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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소율 “목표? 대중에게 거부감 없는 연기자 되는 것”

2019-09-20 15:08:38

[나연주 기자] ‘나의 PS 파트너’, tvN ‘응답하라 1997’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 신소율. 주연이나 조연 모두 가리지 않고 어떤 역할이든 그만의 연기로 소화해내며 탄탄한 연기력을 다져오던 그가 벌써 서른 중반을 맞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 연기를 이어가며 동안 미모를 뽐냈던 그이기에 서른 중반의 나이가 더욱 믿기지 않았다. 언제나 밝고 쾌활한 성격이던 그는 이제 조금씩 여유롭고 차분해졌다며 인터뷰 내내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늘 새로운 캐릭터로 우리 앞에 나타났던 그는 이제 나이에 맞는 무색무취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단다. 게다가 목표는 ‘평생 연기하는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 그가 보여줄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더 성숙해진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Q. 근황

“SBS 드라마 ‘빅이슈’가 끝난 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지금은 아직 새 작품들 준비하며 보내고 있다. 아직 촬영은 시작되지 않은 준비 단계다. 오랜만에 영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많이 발전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세월이 지나면서 기억이 왜곡된다고 하지 않나. 어릴 때는 연극을 보고 좋아해서 연기를 시작해야겠다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기억이 흐리다 보니 정말 연기를 해야겠다 마음먹은 건 연극영화과 진학 후 데뷔하고 나서 ‘정말 이게 내 길이구나’ 알게 된 거 같다. 연기가 하고 싶어서 연기를 준비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사실 연예계에 환상이 있었다. 내가 무명기간이 조금 길었다. 6, 7년 정도 됐는데 그 기간에 단역부터 피팅모델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하면서 ‘연기를 정말 해야겠다’ 생각했다. 오히려 열여덟, 열아홉 살 때 들었던 생각은 지금 희미해졌다”

Q. 긴 무명 시절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나

“그 무명 시절에 소송이나 회사 문제도 있었다. 또 여자 나이 스물네다섯 정도 되면 친구들은 졸업하고 취업할 나이인데 난 오디션 보러 다니면서 준비하고 이런 걸 걱정 할 만도 한데 부모님께서 믿고 맡겨주신 편이었다. 그때는 오디션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지금 다시 하려면 그 어린 나이의 열정을 과연 따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때는 아무리 작은 역이거나 잠깐 지나가는 역이라도 그 캐릭터에 대해 공부하고 감독님 앞에서 연기가 아니라 발표하는 식으로 나를 어필하고 그런 시간이 있어서 힘들다기보다는 다시 오지 않을 열정적이었던 시간이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한두 번 오디션을 보다 보면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감독님께 나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대본 공부하고 예를 들어 경찰 역할이면 주위에 수소문해서 수련복이나 경찰들이 평소에 입는 옷이라도 빌리든지 해서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머리가 길어야 하는 역할이면 헤어 피스를 붙이고 갔다 ‘감독님 사실 저는 짧은 머리도 잘 어울려요’하며 한 번 풀어본다든지 그런 걸 되게 많이 했다. 정말 열정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Q.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

“데뷔는 본명으로 했는데 활동하며 이름이 네다섯 번 바뀌었다. 지금은 ‘신소율’이라는 이름이 알려져서 계속 활동하게 된 거다. 처음에는 본명 김정민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오디션장에만 해도 동명이 서너 명이었다. ‘또 김정민이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남자 선배님,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먼저 연기를 시작한 여자 배우분, 프로그래머, KBS 감독님 등등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이름을 중간에 바꿨다가 또 시간이 지나서도 안 되면 바꾸는 식이었다. 제대로 된 회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래왔다”

Q. ‘신소율’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

“어머니가 태몽에 강에서 떠내려오는 밤송이를 치마로 뜨셨다고 해서 그 이름이 됐다. 성은 사무실에서 이 ‘소율’이라는 이름 앞에 모든 성을 붙여봤다더라. ‘신’이 제일 어감도 쉽고 그래서 붙이게 됐다. 미신 같은 걸 믿는 건 아니지만 ‘신소율’이라는 이름을 했을 때 배역에 합격하지 않았다거나 그랬으면 이름을 또 바꿀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지금 이 이름이 운명인가 보다(웃음). 지금은 오히려 본명도 어색하다. 그런데 이름이 워낙 자주 바뀌다 보니 지금까지 내가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필모그래피에 올라가 있지 않더라. 그래서 조금 재미있다(웃음)”

Q. 친구들은 어떻게 부르는지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정민아’ 하다가 모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약속한 듯이 ‘소율이’라 부른다(웃음). 정말 신기하다. 어색해하지 않아 줘서 되게 고맙다”

Q. 최근 작품 ‘빅이슈’에서 한예슬과의 호흡은 어땠나

“한예슬 언니는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에서 만난 적 있다. 처음에 보고 충격받았다. 내가 봤던 연예인 중 정말 가장 예쁘더라. 언니가 긴 머리를 고수하다가 단발로 자르고 대본 리딩에 오셨다. 언니가 한 번 웃으니 그 장소 전체가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꼭 외모가 예뻐서 그렇다기보다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저렇게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겹치는 신이 하나도 없더라. 대본 리딩, 쫑파티, 시사회 때 보고 늘 스치듯 인사만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눈을 마주치며 연기를 했는데 역시 너무 좋았다. 내가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좋아하나 보다”

Q.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나

“언니 인스타그램만 봐도 팔로잉이 0명이더라(웃음). 사실은 그래서 선배들도 그렇고 같은 작품을 하면서 모든 사람과 번호 교환하고 친해지는 건 어렵다. 단체 대화방도 있고 언니가 불편해하실까 봐 ‘언니, 언니’ 이렇게 살갑게 대하지도 않았다. 만약 언니가 이 인터뷰를 본다면 ‘얘가 나를 이렇게까지 좋아했어?’ 생각할지 모를 정도로(웃음). 언니 인스타그램 염탐하면서 지내고 있다”

Q. 주진모와 호흡은?

“주진모 선배님은 엄청 남자다우면서도 섬세하다. 촬영이 너무 많아 피곤하실 만도 한데 늘 후배들에게 먼저 ‘밥 먹었니?’ 물어보시면서 챙겨주신다. 촬영 중간에 결혼하시는 걸 알았는데 결혼 준비하며 예민해질 수도 있는데 엄청 쿨하셨다. 촬영 중간에 결혼 축하도 드리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형 같은 느낌이었다(웃음)”


Q. 본인은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인가

“나는 막내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후배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응답하라 1997’을 찍을 때도 후배들 모두 다 친구 역할이라 친구처럼 지냈다. ‘빅이슈’ 촬영할 때도 같은 팀장 중에서도 내가 제일 나이가 많고 경력도 오래됐다. 그래서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같은 소속사인 김보라와 KBS ‘정글피쉬 2’를 찍을 때도 열 살 차이인데 친구 역이었다. 사실 ‘빅이슈’처럼 전문직 역을 맡은 것도 오랜만이다(웃음). 그 전 작품에서도 항상 막내다 보니 이제 좀 배워가야 할 것 같다. 내 기억에 편하게 해주신 선배님도 있고 어려웠던 선배가 있었으니 나도 편한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Q. 함께 작품 하며 친해진 연예인

“같이 작품 하면서 친해진 분들은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찍으면서 서지혜 언니, 윤소이 언니와 친해졌다.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라 또래 여자 배우들끼리 다 같이 똘똘 뭉치게 됐다. 아직 연락하고 자주 만나고 있다”

“이번에 KBS2 ‘단, 하나의 사랑’에 출연했던 김보미 친구. ‘나의 PS 파트너’에서 마주치는 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어쩌다 친해졌다. 우연히 이사 가는 곳마다 겹치더라. 지금도 우리 집에서 열 걸음도 안 되는 거리에 산다. 그렇다고 매일 보는 사이는 아니지만 친하게 지내고 있다(웃음). 같은 작품 하면서 친구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굉장히 축복받은 일인 것 같다”

Q. 작품 선택 기준

“시나리오, 시놉시스가 중요하긴 하다. 그런데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웬만한 글이 다 너무 재미있더라(웃음). 혼자 해석할 때 감독이 의도한 것도 아닌데 온갖 이유를 다 붙여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는다. 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게 아닌 이상 웬만한 소재와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소속사와 상의를 많이 해야 한다. 독단적으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인생작

“나를 이렇게 만들어 준 인생작이라고 하면 ‘응답하라 1997’과 ‘나의 PS 파트너’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네이버TV 웹드라마 ‘도도하라’다. 임상춘 작가님 작품인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위험하다 싶을 수 있는 소재였는데 재미도 있고 감동, 유머가 있어서 글이 너무 좋았다. ‘이 작가님 정말 잘 될 거 같다’ 했는데 진짜 너무 잘 되셔서 뿌듯하다. 보통은 남녀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거기서는 남자 배우보다는 걸스데이 유라 친구와의 케미스트리가 정말 중요했다. 그런데 정말 잘 맞았다. 사실 촬영도 엄청 전문적인 스케줄이 쫙 짜여있는 체계적인 촬영도 아니었다. 바쁘기도 했고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만족스러웠다. 처음 연기해 봤던 캐릭터라 재미있게 촬영했다”

Q.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

“돌아보면 굉장히 많은 캐릭터를 했다. 인터뷰를 한 걸 보면 ‘저는 밝고 귀여운 역만 해서 이런 역을 해보고 싶어요’ 이런 말을 많이 했다. 드라마에서는 조금 한정적이기도 했지만 영화에서는 정말 많은 캐릭터를 했다. 지금은 나이에 맞는 무색무취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웃음). 원래는 강한 액션, 스릴러를 했다면 지금은 조금 평범한데 그 캐릭터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내가 많이 나오지 않고 캐릭터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캐릭터”

Q.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

“남자 배우는 황정민 선배님. 영화 ‘검사외전’을 함께 하긴 했다. 촬영장에 놀러 간 적 있었는데 선배님이 가지고 있는 여유로움에서 나오는 포스가 있더라. 겹치는 신이 없어서 아쉬웠다. 내가 봤을 때 황정민 선배님은 되게 신비로운 이미지다. 눈동자 색도 그렇고 뭔가 묘한 매력이 있는 분이셔서 한 화면에 같이 담겨보고 싶다. 여자 배우는 이정은 선배님. 보고 배울 점도 너무 많고 실제로 뵌 적 없어서 같이 연기해 보고 싶다”

Q. 모니터링하고 있나

“모니터링을 꾸준히 한다. 인터뷰한다거나 예쁜 척하고 있는 모습, 클립 영상 같은 건 잘 보지 않는다. 원래 민망해서 모니터링을 못 했었는데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하고 연기하는 것과 화면에 담겨서 시청자, 대중들이 봤을 때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더라. 그래서 최대한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예능도 다행인 게 가끔가다 JTBC ‘아는 형님’ 레전드 편이 뜨면 내가 꼭 들어있더라.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웃음). 예능도 신인 때는 ‘내가 여기서 뭔가를 꼭 보여줘야겠어’ 이러면서 준비하고 노력해서 간 예능이 있지 않나. 그건 지금은 너무 부끄러워 볼 수가 없다. 더 시간이 지나면 그 열정과 욕심이 귀여워 보이겠지만 지금은 ‘어머, 내가 저렇게 야망에 가득 찼나?’ 하는 생각 때문에 못 보겠다. ‘아는 형님’은 같은 출연자분들이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진짜 내 모습이 나와서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다. 그래서 예능을 한다면 뭔가 콘셉트 잡고 이런 것 말고 내가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 진행도 한번 해보고 싶다”

Q. 예능을 불편해하는 배우들도 많은데, 진행까지 자신 있나

“나는 예능이 불편하진 않더라. 진행하고 싶은 이유는 가끔 토크쇼 나가면 내가 얘기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듣는 게 너무 좋고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는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듣고 궁금한 걸 시청자 입장에서 질문하고 이런 것들이 힐링이 되더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진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Q. 노래 실력

“노래는 정말 좋아하는데 소속사에서 시키지 않을 거다(하하). 혼자 즐기는 거로. 물론 기교를 꼭 넣지 않아도 되는 OST 같은 기회가 생긴다면 너무 감사히 하겠지만 따로 도전하지 않고 연기를 열심히 하려 한다”

Q.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나

“때때로 너무 바뀐다. 정말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것 같다. 지금 좋아하는 노래 장르는 음원 사이트에서 추천해주는 ‘가을에 듣는 노래’ 재생해서 듣는다”

Q. 과거 Mnet ‘Show Me The Money 4’ 방청객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힙합도 좋아하나

“좋아했는데 계속 느끼는 건 내가 좋아하는 게 너무 많고 시시때때로 너무 많이 바뀐다. 그래서 뭘 좋아하면 혼자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게 제일 낫지 않을까. 한때는 힙합을 너무 좋아해서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힙합 노래를 다 들어본 것 같다. 그런데 그만큼의 애정보다는 조금 식었지만 아직도 관심 있는 뮤지션들의 노래를 찾아 듣는다”


Q. 평소 성격

“날마다 다른 것 같다. 오늘 비가 와서 굉장히 침착해졌다. 하이 텐션인 날은 말도 안 되게 하이 텐션인데 지금은 비가 와서 차분해진 상태다. 평소 성격은 한결같이 에너지가 있지만 이게 연기할 때 그렇게 도움 되지는 않더라. 뭐든 계획적이고, 빠르고, 정확한 삶을 추구했는데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는 여유롭고 안정된 것들을 추구하려고 한다. 아직은 신나는 일이 있으면 너무 텐션이 높아져서 자제하려 한다”

Q. 그럼 술도 좋아하나

“그래서 술도 끊었다(하하). 술은 너무 하이 텐션이라 좋지 않아서 줄였다. 아예 안 마시지는 않는다”

Q. 피부와 몸매 관리 비결

“술을 끊었다(하하). 그것보다 요새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중 하나인데 내 과거 발언들이 너무 부끄러울 때가 많다. 그냥 편하게 ‘피부나 몸매 관리 어떻게 하시냐’고 물어봤을 때 옛날 인터뷰를 보면 너무 전문가인 듯한 멘트를 했더라. 지금 보면 너무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더라. 요새는 붓기 관리를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체리듬에 변화가 생겨서 그런지 예전에는 잘 먹고 잘 운동하다가 좀 쪘다 싶으면 식이요법으로 관리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식이 요법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 원래 밥 먹을 때 국이 없으면 못 먹는 스타일인데 요새는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트륨 때문에 몸이 엄청 붓더라. 물 가지고 다니면서 많이 마시고 나트륨 줄이기. 원래 탕과 국 종류를 좋아한다. 순대국밥, 감자탕, 삼계탕 같은 자극적이고 양념이 많이 들어간 종류의 음식을 좋아한다. 내일 행사가 있는데 끝나면 감자탕을 먹을 거다. 빨리 먹고 싶어 죽겠다(웃음).”

Q. 나트륨 줄이는 것 외 다른 다이어트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굶어서 살을 뺐다. 몸에는 좋지 않지만 정말 급할 때는 굶었다. 그런데 지금은 굶으면 힘이 없어질 뿐이지 살이 빠지진 않더라. ‘단식’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진 않지만 일시적, 간헐적 단식 같은 표현이 많지 않나. 나는 어렸을 때 그런 걸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몸에서 속지 않는 듯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먹지 않더라도 단백질이라도 먹으려 하는 편이다”

Q. 롤모델

“전혜진 선배님과 유선 선배님.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엄청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연기 폭이 엄청 다양한, 꿈꾸고 싶은 롤모델 선배님이시더라. 물론 기억에 남는 작품은 있지만 어떤 작품에서도 그 전 작품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연기 변신을 확실히 하고 커리어를 멋있게 지키는, 흔히 얘기하는 걸크러시더라. 개인적으로 엄청 잘 알진 않지만 만나봤을 때 성격도 엄청 쿨하고 프로 의식이 강한 게 멋졌다”

Q. 유선과 MBC ‘일밤-진짜 사나이 2(이하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을 땐 어땠나

“군대에 있을 때 제일 맏언니라 한없이 잘 챙겨주는 느낌이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카리스마가 느껴져 너무 좋았다. 멀리서 보면 말을 못 걸 것 같은데 ‘언니’ 하면서 달려가면 얼싸안고 좋아하는 게 너무 좋았다. 일할 때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확 드는 게 너무 좋더라”

Q. ‘진짜 사나이’ 촬영은 힘들진 않았나

“얘기하고 싶지 않다(하하). 사실 ‘진짜 사나이’가 자칫 잘못하면 예능 울렁증이 생길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때 당시에는 떠올리기도 싫었는데 지금 만약 다시 가라고 하면 갈 것 같다. 불과 한 일이 년 전만 해도 다시 갈 생각 있냐 물어보면 ‘죽어도 싫다’였는데 지금은 운동도 열심히 했고 마음가짐과 정신력도 조금 더 강해졌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것 같다”

Q. 정말 방송에 나오는 것만큼 힘드나

“사실 그때 몸이 아파서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 너무 해보고 싶었다. 무리해서 간다고 했다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잘 챙겨 먹다 보니 내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시기인 것 같다. 이 마음가짐으로 가면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때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Q. 활동 계획

“다양한 모습으로 많이 찾아뵈려 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걱정되는 게 어린 이미지가 강해서 작품 선택에 있어 제약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올해부터는 주변 인식도 많이 바뀌고 감독님이나 대화를 나누시는 분들이 ‘너도 이제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하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그게 좀 좋더라. 이전에는 어디를 가든 에너지 넘치는 척을 해야 하는 듯한 느낌이고 조금 더 어려 보여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다. 그게 없어지고 나니 편하고 작품 선택 폭도 넓어졌다. 연기할 때 편해질 것 같아서 지금은 내 나이를 찾아가고 있어서 너무 좋다.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도전해볼 수 있는 것들, 이렇게 다양하게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Q. 어려 보인다는 말은 좋지 않나

“어쩔 수 없이 그렇다(웃음). 내가 이십 대 후반과 서른 살 초반에 고등학생 연기를 할 때 어려 보인다는 건 좋았지만 지금 서른다섯인데 어려 보인다는 말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지금 행동이 철이 없었나’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오르더라. 내 나이에 맞는 분위기나 행동을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Q. 목표

“나이 들어서까지 한결같이 대중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연기자가 되는 것, 평생 연기를 하는 게 목표다. 이게 많은 걸 내포하는 게 거부감이 없고 평생 연기를 하려면 연기는 기본이고 인성도 더 따라줘야 하고 활동 기간 내에 구설수나 사고 같은 것도 있으면 안 되지 않나. 연기만 꾸준히 잘하며 계속 가는 것도 힘든 일이라더라. 모든 게 다 갖춰져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연기도 잘하고 바르게, 잘 사는 게 목표다”

Q. 욕심나는 수식어가 있다면?

“‘믿보배’가 가장 탐난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나연주
포토그래퍼: 백진상
영상 촬영, 편집: 문익성
의상: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로맨시크
주얼리: 미드나잇모먼트 FOR 하고
슈즈: 레이첼 콕스
헤어: 러비 가희 실장
메이크업: 러비 조아 원장
장소: 데이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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