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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Talk] 조르지오 아르마니 “인체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2014-05-19 09:14:09

[최원희 기자] “패션은 프로의 일이다. 나는 아틀리에가 아닌 백화점에서 출발했다. 내가 고객들을 위해 뭔가 다른 것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대 나는 옷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찾을 수 있었고, 이것이 나의 인생이 될 것임을 깨달았다”

흔히들 ‘패션’이라고 하면 이태리의 장인 정신에 대해 논하지 않던가.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이태리 대표 디자이너로 지아니 베르사체, 장 프라코 페레와 함께 3대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트렌드를 뒤쫓는 것보다는 이지적인 아름다움을 정교하게 표현해내며 부드러운 곡선미를 선보이는 것.

“쇼에 오르는 드라마틱한 의상 없이도 당신의 모습이 최신 유행 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겠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다른 유서 깊은 브랜드들보다 늦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했지만 단순한 우아함으로 패션계의 판도를 뒤바꿨다.

1934년 이탈리아 피아렌차에서 태어나 의대에 진학한 그는 패션과 사진에 대한 관심 때문에 재학 도중 2년만에 중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쇼 윈도우를 꾸며주는 아르바이트로 패션계에 입문하며 뛰어난 재직기술과 분석력을 갖춘 디자이너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1964년 ‘니노세루티’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발탁된 그는 자신만의 감각을 뽐내며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엠마뉴엘 웅가로, 에르메네젤도 제냐와 같은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디자인하며 폭넓은 디자인 세계를 경험한 것.

훗날 이 경험들은 1975년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론칭 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브랜드에 큰 영향력을 미치며 아르마니 풍 재킷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인체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라인 감각으로 이태리 패션의 흐름을 변화시킨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남성미를 강조하기 위해 남성복에는 항상 어깨 패드를 넣던 시대에 어깨 패드를 제거하며 편안함을 제공한 그는 반대로 여성복에는 어깨 패드를 넣으며 우아하면서도 강한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는 당시 경제적 성장과 더분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 진출의 흐름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고, 훗날 ‘파워수트’, ‘파워드레싱’ 등으로 불리우며 아르마니를 세계무대에 우뚝 세워 놓는 계기가 된다. 비즈니스 웨어로도 손색이 없었던 실용주의에 입각한 이 우아한 곡선형 디자인이 아르마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

당시 곡선형 디자인의 센세이션은 패션계의 흐름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고 1947년 크리스찬 디올이 타임 지에 등장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타임 지 표지모델을 장식하는 영예를 안겨주었다.

“사람을 옥죄는 딱딱한 옷을 버려라”


아동복, 언더웨어, 시계, 안경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함과 더불어 1981년 서브 브랜드를 론칭한 그는 ‘단순한 우아함’을 과시할 수 있는 미국으로의 진출을 선택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라는 영화로 리처드 기어의 의상을 선보이며 미국 패션계에 그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여러 셀러브리티들에게서 절대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되었고 이 명성은 ‘니만 마커스상’에 이은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 상’이 수상이 대변해주기도 했다.

아르마니 특유의 실험 정신과 질 좋은 패브릭의 선택 그리고 풍부한 표현력은 순수한 인간미를 바탕으로 하는 르네상스의 무드를 물씬 풍긴다. 심플하지만 심플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시대에 구애 받지 않는 16세기의 이지적 문화를 표현해내는 것.

패션계의 큰 손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아르마니의 시대는 끝났다”며 선언한 바 있지만 패션은 언제나 돌고 도는 것이니 아르마니의 시대는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조르지오 아르마니 공식 홈페이지 캡처, 아르마니 전기 ‘비잉 아르마니([BEING ARMANI] by Renata Molho)’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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