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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지욱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2019-12-02 14:33:51

[이혜정 기자] 눈빛부터 행동, 쏟아내는 말까지 모든 것이 뜨겁다. 가요계에 열정맨 유노윤호가 있다면 배우 중에는 윤지욱이 열정 계보를 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 남자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배우 윤지욱은 열정과 겸손이라는 말을 빼 놓으면 설명할 수 없는 사람.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데뷔한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목마름과 열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윤지욱. 자신이 맡은 역할을 위해 에이포 15장 분량의 분석을 척척 해내는 그에게서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끝 모를 집념이 느껴졌다.

열정이 넘치는 윤지욱은 겸손함도 함께 갖췄다. 연기에 대한 불타는 열정은 그를 더욱 겸손하게, 낮은 자리로 이끄는 듯 그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역할, 몇 개의 작품, 인터뷰 자리까지 과분하다고 손사래 치기 바쁘다. 열정과 겸손함을 무기로 닿지 못할 곳이 어디 있을까. 자신에게 다짐한 것은 꼭 이뤄왔던 윤지욱의 과거처럼 올해부터 윤지욱이 열심히 뛰기로 다짐했다는 3년. 눈에 띄게 빛나는 배우로 발돋움해 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Q. 화보 촬영 소감

“계속 bnt 화보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기다려 온 촬영인 데다 생애 첫 화보라 긴장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았는데 스태프분들이 편하게 잘해 주셔서 마음 놓고 촬영을 했다.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때마다 작가님들이 힘들어하시는데 이번 bnt 촬영으로 자신감을 많이 받고 간다. 감사하다(웃음)”

Q. 근황

“최근에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라는 작품에 참여했고 9월에 다 끝났다. 촬영 종료 후에 여행도 좀 다니면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에서 유쾌한 음악 선생님 강우진 역을 맡았다. 평소 성격도 활발한 편인지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되게 밝은 성격이었다. 남들 눈에는 항상 유쾌한 사람, 밝은 사람. 오히려 서른이 지나고 나서 내 안에 조금 새로운 모습이 있더라. 낯가림도 심하고. 근데 사람들은 안 믿는다. 허언증이라고(웃음). 내 안에 여러 모습이 있으니 작품 할 때마다 나한테 있는 모습 그리고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원하는 캐릭터의 모습 사이에서 교집합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Q. 캐릭터를 구축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한 대로 원래 내 모습과 캐릭터 사이에서 교집합을 찾으려 하기도 하고 내가 맡은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았으면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상상하면서 캐릭터를 만든다. 이번에 ‘미스터 기간제’ 강우진 역할에서는 조정석 선배도 생각했고, 강기영 선배, (이)동휘가 이 역할을 맡아 연기하면 어떤 모습일까를 떠올려 봤다”

Q. 스무 살까지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갑자기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운동을 하면서는 어쩔 수 없이 조금 억압된 삶을 살았다. 많은 규칙에 규율에 매일 운동을 하니까 생활 사이클이 똑같고. 그러다 보니까 온전한 나로서의 모습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3학년 때 합숙 훈련하면서 우연히 기숙사에서 드라마 한 편을 봤다. 2002년에 방영한 SBS 드라마 ‘피아노’였는데 그 작품을 보고 배우들이 굉장히 자유롭게 논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저렇게 한번 해볼 수 있을까?’, ‘저 사람들 되게 부럽다’라고 생각을 하던 찰나에 다치면서 운동을 그만두게 됐지. 그러면서 ‘나도 한번 연기학원에 다녀볼까?’라고 생각했던 게 시작이었다. 딱 반년을 준비해서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Q. 연기 수재들만 간다는 서울예대 출신이다. 학교생활은 어땠나

“일단 동기 중에 잘 된 친구들이 너무 많다. 이동휘, 조복래, 그리고 차지연 누나, 권혁수. 지금도 동기끼리 단체 카톡방도 있고 연락도 하는데 학교 다닐 때 그 친구들은 워낙 연기를 잘했었다. 나는 노력만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는데 동기들이 너무 연기를 잘하니까 거기에 충격을 받고 휴학을 하려고 했었다(웃음). 그래서 선배님한테 물어봤었다. “선배님, 동기들이랑 너무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다. 다들 너무 잘하는 것 같다”라고 하니까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 학교에서 배우려고 오는 거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동기들을 보면서 ‘쟤는 왜 저렇게 할까, 왜 저렇게 잘할까’를 생각하면서 많이 보고 따라 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은 조금 더 성장하려고 노력을 하는 과정이었다”

Q. 대구 출신으로 서울로 상경한 지 15년, 처음엔 사투리 억양을 고치는데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도 사투리 억양이 있다고 놀림 많이 당한다(웃음). 처음에는 발음도 안 좋고 사투리 억양도 있어서 주변 동료들이나 친구들한테 사투리 쓸 때마다 뺨을 한 대씩 때려달라고 했다. 진짜 많이 맞았다(웃음). 내 말투를 녹음하고 다시 들어보면서 사투리를 교정하려고 노력했다”

Q. 반면 사투리가 도움이 된 적도 있을 것 같은데

“분명히 있다. 일단 주요 배역이 아닌 역할에 캐스팅됐을 때는 감독님이랑 얘기한다. 내가 사투리를 쓸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대사나 상황을 만들어왔다고 하면 거의 좋아해 주신다. 유지태 선배가 연출했던 ‘마이 라띠마’라는 영화에서도 사투리를 썼었고, 2017년 드라마 SBS ‘아임쏘리 강남구’에서도 사투리를 썼었다. 감독님께 내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셨다”

“근데 이런 내 제안이 타당성이 있으려면 그 인물의 히스토리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정말 캐릭터에 대해서 빼곡하게 준비를 해간다. 그리고 굉장히 맡고 싶은 역할의 미팅이나 오디션을 볼 때는 시놉시스를 미리 받으면 정말 15장 정도 내외로 캐릭터와 그 상황, 배경 등에 대해서 상상을 한다. 그리고 정리해서 가져간다. 내 모습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이라서 읽어주십사 부탁드린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다(웃음)”

Q. tvN 드라마 '감자별 2013QR3'에서는 이순재와 MBC 드라마 '엄마의 정원'에서는 고두심과 함께 연기를 소화했다. 대선배와 연기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일단 ‘미스터 기간제’ 촬영할 때 적응이 안 됐던 게 자주 부딪치던 배우들이 윤균상, 금새록, 예원인데 다 동생들인데 나보다 유명하지 않나(웃음). 그래서 오히려 그들을 대하기가 조금 어렵더라. 그런데 (윤)균상이 같은 경우는 “형이 편하게 해줘야 나도 편하게 해줄 수 있어”라고 말해준 게 시발점이 돼서 다들 좀 편하게 지냈었지. 그때 왜 내가 이렇게 어린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낄까 하는 생각을 해봤더니 지금까지 선생님들, 선배들 밑에서 동생, 막내 역할로만 연기했다 보니까 또래나 동생들을 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더라”

“그런 면에서 예전에 선생님들 밑에서 연기를 함께할 때 굉장히 배운 것도 많고 그분들은 모르시겠지만 나는 도움을 받은 게 많다(웃음). 고두심 선생님의 경우에는 내가 지금도 연락을 자주 드린다. 선생님이 신인 배우들, 그리고 젊은 배우들에게 NG 내는 건 당연한 거라고 오히려 북돋아 주셔서 긴장도 많이 풀 수 있었고 용기도 얻었고, 지금도 작품 들어가면 선생님께 종종 연락한다. “선생님 저 작품 됐어요”하면 “아이고 이놈아”이러시고(웃음)”


Q. 드라마 ‘엄마의 정원’ 촬영 당시엔 매니저도 소속사도 없었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어떻게 캐스팅됐는지 궁금하다

“기자님도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내 안에 정말 미친 열정이 있다. 나는 스스로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나보다 잘하는 배우들도 많은데 나는 운이 좋아서 한두 작품을 해왔다고 생각했고. ‘엄마의 정원’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지금보다 더 심했다. 당연히 내가 상품성이 없으니까 회사가 없겠거니 생각해서 오디션도 더 열심히 보려고 했다. 이 역할 같은 경우도 처음엔 그저 하숙생 1 이었다. 고정으로 출연하는 작품이 거의 처음이라 태블릿 PC, 노트북, 핸드폰 3개를 켜놓고 카메라라고 생각하고 수시로 연습했다”

“어느 날에는 (고)두심 선생님 생일 장면 촬영이 있었는데 동료 배우랑 대기실에서 파티 노래를 부르면서 애드리브를 짜고 있었다. 그걸 우연히 고두심 선생님이 보셨고 리허설 때 감독님께 그걸 말씀해주셨다. “이놈들 이거 열심히 한다”고. 그래서 그런지 그때부터 배역 이름도 생기고 출연 장면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그때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나씩 만들어 가다 보니까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구나. 눈에 띌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무작정 열심히 했다”

Q. 얼마 전 영화 '기방도령' 출연은 물론 과거 KBS 드라마 '추노'에서도 열연하는 등 시대물 경험도 있는데. 사극과 현대극 촬영의 차이점이 있다면

“사극 같은 경우는 솔직히 좀 외진 곳에서 촬영하는 것도 많아서 이동 거리도 길고… 환경적으로 만약에 내가 노비 역할이면 겨울에도 짚신을 신어야 하지 않나. 그런 게 좀 힘들고, 대사도 안 쓰던 말들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반면 현대극은 일상생활에서 늘 일어나는 일들, 내가 듣거나 간접경험을 할 수 있고, 책에서도 느낄 수 있어서 조금 수월한 것 같고… 하지만 정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뭐든 잘할 수 있는 배우가 꿈이다(웃음)”

Q. 앞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배우 유지태가 처음 연출에 도전한 영화 '마이 라띠마'에 출연했다. 원래 분량이 얼마 없었지만, 미리 준비한 애드리브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어필했다고

“일단 캐스팅되고 봤더니 중요한 장면이 있는 경찰 역할이었다. 대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캐릭터나 상황에 대한 상상은 많이 했던 것 같다. 근데 한 번쯤은 유지태 선배님이 그냥 편하게 해보라고 할 것 같았다. 마침 기회가 와서 옳거니 하고 준비한 애드리브를 했는데 안 끊으시더라. 정말 A4용지 한 장 반 정도 애드리브를 해도 아무 제지도 안 하시고 좋아해 주셨다. 같이 있던 주인공 역할이었던 배수빈 형님이 “네가 주인공이냐?”라고 할 정도로 농담을 하고 가셨는데 그런 상황 자체가 그저 감사했다”

Q. 연기하며 유지태에게서 들은 조언이 있다면

“너무 자랑 같은데(웃음). 그냥 왜 이렇게 잘하냐고 하셨었다. “야, 너 너무 열심히 잘한다”고. 그리고 그 작품이 선배님이 그 해 연출하신 휴대폰 광고에도 출연했었다. 거기서 역무원 역할을 맡았다. 정말 감사한 순간이었다”

Q. 연기할 때 자신이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일일극을 하다 보니까 과했던 것 같다. 시청자들이 설거지할 때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이제 주말 드라마도 해보고, 미니시리즈도 해보고 하면서 작품 환경도 많이 달라진 것 같고 톤도 많이 달라져서… 우선은 작품과 캐릭터에 나부터 많이 공감하려고 한다. 내가 공감을 못 하면 보는 사람도 공감을 전혀 못 하겠다고 생각해서 일차원적인 것에서 출발하되 ‘이 사람이 뭔가 특징이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안 보이는 특징도 믿게끔, 공감할 수 있게끔 많이 만든다. 이 작업을 잘못하면 오버가 되고 잘 되면 생활 연기가 된다”

Q.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모임 ‘저수지’. 이동휘, 조복래, 박형수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속해있다고 들었다. 평소에도 자주 교류하고 지내는지

“다 개구쟁이들이다. 모여서 축구도 하고 MT도 가고, 오늘 bnt 화보 촬영한 것도 말했다(웃음). 같은 길을 걷는 친구들이 있어서 연기적으로는 이런 게 많이 도움 되는 것 같다. 서로 피드백도 받고. 아직 동기들과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데 그런 일이 생긴다면 굉장히 어색할 것 같다.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것보다 더 긴장될 것 같고(웃음)”

Q. 동기들 외에도 친해진 동료가 있다면

“작품을 할 때마다 친한 동료가 한두 명씩은 꼭 생기는 것 같다. ‘엄마의 정원’ 때는 독립영화 계의 하정우라는 정영기 배우, 그리고 ‘별이 되어 빛나리’ 때는 차도진 형, 고원희. 근데 그때는 선배들이랑 더 많이 친해졌던 것 같다. 김예령 선배님, 송영재 형, 임호 선배. 임호 선배한테 형이라고 한다(웃음). 그리고 이번 작품은 (윤)균상이, (금)새록이, 예원 등등”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

“약간 센 캐릭터를 하고 싶다. 무표정에 눈을 내리깔고 있으면 무서워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최근에 캐스팅됐던 역할을 보니까 거의 다 밝은 역할이었다. 그 점이 궁금해서 감독님들한테 여쭤보니까 “허우대는 멀쩡한데 네 체격에 웃긴 캐릭터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모험이기는 하지만 그게 조금 신기한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라고 하시더라. 이유가 무엇이든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영화 ‘아저씨’의 김성오 선배님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 좀 센 역할들도 해 보고 싶긴 하다”

Q.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

“황정민 선배, 설경구 선배, 이병헌 선배 등 너무 많다. 김성오 선배와도 함께 해보고 싶고. 예전에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경력 차이도 많이 나는 선배님들과 연기를 함께 하며 배우고 싶었는데 요즘에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선배들과 연기를 하며 이것저것 배우고 싶더라. 그래서 김성오 선배가 요즘 더욱 눈에 띄는 것 같다”


Q. 롤모델도 있을 텐데

“워너비인데 황정민 선배님 너무 좋다. 예전에 우연한 기회에 술자리에서 한번 뵌 적이 있는데 한번 한 적 있는데 너무 소탈하시더라.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Q. 누구나 데뷔하면 닮은꼴 이야기를 피할 수 없는데. 닮은꼴 스타가 있다면

“나는 닮은 꼴이 너무 많다. 일단 축구선수 이동국 선수 닮았다는 이야기를 약 67만 번 정도 들었고(웃음) 이건 약간 욕먹을 수도 있는데 살이 정말 많이 빠졌을 때는 현빈 선배님 살짝(웃음). 그리고 광대 없는 이종석 씨(웃음)”

Q. 연기 외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

“예능은 해보고 싶다. 학교 다닐 때 교내 행사 MC는 내가 다 맡았었다. 축제부터 발대식까지. 그래서 졸업하고 연기를 시작했을 때 동기들이 되게 의아해했다. MC나 이런 분야로 나갈 줄 알았는데 연기를 한다고 했었지. 그래서 그런지 기회가 되면 예능을 하고 싶은데 내가 너무 두서가 없고 필터가 없어서 조금 위험할 것 같긴 하다(웃음). 신선할 수는 있는데 약간 눈치가 생길 때 기회가 온다면 출연해 보고 싶다.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SBS ‘런닝맨’. 운동선수를 오래 해서 체력은 좋다. 지치지 않고 오래 잘 뛸 수 있다”

Q. 어느덧 데뷔한 지 10년이 가까워져 온다. 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봤을 때 어떤 감회가 드나

“2004년에 서울에 처음 와서 봤더니 사는 곳에서 한강이 제일 가깝더라. 뚝섬 유원지에 가서 ‘10년 뒤에는 내가 어떤 배우가 돼 있을까. 부끄럽지는 않아야겠다’라고 다짐하고 10년을 정말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이렇게 예상한 몇 년 뒤에 꼭 뭔가를 했었다. 처음 한강을 찾고 10년 뒤인 2014년에 ‘엄마의 정원’이라는 작품을 했고 다시 한강을 갔었다. ‘5년 뒤에는 내가 어떤 배우가 돼 있을까. 책임감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다시 5년을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보니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3번째 주인공도 해봤고, 이번에 ‘미스터 기간제’도 해봤고 영화도 해봤다. 그래서 ‘미스터 기간제’ 촬영할 때 다시 한번 한강에 갔었다. 이번엔 시기를 줄였다. 앞으로 3년, 정말 열심히 해 보자”

“내가 뭐라고 활동하고 있는 게 지금도 신기하다. 인터뷰하는 것도 신기하고. 연기를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인간다운,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다”

Q. 취미가 있다면

“많은 분이 내게 제주도에 집이 있는지 자주 물어본다. 1년에 5~6번 정도 가는데 제주도 가면 일단 너무 좋다. 뷰도 좋고. 내가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보면서 너무 공감되더라. 하정우 선배님이 무명 때 유일하게 내 신체와 정신이 허락했던 것은 걷는 것밖에 없다는 게 너무 공감이 갔다. 나보다 많이 걷는 배우를 두 명밖에 못 봤다. 하정우 선배랑 이동휘. 동휘도 무명일 때 대학로에서 자기 집까지 걷고, 천호대교를 건너면서 “배우 잘하고 싶다”라고 소리 지르면서 걸었다고 하더라. 나도 걸으면서 많이 힐링하고 여러 가지를 느낀다. 그래서 걷는 게 취미라면 취미고 사서 공무원인 친누나 덕분에 책도 자주 접하게 돼서 책 읽기도 취미다”

Q. 배우 생활을 하면서 슬럼프도 있었을 터. 슬럼프가 가장 심했을 때와 극복하는 법이 있다면

“슬럼프… 다름 아닌 요즘인 것 같다. 활동하는 지금, 마음이 제일 불안하다. 예전에는 뭣도 모르고 패기로, 힘으로만 연기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눈이 뜨였는지 좋은 연기도 많이 보이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왜 저 배우처럼 이렇게 유연하지 못할까, 저 배우는 이렇게 하네, 나는 왜 생각 못 했을까”처럼 유연하지 못함에 대한 자괴감이 많이 들더라”

“극복법은 딱히 없다. 그저 받아들였다. ‘나는 부족한 배우다’라는 걸.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발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솔직히 나는 잘생긴 배우도 아니고 멋있는 배우도 아니고 그냥 ‘연기를 잘 해야 하는 배우’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연기에 많은 포커스를 두고 있다. 더 발전하고 싶고 잘하고 싶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이 걷고 생각하고, 문제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Q. 활동 계획

“지금 얘기 중인 드라마랑 영화가 있다. 한창 조율 중이고 일이 잘된다면 내년 상반기쯤 시청자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Q. 목표

“목표가 있다면 오디션 안 보는 배우. 미팅만으로도 캐스팅이 이루어지는 배우. 또 혹시라도 다음 bnt와 인터뷰할 때는 다양한 작품, 다양한 역할을 연기한 후였으면 좋겠다. 그게 지금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지내려고 한다. 최대한 다양한 역할, 캐릭터 등 색다르고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지오송지오, 모호, my Favorite is, 제너럴아이디어 스탠다드
슈즈: 르꼬끄
스타일리스트: 민희진 실장, 양희선 실장
헤어: 코코미카 시연 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지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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