 더 잘 쓴 것 같다고 느낄 때도 많다. 음악이라는 게 오래 한다고 해서 더 잘하는 건 아니더라. 슬럼프가 온다 싶으면 하하가 옆에서 기운을 많이 북돋아준다. 최고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니까 자신감이 생기곤 한다.

하하: 우리가 시작이 너무 잘 됐었다. ‘부산 바캉스’가 기준이 돼버리니까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가 쉽지 않더라. 사실 순위권 차트에 들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서로 알게 모르게 실망한 마음을 위로하곤 했었다. 그런데 순위에 휘둘리면 너무 힘든 상황이 오더라. 그러다가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던 건 ‘Love Inside’로 자메이카 음원차트 1위를 했을 때였다. 음원을 낸 지 6개월 만에 역주행을 한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고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일이다. 사실 그 나라는 원래 속도가 그랬던 거였다. 그때 확고해졌다. 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다른 곳으로 눈 돌리지 않고. 레게가 좋으면 레게만 하면 된다는 걸.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있다.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누구보다 신나게 즐기는 것. 우리가 잘하는 게 있으니 앞으로도 이 잘하는 걸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다양한 페스티벌에서 열심히 무대에 서고 있지만, 앞으로 스컬&하하 이름을 달고 소극장부터 공연을 시작해보고 싶다.

Q. 스컬은 은퇴곡을 미리 써놨다는 후문이 있던데

그렇다. 나이가 들면 이미 감이 떨어져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써 놨다. 감 좋은 날 하루 만에 썼다. 녹음까지 다 끝내 놨다. 만약 은퇴할 시기 즈음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대로 내지 않을까 싶다.

Q.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스컬: 어릴 때 노트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10명 적어놨었다. 적어놨던 분들 중 한 명만 해도 꿈을 이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 중 3명과 작업을 해봤다. 물론 지금 국내외로 유명하신 분들이 워낙 많고 또 나 역시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많지만, 가장 순수하게 레게를 좋아했던 그때 적었던 분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 내가 존경하는 레게 영웅들과 꼭 함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

하하: 진짜 하고 싶은 뮤지션은 거의 작업할 뻔했었는데, 막판에 어긋나게 돼 못하게 됐던 분이다. 전인권 선생님이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전인권 선생님께서 우리 곡의 멋진 훅(Hook)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 제발.

Q. 스컬에게 스토니스컹크 시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시절이 그립진 않은가

스컬: 그땐 인기 없었다. 오히려 해체가 되니까 더 그리워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마치 리미티드 에디션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하하. 그땐 부끄럽지 않게 레게 음악을 열심히 했지만, 행복을 느낄 겨를도 없었고 삶에 여유가 없었다. 군대에도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좌절감과 강박이 심했던 것 같다. 지금은 여유가 생겼고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같다.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Q. 하하, ‘무한도전’이 끝나 아쉬움이 클 것 같다. 허전하진 않은가

하하: 당연히 아쉽다. 13년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해왔던 프로그램을 못하게 되니까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이 크더라. 또 한편으로는 정말 하얗게 불태웠기에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제일 힘든 시기에 들어왔던 세형이와 세호는 정말 고맙고 또 함께해줘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은 나라는 사람을 만든 프로그램이다. 13년의 추억은 잊지 못할 것 같고 정말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 감사한 게 너무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Q. 하하, 유세윤과 함께 뮤직비디오 탐구 예능 ‘하와유.MOV’를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소개 부탁한다.

하하: 우리 회사에서 처음으로 론칭을 한 프로그램이다. 요즘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도 틀 곳이 없다. 예전엔 뮤직비디오가 최대 관심사였다. 친구들끼리 만나도 그 뮤직비디오 봤는지 물어보고, 멋있는 장면은 무한으로 돌려보고, 어떤 감독님이 찍었는지 물어보고…. 그래서 우리가 가수들의 아쉬운 부분들을 좀 어루만져 주면 어떨까 해서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사실 쉽지 않은 분야이고 재미있기도 쉽지 않겠지만, 도전하게 됐다. 막상 가수들과 함께 온전히 그 뮤직비디오에 집중해서 방송을 해보니 너무너무 좋아해 주더라. 뿌듯했다. 이런 프로그램이 잘 돼야 할 텐데. JTBC2에서 방송한다. 많은 관심 가져달라(웃음).

Q. 하하와 유세윤의 조합. 너무도 좋지 않은가. 함께 음원을 낼 의향은?

하하: 사실 세윤이와 친하긴 하지만 방송에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 적은 없었다. 그렇게 오래 방송을 해왔는데 이상하게 없었더라. ‘하와유.MOV’는 세윤이와 내가 처음 함께하게 된 프로그램이다. 처음엔 장난으로 음반을 낸 것처럼 인스타그램에 올린 거였지만, 진짜 함께 음원을 내게 된다면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든다.

Q. 하하, 웹 예능 ‘빅피처 2’ 조회 수가 상당하던데 김종국과의 호흡은 어떤가

하하: 종국이 형은 그냥 가족이다. 20년을 함께 알고 지냈으며 형은 내 인생의 동반자다. 방송과 비즈니스를 다 떠나서 형은 내 인생을 다 논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소중한 형님이다. 내가 힘들 때 항상 같이 고민과 결정을 나누는 그야말로 가족 같은 사이다.

Q. 하하, 어느덧 결혼 6년차다. 여전히 신혼부부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

하하: 안 그렇다 하하. 그런데 신혼 때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안정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사실 워낙 소년의 마음으로 살고 있어서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물론 집에 들어가면 가장이기에 아버지의 모습, 남편으로서의 모습도 있지만 동훈이라는 사람 자체는 소년 같은 남자인 것 같다.

와이프와는 정말 친구처럼 잘 지내는 것 같다. 보통 외모나 성격 같은 걸 많이 보지만, 나는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개그코드다. 와이프와는 방에서 TV 하나만 있어도 둘이 있으면 마냥 재미있다. 우리는 개그코드가 너무 잘 맞는다.

Q. 두 아들과의 육아 생활에 대한 고충이 있다면

하하: 육아는 정말 쉽지 않다. 갓난아기일 땐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아기가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엄마를 찾기 때문이다. 항상 아버지들이 왜 집에 들어가면 죄인처럼 주눅 들어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내가 아빠가 되어보니 알겠더라. 내가 일한 것보다 훨씬 더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걸 아니까 미안한 마음밖에 안 들더라. 그 정도로 육아라는 게 힘들다. 그럼에도 그 고통을 다 덮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이를 통해 얻는 행복이 크다.

Q. 육아 철학이 있다면

하하: 아마 모든 부모님들이 다 똑같겠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일들을 하게 해주고 싶다. 공부하라고 강요할 마음도 없다. 아이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잘한다면 모르겠지만 억지로 시키고 싶지 않다. 음악을 해도 멋있을 것 같고…. 드림이에겐 셰프가 될 것을 추천해줬다. 여행 작가가 돼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못해봤던 것들을 해준다면 좋을 것 같긴 하다. 멋진 직업들이 많지 않은가. 나는 너무 제한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만큼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Q. 혹 토끼 같은 딸 욕심은 없는지

하하: 딸에 대한 아쉬움은 당연히 있지만 더 낳을 계획은 없다. 그렇지만 자식은 2명으로 끝이다. 아내와 내 삶도 즐기고 싶기에 더 이상 욕심내고 싶지 않다. 사실 둘째를 낳기 전까진 딸인 줄 알았었다. 그런데 아들이더라. 그래서 약간 서운한 표정 지었다가 엄청 혼났다(웃음). 물론 아들 두 명도 너무너무 좋고 무지하게 귀엽다. 그리고 아들이라서 그런지 한편으론 든든한 마음도 든다.

Q. 스컬의 연애 경험과 이상형 결혼 계획

스컬: 연애는 항상 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곡을 많이 쓰기 때문에. 물론 그것 때문에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곡에 내 연애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반영하곤 한다. 첫사랑과 7년을 연애하고 헤어졌고, 두 번째 여자친구와 4년 사귄 후 군대를 갔다. 그 뒤에도 연애는 항상 해왔다. 썸이 됐던 깊은 연애가 됐던 말이다.

이상형은 처음 보는 사람이다. 농담이고(웃음). 난 인종 차별 주의자도 아니고,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직업, 학벌과 같은 것들이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냥 나와 얘기 잘 통하고 잘 맞으면 된다.

결혼 계획은 이번 생엔 없다. 레게와 결혼을 했다고 생각한다. 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나중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진 결혼 생각이 없다. 하하를 보면 너무 부럽지만 그건 하하니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하가 얼마나 가정에 충실한 남자인지 옆에서 보면 느껴진다. 너무 부럽지만, 저 행복은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스컬,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스컬: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를 첫 회부터 끝까지 정말 재미있게 봤다. 남녀가 느끼는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더라. 보는 내내 내가 연애하는 기분이 들어 설레기도 했다(웃음). 또 레게랑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다. 레게 음악을 틀어주는 라디오도 해보고 싶다. 내가 제일 자신 있는 게 레게니까. 여행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출연해보고 싶다. 내 삶에 있어서 두 가지를 꼽는다면 음악과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여행을 좋아한다.

Q. 최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대세이지 않은가. 레게 관련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나온다면?

하하: 일단 그런 프로그램이 나오기 위해선 우리가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한다. 그래야 명분이 있지 않겠는가 하하. 레게가 대중적으로 더더욱 사랑받게 된다면 할 게 너무 많을 것 같다. 레게 페스티벌도 열고 싶고, 자메이카 뮤지션들과 한국 뮤지션들의 콜라보 무대를 갖고 싶기도 하고, 일본과 함께 레게 협업을 이뤄내고 싶기도 하다.

Q. 스컬과 하하의 최종적인 목표

스컬: 일단 우리 둘의 공동 목표는 대한민국에서 레게 음악으로 사랑받은 뒤 세계적으로 공연을 뛰어다닐 수 있는 뮤지션이 되자는 것이다. 언젠가 멋들어지는 2층 투어 버스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투어를 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사실 거창한 목표들도 많은데, 그런것들보단 올해 여름 낼 음반들과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번에 용기 내서 머리 스타일을 바꾼 이유도 올해 여름 활동을 하하와 잘 펼치고 싶기 때문이다. 7월에 낼 앨범도 잘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그냥 이대로만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하하: 뮤지션으로서는 대한민국에서 레게를 널리 알리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너무 간절해서 다른 목표는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음악 말고도 하고 있는 일이 많지 않은가. 집에서는 가장이고 밖에서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자 예능인이다. 하고 있는 게 참 많지만 모두 잘 하려다 보니까 다 빵점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면서 채워나가고 싶다.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고 우리 가족 모두 평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에디터: 황연도
포토: 차케이
의상: 아임낫어휴먼비잉, 굿펠라즈, 아웃스탠딩, 덕다이브, 크랭크,
슈즈: 페이유에, 엑셀시오르, 르꼬끄
시계: 자스페로
선글라스: 칼리프애쉬
모자&벨트: 베이직코튼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홍서윤 실장
장소: 봉쥬르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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