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History Talk] 지아니 베르사체 “섹시함과 관능은 인간의 천성”

2014-06-23 09:50:47

[최원희 기자] “당신 자신이 되라. 트렌드에 빠지지 말라. 패션이 당신을 소유하도록 두지 말고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의 옷 입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으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라”

황홀, 관능, 사치 등 화려함을 대표하는 브랜드 베르사체.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전통미를 관능적으로 풀어내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평가 받고 있는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지안 프랑코 페레와 함께 이탈리아의 대표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섹시함과 관능미를 대표하며 2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역사를 기록한 이 천재 디자이너는 80년대를 ‘화려함’으로 물들인 장본인이다. 이탈리아만의 전통, 은유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컬러, 글래머러스하면서도 럭셔리가 녹아 있는 디자인으로 전세계인을 매료시킨 것.

“‘블랙’은 단순함과 우아함의 정수”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재단사 어머니와 가정용품 세일즈맨 아버지의 슬하에서 자라난 지아니 베르사체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패션을 익혀나갔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작은 의상업체에서 니트 디자인을 하며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2년 기성복 사업이 호황을 누리던 때 밀라노에 입성해 형 산토 베르사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컬렉션 준비를 하기 시작한 그는 2년 후 첫 컬렉션과 동시에 쇼룸을 오픈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 후 브랜드는 세계 곳곳에 오트꾸띄르 라인인 아틀리에, 지아니 베르사체, 이스탄테, 브이 두 바이 베르사체 등 액세서리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 나가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떠오른 지아니 베르사체는 글래머러스하면서도 사치스러운 의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옷이란 과연 무엇일까’라고 나는 가끔 내 자신에게 묻곤 한다. 그 때마다 나의 대답은 같다. ‘나를 나 자신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아름다운 관능미의 상징인 황금빛의 메두사 로고는 1981년 이후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 왔다. 고대 신화의 전통을 현대화시키며 정교한 기술을 재발견한 디자이너로 평가 받는 그의 디자인은 트렌드를 따라가지는 않지만 정교하면서도 육감적인 색을 띄고 있다. 섹시함과 세련된 아름다움의 정도를 지키며 자신만의 색을 입혀내는 것.

미국의 사진가 리처드 애버던을 만나면서 톡톡 튀는 화보로 세계적인 브랜드로서 명성을 떨친 지아니 베르사체는 뛰어난 비지니스 자질로 80년대 경제 성장기의 흐름에 맞물려 입지를 굳혀나갔다. 애버던의 예술사진 광고와 베르너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이용해 더욱 확고히 한 것이다.

프랑스 발레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와의 협업을 통해 수많은 오페라와 발레 의상까지 디자인하던 그는 1997년 어느 날 갑자기 괴한의 총에 의해 희생된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이슈화되며 지아니 베르사체의 위엄을 짐작케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섹시함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죄책감을 느낀다. 섹시함과 관능은 인간의 천성이며 나는 천성을 거스르는 것들에 대해 반대한다”


이 후 베르사체의 디자인은 지아니 베르사체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였던 여동생 도나텔라에게 위임되며 실용성과 여성성이라는 색을 입으며 도약하지만, 21세기를 맞이하며 화려했던 명성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고급 쿠틔르 컬렉션이었던 아틀리에 베르사체와 베루수스 컬렉션 마저 중단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2004년 영입된 전문 경영인 지안카를로 디 리시오의 체제 하에서 안정을 찾아간다. 크리스토퍼 케인과 질샌더 CEO의 영입, H&M과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이용한 협업을 통해 젊은층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 마침내 아틀리에 베르사체 라인의 컴백을 시도한 브랜드는 10여 년 간의 흑역사를 뒤로한 채 부활에 성공했다. 레이디 가가, 안젤리나 졸리 등 해외 유명 배우들이 다시 브랜드를 찾기 시작했고, 세계 언론들도 브랜드의 행보에 귀추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암흑기를 거쳐 다시 한 번 힘찬 도약을 꿈꾸고 있는 베르사체. 이들의 화려한 재귀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베르사체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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