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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에 대한 남자들만의 환상과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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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장서가

하이힐이 여자에게 근사한 프로포션과 더 나은 스타일을 선사해 줄 뿐 아니라, 인생의 감격스러운 순간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와 같은 존재라면, 남자들에게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디올 옴므의 에디 슬리먼 덕분에 남자들도 하이힐을 신을 수 있게 됐고, 실제로 해외 컬렉션에서 하이힐을 신은 몇몇 남자들을 목격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이힐이란 여자의 전유물이자 남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유일한 패션아이템인 것.

가질 수 없는 것은 더욱 아름다워 보이고,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호기심이 발동하는 남자들의 보편적인 심리 덕분에 하이힐은 비밀스럽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물건으로 남자들을 자극한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다양한 직업적 이유로 하이힐에 관한 남다른 생각과 구체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모델로부터 더 멋진 프로프션과 당당한 포즈를 이끌어내기 위해 반드시 하이힐을 신기는 포토그래퍼가 있는가 하면, 세련된 패션피플의 발끝을 보며 새로운 하이힐의 탄생과 트렌드를 읽어내는 패션에디터도 있다.

하이힐을 신고 하이힐이 선사해주는 매력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그들이지만, 여자들만큼이나 하이힐에 대해 고민하고 하이힐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그것이 주는 매혹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에게 하이힐은 멋진 화보를 완성시켜주는 감사한 도구이자 최고의 미학을 간직한 매끈한 선이며, 여자를 가장 멋지게 완성시켜주는 아름다운 상품인 것이다.

패션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들조차도 하이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환상을 갖고 있다. 볼품없는 납작한 구두를 신은 다리보다는 반짝이고 매끈한 하이힐을 신은 여자의 다리에 시선을 주는 것을 보면, 하이힐은 단순히 패션아이템이 아닌 판타지를 자극하는 사물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판타지란 반드시 성적 매력에 대한 유혹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날렵한 스포츠카에 올라탄 남자들에 대한 여자들의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이 아닐까.

매끈한 하이힐을 신은 여자는 어딘지 좀 더 도도하고 자신감에 넘쳐 보인다. 하이힐이 선사하는 판타지는 바로 그 도도함과 자신감이 며 남자들이 하이힐을 보고 느끼는 막연한 설렘은 그런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그러니 남자들이 하이힐에 관해 갖고 있는 착각, 즉 여자들이 하이힐을 신는 이유가 그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는 오해는 이쯤에서 접어두기 바란다.

여자들에게 하이힐은 남자들을 위한 섹스어필의 도구가 아닌 자기 자신을 깨우고 일으켜 세워주는 마법이다. 남자들이 하이힐을 신은 여자에게 매력을 느낀다면 그들 역시 단지 그 마법에 스스로 걸려든 것 뿐이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남자들이 하이힐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포토그래퍼, 에디터, 마케팅 디렉터 등 패션 분야에서 일하는 만큼 여느 남자들에 비해 하이힐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특별하다.

사진제공: 에린브리니에

✓ 포토그래퍼 K “여자를 도도하게 만드는 마법”

‘뾰족하고 위험하게 생겼다. 몹시도 불편하게만 생겼고 섣불리 덤볐다가는 그 친절치 못한 굽으로 찍힐 수도 있을 듯’ 이것은 하이힐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첫인상이다. 적당히 사납고 어렵고 또한 불친절한 신발이라는.

얼굴만 나오는 뷰티 촬영에서도 나는 여자들을 이 불편한 신발에 올라가게 한다. “상반신 클로즈업 촬영이라면서요?”라며 피사체는 역시나 성가시게 대답한다. 하긴 얼굴만 나오는 촬영인데 하이힐을 신게 하는 내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어찌됐든 나의 요구대로 모델들은 뾰족한 신발에 올라선다. 발가락 앞코가 30도 정도 꺾이며 종아리에 텐션이 들어가고, 그것은 온몸을 아름답게 긴장시킨다.

조금 더 위로 척추 여러 마디를 곧추세우고 양 어깨를 비상하는 새의 자태처럼 아름답게 해준다. 그리고 조금 도도하게 턱이 15도 정도 올라가면서 눈동자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자신감 서린 눈빛이 떠오른다. 이것이 내가 여자를 하이힐에 올려놓는 단순한 이유이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는 남자를 게임에 빠지게 한다. 하이힐은 여자를 도도하게 만들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도도함과 게임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어떤 욕구이든 불문하고.

✓ 피처에디터 L “하이힐은 판타지다”

나는 하이힐을 신은 여자를 아주 좋아한다. 왜냐하면 가늘고 매끄럽고 긴 다리는 너무 예쁜데, 하이힐을 신으면 다리의 그런 매력들이 훨씬 배가되기 때문이다. 힐 모양은 내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세부가 복잡한 것, 다른 하나는 ‘심플’한 것으로 나뉜다.

앞의 것을 신은 여자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스타일에 대한 감각이 지나치게 넘치거나 아예 없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반대로 단순한 힐의 경우, 오히려 훨씬 매력적이다. 심플한 힐은 ‘라인’으로 승부하는데, 힐의 라인과 여자 몸의 라인은 일종의 성적 메타포를 동시에 함의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선이 부드러운 힐은 매력적이다.

개인적 취향에 차이는 있겠지만, 힐이 섹시하다는 사실엔 모든 남성들이 공감할 것이다. 굳이 빨간 힐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힐은 남자들에게 하나의 판타지다.

✓ 패션 마케팅 디렉터 Y “여자와 남자의 시선은 다르다”

패션 비즈니스에 종사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반 남자들보다 여자들의 패션에 대해 훨씬 해박할 수밖에 없고, 과감한 트렌드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관대한 시각을 갖게 됐다. 남자들이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스타일이 여자들 사이에선 아주 시크하고 쿨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포함해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힐에 관해서 만큼은 도무지 여자들의 취향에 동의할 수가 없다. 요즘 좀 세련됐다는 여자들은 왜 하나같이 그토록 자극적이고 투박하고 건축물 같은 플랫폼힐에 목숨을 거는 것인가?

가늘고 우아한 스틸레토 하이힐이 주는 아찔하고 여성스러운 매력에 비해 그 투박한 구조물 같은 플랫폼힐은 얼마나 무섭고 드세 보이는지! 하이힐만큼은 영원히 아담하고 귀엽고 섹시하길 바라는 마음은 세상이 두쪽 나도 여자는 여자답길 바라는 남자의 욕망만큼이나 본질적이다.

사랑에 빠지고 싶고, 어떤 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여자들에게 한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여자들이 섹시하거나 자극적이라고 생각하는 디자인을 남자들은 무섭고 세다고 생각한다는 것.

아무리 세련된 취향을 가진 남자라도 내 여자 친구의 하이힐만은 여성스럽고 귀엽고 우아하길 바란다. 건축적이고 기하학적인 드라마틱한 구두는 오직 여자들의 취향일 뿐, 대부분의 남자들에겐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자료제공: 김지영의 슈어홀릭 Diary, 장서가)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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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14 13:48 / 수정: 2009-07-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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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전체 2,009
황금돼지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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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돼지저팔계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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