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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Talk] 이자벨 마랑, “옷은 대중이 입고 싶고, 입을 수 있어야 한다”

2014-09-05 20:05:24

[최원희 기자] “나는 현실을 많이 반영하는 편이다. 이상하고 기발한 옷을 상상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포화 상태의 내 옷장을 보며 더 갖고 싶은 옷과 필요한 옷을 생각한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옷이 필요한지 성찰하며 옷을 만든다”

평범함 속 특별함을 담고 있는 프렌치 시크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은 예술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또한 1994년 첫 컬렉션을 선보인 이후 현 파리 패션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8년 한국 패션대전 심사위원으로 참석 및 2013년 H&M과의 콜라보레이션 라인 출시로 이름을 알렸다. 커스틴 던스트, 레이첼 빌슨, 알렉사 청 등 할리우드 패셔니스타를 비롯 패션 관계자들이 사랑하는 그의 디자인은 여성스러움과 동시에 트렌드를 갖추고 있다.

“나는 톰보이 같았고, 스커트나 드레스 입는 것을 싫어했다”

1967년 프랑스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자벨 마랑은 어려서부터 톰보이 스타일과 보헤미안 스타일의 의상을 만들어내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85년 파리의 스튜디오 베르쏘 스쿨에서 의상 디자인을 공부했고, 그 후에는 디자이너 미쉘 클랑의 견습생으로 요크 앤 콜, 요지 야마모토, 마틴 싯봉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첫 커스텀 주얼리와 액세서리 라인을 만든 그는 90년 니트웨어 라인 ‘트웬(Twen)’ 론칭을 바탕으로 94년 지금의 이자벨 마랑을 완성시켰다.

“나는 항상 나아가는 데 있어서 한정적인 방안을 선택해왔다”


S/S 첫 패션쇼의 데뷔 이후 97년 프랑스 최고 디자이너 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 그는 98년에는 여성 패션부문 금상 수상, 1999년 일본 라인 및 세컨드 라인 ‘에뜨왈파이 이자벨마랑’을 론칭하며 차분하고 조용하게 영역을 확장시켰다.

2003년 디자이너 제롬 드레이퓌스와 결혼을 한 후에도 아동복 라인 론칭, 다른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자벨 마랑은 2010년 WWD에서 “안정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이유는 졸업 직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할 여유가 없어 차근차근 모아온 돈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자벨 마랑의 것이라면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사버렸어요”_알렉사 청


보헤미안과 시크한 느낌을 적절하게 살려내는 이자벨 마랑의 디자인은 2009년 F/W 캣워크에서 삼각 형태 힐에 스터드가 장식된 스웨이드 부츠로 큰 주목을 받았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이 아이템은 셀러브리티들이 이자벨 마랑을 찾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고, 알렉사 청은 한 인터뷰에서 “이자벨 마랑의 것이라면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사버렸어요”라고 전하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H&M, 올리버 피플 등 주목 받는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더욱 이름을 알리며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은 담백하면서도 침착한 디자인 세계를 토대로 시즌을 더할수록 여성의 아름다움을 멋스럽게 살려내고 있다.
(사진출처: 이자벨 마랑 공식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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