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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Talk] 캘빈 클라인 “인간의 맨 살갗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2014-04-21 10:02:28

[최원희 기자] “나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끌어 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굉장한 힘이 나는 일이다”

유니섹스 풍의 느슨한 트라우저, 셔츠 재킷, 뉴트럴 컬러의 블레이저와 피 코트. 미국 패션의 혁신성을 주도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뽑히는 캘빈 클라인의 디자인은 제한적이면서도 심플하다. 그리고 실용적이다.

시대 정신에 맞는 새로운 스포츠웨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재단, 뉴트럴 컬러에 기초한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유명한 그는 깨끗하고,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옷들을 선보인다.

■ “심플한 것과 재미없는 것은 다르며 패션은 단순하면서도 부드럽고, 고급스러워야 한다”

뉴욕 브링크스 출신의 옷에 집착하던 괴짜 소년 캘빈 클라인은 FIT 패션스쿨을 졸업하며 디자이너의 길에 올랐다.

그의 뒤에는 항상 숙련된 재봉사 출신의 우아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가 바느질을 가르쳐 주곤 하면서 옷에 대해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패션숍에 데리고 다니며 그의 꿈을 응원해준 것.

졸업 후 댄 밀스테인의 어시스턴트로 취직해 뉴욕의 숙련된 드레스 메이커들과 코트 메이커로 일을 하게 된 그는 디자이너의 배려로 파리 오트 쿠튀르의 세계를 접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스케치로 다시 옮기는 작업들 속에서 컬렉션뿐만 아니라 스트릿 패션의 영향을 받으며 1968년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베리 슈워츠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독립한다.

작은 규모의 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디자인한 옷들은 나오자마자 판매되었고, 이 때 베리 슈워츠와 비즈니스 파트너로 손을 잡으며 캘빈 클라인의 역사는 시작됐다.

■ “저는 사람들 뒷모습에서 제 상표를 보는 게 즐거워요”


캘빈 클라인의 이야기는 영화 속의 한 장면과 같은 우연이 만들어냈다. 그 해 3월, 뉴욕 7번가의 요크 호텔을 빌려 작은 쇼룸을 열었는데 본위드 텔러 백화점의 머천다이즈 매니저였던 돈 오브라이언이 실수로 엘르베이터의 층을 잘못 내리면서 그의 옷들을 접하게 되었고 패션계의 실력자 밀드레드 커스틴 사장과의 미팅을 주선하면서 성공의 기회를 잡은 것.

본위드 텔러의 전폭적 지원 하에 컬렉션을 전개하게 된 그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사업 기반을 확립할 수 있었고 디자이너로서 이름을 알렸다.

‘모던’의 대표주자로 불리우는 캘빈 클라인은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인 풀오버, 셔츠웨이스트 드레스와 같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대중성과 동시에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갖춰갔다.

그는 트렌드를 읽는 날카로운 눈을 가진 디자이너로서도 평해진다. 당시 미국 사회를 옥죄고 있던 성해방운동을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작업복으로 굳혀 있던 진을 상류 사회로 올려놓은 것.

■ “나와 캘빈 클라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캘빈 클라인을 논할 때는 빼놓을 수 없는 두 모델이 있다. 바로 케이트 모스와 브룩 쉴즈.

당시 10대들의 우상이었던 브룩 쉴즈는 “나와 캘빈 클라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어요”라는 섹스어필한 광고 캠페인으로 그를 화제의 디자이너로 올려놓은 배우이다. 그 후 캘빈은 여세를 몰아 옵세션, 이스케이프와 같은 여러 개의 향수를 선보이며 대중화를 얻었고 도발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었다.

어쩌면 캘빈 클라인에게 있어서보다도 케이트 모스에게 있어서 캘빈 클라인이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브랜드가 케이트 모스를 나체로 내세우면서 섹슈얼한 향수 광고를 선보인 것이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어린 소녀를 화제덤에 올려놨기 때문.

이는 사회적 이슈로까지 불거졌었지만 후에도 케이트 모스는1990년대 캘빈 클라인의 시그니처 모델로 남으며 그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주기도 한다.

■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겨라”


“찬스는 모험 없이 오지 않는다”. 원색을 배제시킨 뛰어난 색채 감각, 세련미, 시크함을 가진 현실적이며 안정적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사업가인 캘빈클라인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첫 남성복 실패 후 5년 동안 남성복 디자인을 중단했었지만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여성복의 느낌이 나는 당시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성공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솔직한 감성을 가진 캘빈 클라인의 디자인은 심플함 속에 섹시를 담고 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디자인에 짧고도 단순한 직선 커팅을 내세워 현대 여성들의 자아를 표현하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캘빈클라인 공식 홈페이지 내 영상 및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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