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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곤 “항상 마음속에 되뇌는 문장이 있다면 ‘괜찮은 사람이 되자’라는 말이에요”

2022-06-13 14:28:00

산뜻한 숨, 공백의 시간, 생동하는 김진곤의 꿈.

[박찬 기자] 불완전한 청춘을 품어가는 이들에게 꿈은 가감 없이 찾아온다. 길 잃은 자유에 조그마한 물살이 피어나듯, 마음 깊이 새긴 목표는 본연의 획으로 그 새파란 가능성을 되짚어나간다.
과거 Mnet ‘프로듀스 X 101’에서 꿈 많은 모델 소년으로 얼굴을 내비친 김진곤 또한 그 경우에 해당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감정과 인간관계를 끊임없이 배워 나갔다는 그는 단순한 명예와 성공이 아닌, 건강하고 굳건한 가치에 주목한듯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델이나 배우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항상 마음속에 되뇌는 문장이 있다면 그건 ‘괜찮은 사람이 되자’라는 말이에요. 아마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일 거예요”
KBS 2TV ‘학교 2021’ 이후 힘차게 연기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어떤 마음일까. 김진곤은 이내 신중한 목소리로 지금의 목표, 그 안에서의 행복과 기대감에 대해 진솔히 답해나갔다.
Q. 진곤 씨와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거다. 별다른 디렉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콘셉트를 이해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에스팀 동료와 함께한 이번 촬영은 어땠나
“감사하다(웃음). 화보 촬영 자체를 재밌게 즐기는 편이다. 이번에도 기대했던 대로 흥미로운 촬영이었다. 콘셉트에 대한 욕심도 결과물에 고스란히 잘 묻어나온 느낌이고. 촬영에 동행한 세원이와는 98년생 동갑 친구지만 작업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고 즐거운 하루가 되었던 것 같다”
Q. 과거 주근깨와 보조개를 자신만의 차별점으로 꼽기도 했다. 그 덕분에 소년적인 무드의 화보 섭외가 많을듯싶은데, 더 강렬하고 매니시한 콘셉트의 촬영에 욕심날 때는 없는지
“어릴 적 콤플렉스였던 주근깨가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곤 한다. 모델 일을 하며 뵙게 된 관계자분들이 예뻐해 주신 덕분에 내 주근깨를 더욱더 사랑하게 됐다(웃음). 아울러 소년미 넘치는 콘셉트의 화보를 많이 찍게 되었는데, 가끔 한 번씩은 강렬하고 매니시한 콘셉트에 도전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앞으로는 더 다채로운 분위기와 콘셉트에 주근깨를 활용해보고 싶다”
Q. ‘프로듀스 X 101’을 통해 김진곤을 접하게 된 팬들이 많다. 모델 활동을 하다 갑자기 출연하게 되지 않았나.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그 계기를 밝혔겠지만, 그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엔 장교가 꿈이었는데 아이돌 소속사의 오디션을 접하며 갑작스레 예술 계열로 진로를 변경하게 됐다. 결국 (그 오디션에) 합격하진 못했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의 나에겐 그 자체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고, ‘모델’이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듀스 X 101’에 나가게 되었는데 ‘이 악물고 끝까지 최선 다해보자’라는 심정이 주요했던 만큼, 더욱 뜻깊은 여정에 맞닿을 수 있었다” 
Q. 방송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모습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나만의 강점, 단점을 더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였을 듯 한데
“아무래도 다른 연습생분들에 비해 춤&노래 같은 기본기가 많이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웃음). 또 한 가지 생각난 게 있다면 바로 눈물 흘렸던 경험. 경연이 끝난 뒤 팀 멤버들의 얼굴을 보며 울었던 기억도 있고, 탈락했을 때 혼자서 울었던 기억도 있다. 평소 눈물이 거의 없는 편인데 연습생분들과 함께 생활하고 연습하면서 이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정말 많이 느꼈다. ‘정’이라는 감정이 특히나 크게 와닿았고. 이런 모습들이 결코 강점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켜준,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낯선 분야에 도전하고 경험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프로그램을 통해서 느끼는 새로운 감정, 새로운 인간관계를 끊임없이 배워 나간 느낌이다. 사소한 듯 보이지만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그런 가치 말이다”
Q. 방송 덕분인지 몰라도 SNS를 보면 팬층이 훨씬 두터워졌다. 지금껏 자신에 대해 들어본 댓글 중, 다시 생각해봐도 쑥스러운 멘트가 있다면
“칭찬에 정말 약한 편이다(웃음). 팬분들이 표현해주시는 칭찬이나 댓글을 보면 그날 하루 내내 즐겁다. 한편으론 쑥스럽기도 하고, 나를 좋아해 주신다는 점 자체에 큰 감사함을 느끼곤 한다.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하고 싶다”
Q. 경남 거제 출신이라고 들었다. 서울 상경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문득 고향에서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는지
“올라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서울이 마냥 좋았는데, 차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고향의 편안함이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다. 명절이나 휴가철이 다가올 때면 스케줄을 2주 정도 비우고 고향에 내려갔다 올 정도다(웃음). 아무래도 거제엔 가족들과 고향 친구들도 있다 보니 편안한 마음이다. 특히 본가에 있을 때의 아늑함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섬이다 보니 바닷가와 가까워서 심심하면 친구랑 바람 쐬러 갈 때도 있고. 가끔씩 고향에서의 소소한 시간이 내겐 정말 큰 행복감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래도 지금은 ‘살짝’ 서울 사람 다 되었다고 생각한다(웃음)”

Q. ‘학교 2021’에서 ‘홍민기’ 역을 맡아 연기자 활동에 도전하게 됐다. 본인이 느낀 연기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연기란 참 다양한 매력을 지닌 분야인 것 같다.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특히나 그렇다. ‘학교 2021’에서의 ‘홍민기’는 실제의 내가 아닌 그냥 ‘민기’ 그 자체의 모습이지 않나. 이런 값진 경험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낀다. 물론 그만큼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할 요소가 많겠지만 말이다”
Q. 연기 레슨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들었다. 어느 오랜 경력의 배우가 말하길 ‘연기는 배울수록 어려운 세계’라고 하더라. 본인 또한 이 표현에 동감하는지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의 입장에서 선뜻 대답하기 어렵지만, 지금 당장 내가 가장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인 만큼 최대한 즐겁게 임하고 있다. 연기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신경 쓸 부분이 많기에 더 어렵게 느껴질 거라고 예상한다”
Q. 모델이자 신인 배우인 김진곤에게 ‘열심히 산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가끔 입버릇처럼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말을 되뇌곤 한다. 본인만의 목표가 잘 잡혀 있고, 주어진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다 보면 차츰차츰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그 목표 지점 앞까지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모델로서, 엔터테이너로서 가장 크게 영향받은 이를 꼽자면. 롤모델도 괜찮다
“처음 모델이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믿는다고, 자신은 어릴 때 하고 싶은 것들을 못 했다며 날 응원해주시더라. ‘우리 아들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날 믿어주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난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아버지 말씀이 있었기에 ‘더 열심히 살아야지’, ‘성공해야지’라는 목표가 뚜렷해지기도 했고.
“이에 덧붙여서 나에겐 모든 선배님들이 동경의 대상이고, 그분들에게 배울 점 또한 무수히 많다. 멋진 선배님들 덕분에 힘들더라도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켜 세우게 된다”
Q.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을 맡기 위해서 늘 경쟁을 거쳐야 하지 않나. 그런 과정에서 지치는 순간이 찾아오진 않는지
“자기 일에 지치는 순간이 오는 건 누구나 다 똑같겠지만, 그걸 얼마나 잘 견디고 이겨내느냐에 따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확신이 새겨진다고 믿는다. 물론 내게도 그런 순간이 온 적 있지만, 그 불안감이 크게 와닿은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 스스로 ‘이런 것도 각오 안 하고 거제에서 올라왔어?’, ‘경쟁은 당연한 거고 쉽게 올라가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자’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곤 한다”

Q. 새로운 일에 대한 동력이 크다는 걸 느낀다. ‘프로듀스 X 101’ 때도 그렇고, 연기를 시작했던 ‘학교 2021’도 그렇고. 새로운 일에 대한 의지가 유독 강하다
“앞서 말했듯 새로운 것, 신선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편인 만큼 목표 지점에 대한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즐거움도 놓치지 않는 편이고(웃음)”
Q. 과감하고 적극적인 도전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 많이들 놀랐을 듯싶은데
“원래 나를 알던 분들은 놀랐다기보단 오히려 이런 내 도전을 응원해주실 때가 많았다. 그 응원이 있었기에 더 큰 힘을 받고 정진할 수 있었다”
Q. 연기나 모델 활동이 아닌, 또 다른 관심사가 있다면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최근엔 모델 축구팀에 들어가 매주 축구 경기를 뛰고 있다. 그 외에도 볼링 등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며 쉬는 날을 보내고 있다”
Q. 최근 가장 설레거나 흥분되는 일상 속 사건
“한창 바쁘던 중 친한 형들과 함께 시간을 내어 여행을 다녀왔다. 낚시도 하고 고기도 구워 먹다 보니 아무 걱정 없는, 정말 온전한 하루를 보내게 되더라. 그게 가장 최근 즐거웠던 기억이다. 일하는 중간중간 이렇게 짧게라도 여행을 가게 되면 그만큼 설렐 수가 없다”
Q. 지금보다 더 나은 모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
“지금보다 더 나은 모델이나 배우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마음에 새기는 말이 있다면 ‘괜찮은 사람이 되자’라는 것. 정말 유명한 모델이나 배우가 된다고 해도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도 평생 노력해야 하는 숙제라고 느낀다”
Q. 20대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 3가지를 꼽자면
“사실 20대가 다 가려면 아직 5년이나 더 남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웃음). 하나 확실한 건 대중분들께 좋은 작품의 주연으로서, ‘연기 잘하는 배우 김진곤’의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거다”
Q. 어렴풋이 그리는 올해 하반기의 목표와 계획
“올 하반기에도 좋은 작품을 만나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해나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탄탄하고 안정적인 기본기가 필수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건강이 최우선인 만큼, 올 한 해도 건강히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두윤종
의상: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8 by YOOX, COS, JW 앤더슨(JW Anderson)
슈즈: 닥터마틴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이솔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은선 원장
플로리스트: 유지혜(플라워바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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