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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뉴욕컬렉션도 변한다! ①

2009-07-13 21:10:22

경기 침체의 한파가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 마케팅 이벤트인 패션쇼에까지 불어닥쳤다.

지난해 패션위크가 열린 9월 이후 전 세계 경기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많은 패션디자이너가 패션쇼에 소요되는 경비를 삭감하고 애프터 파티를 취소하는 등 긴축 재정에 나서고 있다.

이번 패션위크는 시작 전부터 누군가 브라이언파크 텐트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는 등 유난히 잡음이 많았다. 지난해 말 베라 왕, 벳시 존슨, 카르멘 마크 발보, DKNY 등이 연이어 브라이언트파크 텐트 내에서 열리는 패션쇼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패션계는 불안에 휩싸였다.

최대 7000만원 임대비 부담, 쇼룸과 매장 활용
결국 지난 2월 브라이언트파크에서 열린 뉴욕패션위크에는 총 62개 쇼가 열렸다. 72개 쇼가 진행된 지난해 9월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규모다. 비단 뉴욕뿐 아니라 올 가을 시즌 패션쇼가 진행되는 런던 파리 밀라노 등에서도 패션쇼 규모는 축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패션위크가 열리는 브라이언트파크 텐트 내 무대 임대비용은 텐트 프로므나드 살롱 등의 경우 각각 4만8000달러(약 7000만원), 3만8000달러(5700만원), 2만8000달러(4000만원)다. 많은 디자이너가 저렴한 제3의 장소를 찾아 브라이언트파크 텐트를 떠나고 있는 이유는 장소만 옮겨도 수만달러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쇼룸이나 매장을 패션쇼 무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2004년부터 브라이언트파크 텐트에서 쇼를 열어왔던 베라 왕은 기존의 패션쇼가 지금 같은 불경기 시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지난해 12월 브라이언트파크 텐트 패션쇼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새로 오픈한 소호 부티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초대 인원도 900명에서 100~150명으로 줄였다.

타쿤과 필로소피디알베르타페레티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아이빔 갤러리에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러츠앤드패트모스는 자신의 쇼룸을 이용했다. DKNY는 스티븐웨이스 스튜디오, 두리는 밀크 스튜디오, 조너선 선더스는 스카이라인, 리처드 채는 첫 번째 남성 컬렉션을 시더레이크에서 각각 선보였다.

알렉산더 왕과 마크 제이콥스, 애프터파티 생략
알렉산더 왕은 로즈랜드 볼룸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고 애프터 파티를 생략했다. 이곳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장소 대여비는 1만8000달러(2700만원)로 브라이언파크 텐트보다 저렴한 편이다. 마크 제이콥스도 패션쇼 초대 인원을 2000명에서 700명으로 축소하고 애프터 파티를 생략했다.

93년 이후 계속 패션쇼를 진행해 온 벳시 존슨도 이번 시즌에는 패션쇼 대신 7번가에 위치한 쇼룸에서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1000여 명을 초청해 진행한 지난 시즌 패션쇼와 비교해 비용을 약 50% 절감할 수 있었다.
카르멘 마르크 발보는 이번 시즌에 패션쇼 대신 플랫아이언 지구에 위치한 시트린에서 3시간 동안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했다.

비용 대비 최대 효과 내는 프리젠테이션 증가

기업들이 바이어와 언론인을 패션쇼에 보내는 비율을 줄임에 따라 지난해 가을 패션쇼에서 좌석의 약 75%만 차고 게스트 수가 줄어든 경험을 한 발보는 기존의 패션쇼가 컬렉션을 선보이는 효율적인 방식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됐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프랭크 풀리스는 무료로 제공된 장소에서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한 결과 장소 임대비 5만달러(7500만원)와 모델료 5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모델들이 몇시간 동안 포즈를 취하면 게스트들이 모델 주위를 돌며 자유롭게 옷을 보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리젠테이션이 디자이너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패션쇼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옷을 좀 더 자세하게 볼 수 있고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아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뉴욕현지 한소원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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