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History Talk] 미우치아 프라다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한다”

2014-04-07 10:03:24

[최원희 기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은 매우 쉽다. 나는 일명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매우 지루하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나쁘고 틀린 것을 가지고 작업해야만 한다”

자신은 디자이너에게 아이디어만 건내줄 뿐이라며 스스로를 ‘옷 만드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미우치아 프라다. 그는 자신을 패션 아티스트라고 칭하지 않는다.

절제된 우아함, 깔끔한 면 처리, 정교한 재단기술로 유명한 그는 이탈리아 공산당 및 여성연맹의 일원으로 여권신장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활동에 참여한 바 있는그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시선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다.

■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다”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프라다를 설립한 창업주가 마리오 프라다라면 전세계로 이름을 알린 이는 외손녀 미우치아 프라다다.

1949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서 태어난 그는 독창적인 여행가방을 만들던 할아버지 마리오 프라다가 운영하던 가죽 사업을 이어 받게 된다. 하지만 보수적인 가풍 속에서 다소 검소하게 자라난 그의 패션 지식은 옷장에서 나오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도 쇼핑이나 옷장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하는 그는 무역박람회에서 우연히 만난 남편 베르텔리의 힘을 얻어 1985년 포코노 나일론 소재로 만든 토트백을 선보이게 된다. 이 가방은 예상대로 새로운 트렌드의 바람을 일으키며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다른 나라에서 밀매업을 하고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이 백을 못 구해서 안달이 날 정도로 인기는 치솟았고 미우치아는 1980년대 초 유명 백화점들에 가방을 납품하기 시작한다. 진취적인 부인을 디자인을, 천재적 사업가 베르텔리는 경영을 책임지며 완벽한 호흡을 바탕으로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된 것.

1989년 이를 계기로 여성복으로의 확장을 꾀했고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옷들을 바탕으로 단순함 속에 럭셔리를 가미시킨다. 이후 아방가르드하고 센스 있는 뉴 브랜드 미우미우, 남성복, 언더웨어 등의 많은 라인은 만인의 공감을 사며 승승장구한다.

■ “나는 늘 사람들을 관찰한다. 무슨 옷을 어떻게, 왜 입었는지 살펴 본다”


1990년대 초반의 프라다는 정통 클래식을 제안했다. 1996년 미니멀룩을, 97년에는 아방가르드룩을, 1998년에는 사이버 패션을 제안하며 2005년에 독특한 콘셉트로레이디라이크룩을 제안하기도 한다.

전세계 300개가 넘는 직영매장에 영화에 참여하고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패션디자이너위원회에 추천되기도 하는 프라다는 제품의 퀄리티를 위해 라이선스 계약은 맺지 않는다. 이를 통해 독자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프라다는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30인의 여성 중에 미우치아 프라다를 선정하기도 한다.

한 때 정치학을 전공하며 이탈리아 공산당과 마임 아티스트로 활동한 적도 있는 미우치아의 경험은 반동과 상업에 있어 균형을 맞추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프라다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은 그의 실용주의적인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내가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다 보면 성공은 나중에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아방가르드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미우치아 프라다. 그는 현재 자신의 영역을 여성복부터 언더웨어까지 다양한 라인으로 넓혀가고 있다.

실험적인 작업으로 여러 콘셉트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디자인이나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예술에 관심이 많아 예술후원사업을 펼치기도 하며 자신의 생각을 펼쳐낸다. 하지만 프라다의 모든 라인이 항상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경제 불황과 나일론 백의 인기 하락과 모조품에 의한 악재로 하락세를 피해갈 수 없었던 프라다는 1996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의상에 이은 2006년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예술 자체를 추구하는 감각적인 브랜드로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패션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옷을 만드는 미우치아 프라다. 그는 지금도 “내가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다 보면 성공은 나중에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고 말한다. 매 컬렉션마다 실용성을 추구하며 본능에 충실하는 미우치아의 고집이 프라다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았을 것이다. (사진출처: 프라다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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