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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우아한 현란함을, 옵티컬 프린트

2014-06-18 12:18:18

[김보람 인턴기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생명의 한계로는 인간의 표현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시키기에는 무리다. 그럼에도 많은 예술가들은 셀 수 없이 많은 명작들을 남겼고 예술을 연구했으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왔다.

예술의 영속성은 그 가치를 부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래될수록 고귀하게 여겨진다. 최근 몇 년간 각종 유명 브랜드의 콜렉션은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을 준다. “패션이 예술인가”라는 끝나지 않은 논쟁의 경계선을 무너트린 ‘패션의 무한시대’가 온 것.

특히 마법을 부리는듯한 착시를 주는 기하학적 패턴은 리드미컬하고 평면 위에서도 운동감이 느껴져 모티브로써 예술과 패션을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60년대 옵아트 패턴의 유행에서 두드러졌다. 새롭고 미래적인 소재의 고갈로 돌아온 복고의 바람과 함께 60년대의 우아함 또한 재해석되어 현대로 귀환했다.

앤디 워홀로 대변되는 친근하고 통속적인 소재의 팝 아트. 그 상업주의나 상징성에 반동하여 탄생한 옵 아트는 순수한 시각 요소들로만 제작된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옵 아트를 활용한 기하학적 패턴은 오늘날 ‘옵티컬 프린트’라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순수 예술을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일까.

Art on the RUNWAY


세계 패션업계가 60년대에 대해 떠들고 있다. 미니스커트, 트위기, 쥬시 컬러, 뱅 헤어, A라인 원피스, 스모키 화장. 역사상 가장 스타일리시했던 시대로 불리는 그 시절. 당시 스타일의 재창조로 가득한 올해의 콜렉션만 봐도 그때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작년은 물론 올해도 그리고 발표된 2015년 콜렉션에서도 역시 옵티컬 프린트는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 주는 시각적 착시가 눈이 아프고 화려하기만 하다는 일차원적 생각은 버릴 것. 바로 그 착시가 늘씬하도록 때론 굴곡 있는 몸매로 보이도록 많은 눈으로부터 나의 결점을 속여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패션 위에 옵아트를 올려놓음으로써 태어난 옵티컬 프린트. 그 런웨이에 펼쳐진 화려한 움직임들은 마치 걸어 다니는 액자 속 작품과 다를 바 없다.

Star in art


이 정도의 동향이라면 셀럽들에게 눈을 돌려봐도 없을 리 만무한 옵티컬 프린트. 화려한 스타들을 더욱 화려하게 해주는 금상첨화의 아이템이 된지는 이미 오래전 일이다.

모델 이현이는 블루와 블랙 컬러의 사각형이 규칙적인 롱 셔츠 원피스를 선택했다. 얇고 유연한 소재의 셔츠를 딱딱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잡아준다. 에프엑스의 리더 빅토리아는 가로와 세로 패턴의 투피스로 글레머러스하게 또 하체는 얇고 길어 보이도록 시각적 눈속임을 시도했다.

김사랑은 옵티컬 프린트가 시대를 맞았던 60년대의 아이콘 A라인 원피스로 세련되고 인형 같은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강조된 스커트로 옵티컬 프린트를 소화한 이영은은 붉은 계열의 컬러를 선택해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Collaboration with art


옵아트의 패션에 대한 기여는 모티브에서 멈추지 않았다. 영역 한계의 원칙이 깨지고 예술가가 직접 패션 디자인에 참여한 것. 2012년 여성들의 로망 루이비통의 디자이너 마크제이콥스와 끊임없는 도트 무늬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 쿠사마 야요이가 손을 잡았다.

예술이 기여한 패션 완성물의 창의성은 두 배가 됐다. 콜렉션의 주가 되는 의상 뿐 아니라 선글라스, 가방, 구두, 스카프 등 액세서리까지 한 브랜드의 시즌을 점령했다. 상업적 브랜드 제품 위에 내린 순수 예술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단비는 꽃을 피웠을까. 꽃은 물론이거니와 ‘한정판’이라는 열매를 맺고 고객들을 열광시켰다.

예술의 한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다. ‘특정층이 누리는 사치’로 인식되던 예와는 달리 광범위 하고 대중적으로 다가왔다. 목적이 상반되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을 눈치챈 걸까. 예술은 패션의 문을 두드렸다. 아직도 모르겠다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가방을 액세서리나 코스메틱 케이스를 보라. 그 속에 숨어있는 아트가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뿜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사진출처: 알렉산더 멕퀸, 펜디, 마크 제이콥스, 발망, 바네사 브루노,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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