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타일링

‘신돈’ 기황후 vs ‘기황후’, 2006년에서 넘어온 스타일링

2014-05-21 10:15:38

[최원희 기자] 기황후는 고려 말기에 원나라에 건너가 차 따르는 일인 공녀로 일을 하다 1339년 순제의 아내가 되어 황후 자리에 오른 실존 인물이다. 원 황제의 궁중 여인 정도가 아닌 무려 37년의 기간 동안 나라를 호령한 반만년 역사상 대외적으로 출세한 여인인 셈.

‘신돈’ 속 기황후는 요부 캐릭터를 부각시키면서 왜곡된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화려하면서도 강한 의상으로 8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우리들의 기억 속에 잘못된 역사를 주입시켰다.

2013년 10월을 시작으로 방영하기 시작한 MBC 드라마 ‘기황후’에서는 ‘신돈’의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듯 어느 정도 역사를 반영한 기획의도를 내비쳤다.

POINT 1 기획의도


그가 남긴 업적을 되새김질하자면 고려를 침공하게 한 것만 빼면 훌륭한 애국자임에 틀림없다. 타국에 공녀로 끌려가면서 자신을 버린 나라를 원망할 만하지만 세계 중심에 서서 오히려 고국을 위해 공녀와 환관의 징발을 금지하고 입성론의 논의를 없애는 등 고려정부에 훌륭한 기여를 한 것이다.

기획의도가 다르다보니 극에서 존재하는 두 캐릭터는 완전한 다른 인물이었다. ‘기황후’ 속 하지원은 극의 초반 황후의 자리에 앉기 전에는 수수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의상들을 선보인 반면 ‘신돈’ 속 김혜리는 요부의 캐릭터다운 가슴을 노출한 의상과 다양한 장신구들을 선보이며 화려한 의상들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메이크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원은 주로 깔끔한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선보였지만 김혜리는 붉은색 계열의 섀도우와 립 컬러를 사용하며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었다.

POINT 2 화려함


중국 황실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황금색을 이용한 의상의 연출은 기황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기황후’와 ‘신돈’에서는 시대적 배경을 가늠케 하는 색상들은 유지한 채 부수적인 장신구를 통한 화려한 면모를 드러냈다.

‘신돈’ 속 기황후는 권력과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어깨와 가슴 라인을 강조한 의상을 선보였던 것에 비해 ‘기황후’ 속 주인공은 액세서리를 활용해 황후의 기품을 더했다. 또한 거추장스러운 장신구가 아닌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왕관으로 실세임을 강조했다.

POINT 3 의미


두 드라마는 액세서리의 활용도에 있어서도 의상의 선택에 있어서도 확연히 다른 차이점을 보이고 있었다. 같은 화이트 컬러의 의상을 사용해도 다른 의미를 부여한 것.

이미 한 차례 왜곡으로 인한 비난을 피해가기 위해서인지 ‘신돈’에서는 기황후가 황후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하는 의상들을 주로 선보였다면 ‘기황후’에서는 다른 황실 사람들에 비해 단아하면서도 수려한 순백의 의상을 착용하며 ‘고려인’의 이미지를 드러냈다. 2006년에서 넘어온 실추된 기황후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려는 데에 주력한 것.

드라마가 극을 전개하는 데에 있어 스타일링은 하나의 작은 역할일 뿐일 수도 있고 극을 끌어나가는 중심의 자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두 드라마 속 의상은 기획의도를 반영하며 극의 전개를 돕고 있었다.
(사진출처: MBC 드라마 ‘신돈’, ‘기황후’ 공식 홈페이지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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