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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도희 “주인공 욕심? 쉽지 않은 자리, 역할 주어진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임할 것”

2018-11-06 14:52:54

[황소희 기자]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오현정 역을 맡아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민도희. 연기자로 변신한 지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그를 화보 촬영 현장에서 만나봤다.

2013년 tvN ‘응답하라 1994’에서 구수한 여수 사투리를 능청스럽게 선보이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민도희. 이후 ‘엄마’, ‘마녀보감’,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그리고 차기작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까지 5년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쌓아온 그의 필모그래피는 배우 민도희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앳된 얼굴과 작은 체구에 연기를 할 때면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지 참으로 궁금하게 만들었던 그.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연기에 대해 진중한 답변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작지만 강단 있는 배우, 무한한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민도희를 만나봤다.

Q. bnt 화보 소감

“bnt와 벌써 세 번째 화보를 찍게 됐다. 매년 화보 작업을 하게 된 것 같은데, 챙겨주시는 마음에 감사하고 친근하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기분이다”

Q. 요즘 근황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 끝나고 며칠 전 포상 휴가를 다녀왔다. 11월에 방영될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를 열심히 촬영 중이다”

Q. 세부로 포상 휴가를 다녀왔다고, 여행은 어땠나

“리조트에 모여서 같이 수다 떨고 물놀이도 하고 정말 즐거웠다.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재미있게 잘 쉬다 와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이번 여행 이후로 이렇게 모이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Q. 얼마 전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풋풋한 스무 살 오현정 역을 소화했는데, 소감이 어떤지

“올해로 25살이고 내년이면 26살이 된다. 그런데 드라마 속 역할들로 몇 년 동안 계속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죄송스러운 마음도 살짝 든다. (웃음) 대학 생활을 누려보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매번 대학생 역을 맡을 때면 간접 경험을 하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도 들고 재미있기도 하다. 확실히 젊은 캐릭터를 맡는 게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더라. (웃음)”

Q. 역할을 통해 미처 즐기지 못한 대학 생활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다른 드라마를 통해 캠퍼스 생활은 많이 해봤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친구와 룸메이트로 살아보는 경험을 했다. 로망을 이룬 느낌이라 되게 좋았다. 잠깐의 촬영이었지만 정말 이런 집에서 친구랑 같이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Q. 극 중 맡은 오현정이라는 캐릭터와 실제 성격을 비교하자면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극 중 현정이는 친구가 힘들 때 항상 곁을 지켜주고 친구를 위하는 아이인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친구가 힘든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또 한편으로는 현정이가 불쌍하기도 했다. 짝사랑하는 상대가 절친을 좋아하는 모습을 바라봐야 했으니까. 내심 이뤄지기도 바랐는데, 이뤄지지 않아서 진심으로 아쉽고 짠한 마음이 들더라”

Q. 적극적으로 고백 한 번 못해봐서 더 아쉬웠을 것 같다. 실제 자신이라면 어땠을 것 같나

“아무래도 절친을 좋아하는 상황이라면 나도 현정이처럼 아무것도 못 해보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친구를 좋아한다면 절대 말 못 할 것 같다”

Q. 극 중 짝사랑했던 상대역 곽동연과 남자 주인공 차은우 중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있는지

“두 분 다 이성적인 감정이 들 수 없을 만큼 친해져서···(웃음) 같이 촬영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오히려 오희준 배우님이 인상 깊었다. 성격이 굉장히 멋있어서 항상 희준 오빠를 좋다고 했다. (웃음)”

Q. 힙합 지망생인 오현정 역을 실제 래퍼가 맡을 뻔했다고

“처음에 힙합을 하는 래퍼 분이 캐스팅될 뻔했다고 들었다. 그러다 내가 됐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오히려 연기에 대한 걱정보다 랩 비중에 대한 걱정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지나고 나니 걱정보다 재미있었던 경험 중 하나로 남았다”

Q. SNS를 통해서 출연 배우들이 종종 현장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팀워크가 좋았던 것 같다

“곽동연 배우와 차은우 배우가 어리고 장난기도 많아서 현장 분위기를 많이 띄워줬다. 동생들 덕분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임수향 언니도 장난도 많이 치고 편하게 대해줘서 좋았다. 거의 수향 언니랑 동생들과 촬영을 했는데, 항상 분위기가 좋고 즐거웠던 것 같다”

Q. 그 중 특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은 누구였나

“분위기 메이커는 당연 동연이다. (웃음) 동연이가 쉬지 않고 분위기를 띄워서 촬영장에 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동연이가 제일 주동자 느낌인데, 스태프분들도 워낙 쾌활하고 누구 하나 빠지는 스타일은 없었다. (웃음)”


Q. 5년 차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은데

“고민은 항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다. 요즘에 가장 큰 고민은 어느덧 나이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이에 맞는 역할이나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도전해보고 싶고 실제 그런 역할이 주어졌을 때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항상 하게 되더라”

Q. 어떤 역할을 도전해보고 싶은지

“지금까지는 거의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역할을 주로 맡았다. 이제는 직업군이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장르물을 좋아해서 법정물이나, 의학 드라마, 수사극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Q. 첫 연기에 도전한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를 빼놓을 수 없다. 극 중 조유진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남다른 의미로 기억될 작품이지 않나

“사람이 자기 인생에서 첫 번째로 경험한 것은 유독 소중하고 기억에 남지 않나. 나에게 ‘응사’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다. ‘응사’를 통해 좋은 분들도 많이 얻었고 연기에 대한 배움도 컸다. 굉장히 감사한 작품이다”

Q. 고아라 SNS를 통해 ‘응사’ 멤버들 모임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5년이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끈끈한 것 같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분들이나 감독님도 너무 바쁘시기 때문에 자주 보기는 어렵지만, 종종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는 진짜 가족 같은 팀인 것 같다. 그 속에 내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Q. ‘응사’ 멤버들과는 나이 차이가 꽤 나지 않나. 친해지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이제는 나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나이 차이가 크게 나도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갓 스무 살을 넘긴 당시에는 그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많이 챙겨주고 예뻐해 주신 덕분에 정말 편하게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이제는 가끔 언니, 오빠들의 나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편하기도 하고 가족처럼 지내는 것 같다”

Q. 가족 같은 ‘응사’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누가 맡았는지

“성균 오빠와 감독님이 굉장히 재미있으시다. 아라 언니도 에너지가 넘쳐서 거의 그 세 분이 주동자였던 것 같다. (웃음) 다른 분들도 워낙 친하고 성격들이 좋으셔서 다들 죽이 잘 맞았다”

Q. 조윤진이라는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로 ‘응사’ 이후 새로운 연기를 도전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조윤진이라는 캐릭터를 지우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에 감사한 마음으로 현재 배역만 생각하고 임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부분들도 있겠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역할에 집중하고 노력하고 있다”

Q. ‘응사’를 통해 첫 키스신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김성균과 키스신 이후 바로 구토를 했다고

“배에서 일출을 보며 키스를 하는 장면이어서 새벽 3시부터 배를 타고 나가서 한 자리에 멈춰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원래 뱃멀미가 심한데 참고 참다가 키스신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돌리고 바로 토를 했다. 멀미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된 건데 타이밍이 키스신 직후였다. (웃음) 성균 오빠가 인터뷰하면서 ‘도희가 키스신 하자마자 토를 했다’고 농담 삼아 얘기하기도 했다. (웃음)”

Q. 주인공의 절친 역을 많이 맡았다. 주연 배역에 대한 욕심은 없나

“연기를 하는 배우라면 그런 꿈이 없지 않아 당연히 있다. 주인공의 절친 역으로 주연분들을 항상 최측근에서 지켜보면서 존경심도 들고 정말 쉽지 않은 자리라는 것을 느꼈다.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자리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고 배워서 두려움 있지만 언젠가 내게 주인공 역할이 주어진다면 더 감사한 마음으로 임할 것 같다”


Q.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하면서 선입견도 있었을 것 같다

“가수 활동을 안 하고 연기 활동만 매진하다 보니 가수로서 이미지가 줄어든 것 같다. 사실 애써 가수로 활동했던 것을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앞으로도 연기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Q. 배우 민도희가 아닌 가수 도희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울까

“아직은 연기 활동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꿈꿔왔던 가수라는 분야에 미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지금도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와 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배우로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린 후에 여유가 생긴다면 음악을 하고 싶은 바람은 있다”

Q. 이른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 우여곡절도 많았을 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

“나도 사람인지라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시기가 있기 때문에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는 것 같다. 당시에는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감사한 순간이다. 한편으로는 배움의 시기라고 할까. 스스로 잘 해내고 싶기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기도 하면서, 결국에는 극복하고 성장하지 않나”

Q.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조정석 선배님. 같은 작품만이라도 출연해봤으면 한다. (웃음) 정말 바람이 있다면 남매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 조정석 선배님 옆에서 연기를 배우고 싶은 마음도 크고 정말 팬이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권소현, 펜타곤 홍석, 배우 여회현과 네 명이서 94년생 모임을 한다. 소현이랑은 가수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됐고, 회현이는 ‘란제리 소녀시대’라는 작품을 통해 만났다. 마침 그 시기에 회현이랑 소현이, 홍석이가 같은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우연히 넷이 만나보니 재미있고 정말 잘 맞았다. (웃음) 연예계 일을 하면서 친구를 많이 못 만났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 서로 응원도 많이 하고 언제나 힘이 되는 친구들이다”

Q. ‘응사’에서 시니컬한 츤데레 스타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풋풋하고 소극적인 성격의 역을 맡았는데,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

“두 가지가 딱 섞인 것 같다. 연애 초기에는 소극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서로 알아가면서 편해지다 보면 좀 더 리드하면서 만나는 것 같다”

Q. 이상형

“대화가 잘 통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면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 외모적인 부분에는 딱히 기준을 두지 않는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외모는 잘 안 보이지 않나”

Q. 롤모델

“예전부터 쭉 하지원 선배님이다. 하지원 선배님이 걸어오신 길을 보면 정말 다양한 역으로 분하셨다. 멜로 뿐 아니라 액션이나 사극, 장르의 구분이 없다. 다양한 작품에 들어가도 녹아들 수 있는 그런 배우. 믿고 보는 배우지 않나. 그런 의미로 하지원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고 존경한다”

Q. 차기 작품 소개

“JTBC에서 11월에 방송될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여기서도 주인공 김유정 양의 오래된 친구 역을 하게 됐다. 캐릭터 부분에서 보면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조금 더 성숙한 민도희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스무 살 김유정의 친구 역할, 부담감은 없었나

“5살이나 어리다. 세상에. (웃음)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자로서 훨씬 선배이기도 하다. 촬영 전에는 선배라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과 언니로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유정이가 성격이 좋아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유정이는 어떨지 모르겠다. (웃음) 색다른 케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까지 JTBC에서만 총 4 작품을 참여하며, JTBC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가까운 지인분들이 ‘JTBC 작품만 하냐’며 ‘JTBC의 딸이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기사에도 나더라. (웃음) 기분 좋은 수식어다. 올 한해도 연속으로 두 작품을 찍게 됐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다”

Q. 2018년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2018년은 민도희에게 어떤 한해였나

“너무 감사하게도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일하는 걸 정말 좋아해서 그런지 바쁘고 알차게 지내서 행복한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연말까지 일을 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좋은 기운을 얻어서 내년까지 쭉쭉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마지막 팬들에게 한마디

“팬분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 한편으로는 직접적으로 소통을 못 해서 아쉬움도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꼭 전해드리고 싶은 건 항상 감사하고 힘을 얻게 되는 존재라는 거다. 앞으로도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그 사랑과 관심에 보답할 수 있게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 아직 한 번도 팬미팅을 못했는데, 내 꿈은 정말 열심히 해서 꼭 한번 팬미팅을 하고 싶다. 팬분들과 얼굴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꼭 갖고 싶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김연중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해프닝, 로맨시크
슈즈: 바이비엘, 모노톡시, 소보제화
모자: 써틴먼스
시계: 오바쿠
헤어: 정샘물 이스트 선주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혜림 팀장
장소: 블랑제 메종 북악(B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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