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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포맨’ 남성복 다크호스로!

2010-04-16 12:28:26

지엔코(대표 황인창)에서 전개하는 TI포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20개점에서 7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브랜드는 올해 27개점에서 200억원을 목표로 한다. 매출 신장률은 185%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남성복이 10~20% 역신장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다소 무리인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TI포맨에는 그만한 자신감이 있다.

점포별로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자신감은 좀 더 확연해진다. 지난해 F/W시즌부터 롯데 잠실점에서 월평균 1억원대, 현대 신촌점에서 7000만~8000만원대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이중 신촌점은 FnC코오롱에서 전개하는 시리즈와 함께 구성한 편집 느낌의 어번 스탠더드 매장이다. 어번 스탠더드의 매출은 월 9000만~1억원대가 나오는데, 이중 70~80%를 TI포맨이 커버하고 있는 셈이다.

2007년과 2008년 가동한 점포의 매출상승률을 보면 TI포맨의 입장에서 올해 희망을 걸만하다.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TI포맨의 가장 핵심매장이라 할 수 있는 롯데 잠실점에서는 250%의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다. 롯데 대구점과 인천점에서도 각각 150%의 매출 상승률을 보였다.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지만 TI포맨의 경우는 올해를 궁금하게 만든다.

롯데 잠실점 1억대, 250% 신장률
물론 2008년 한 해 동안 남성캐릭터 조닝에서 눈에 띄는 상승률을 기록한 TI포맨이지만 아직 남성복의 강자라 불리기에는 2% 부족한 면이 있다. 더군다나 남성복 조닝이 전체적으로 과도기를 겪는 과정에서 백화점 유통에서의 정확한 세부조닝 구분도 아직 명확하지 못한 시점이다. 여기에 지난 2007년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TI포맨은 지난해 하반기 리뉴얼을 진행, 사실상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것은 지난해 F/W시즌뿐이었다.

TI포맨은 현재 매스티지 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브랜드의 고급화와 백화점의 컨템포러리 조닝 내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에 들어갔다는 점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TI포맨의 변화는 지난해 초 새로운 인력이 배치되면서 시작됐다. 레노마, 코모도, 지이크 등을 거친 디자이너 구희경 이사를 사업본부장으로 영입, 파격적인 인사를 감행했다. 남성복 전 브랜드를 포함해 여성 디자이너가 사업본부장으로 승격한 사례는 구이사와 FnC코오롱의 한경애 이사 둘뿐이다.

구희경 이사 전진배치, 리뉴얼 GO
구이사를 필두로 지이크와 엘르옴므를 거친 박두병 부장을 영업전선에 내세웠고 사업부 독립체제로 나섰다. 그동안 캐주얼 써어스데이아일랜드와 통합사업부로 운영되던 TI포맨이었다. 이후 BI 리뉴얼을 거쳤다. 이 브랜드의 초창기 브랜드 네임은 써어스데이아일랜드포맨이다. 이를 약자인 TI포맨으로 수정했고 매장 인테리어 적용이 이어졌다.

브랜드 네임뿐 아니라 생산시스템도 개선했다. 런칭 당시 이 브랜드는 사입제를 기본으로 움직였다. 사입제의 경우 기획자의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직접 생산체제보다 최종 소비자가가 높아진다는 맹점이 따른다. 이 때문에 상품가격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직접 생산체제로 돌아섰다(액세서리, 니트, 진 등 일부 품목 제외). 생산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CAD 강화작업도 이어졌다.

이후 마케팅과 일부 기획 등의 전사 공동부서를 사업부 안으로 흡수해 완전한 별도체제로 나섰다. 또 2008년 F/W시즌 시작에 앞서 확 달라진 TI포맨을 보여주기 위해 패션쇼를 진행했다. 보통의 경우 패션쇼를 위한 컬렉션이 일반적이라면 TI포맨은 실제 매장에서 판매될 아이템으로 쇼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거장’ 조 매커너와 사진을 담다
지엔코의 투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생산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번들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번들시스템은 국지적인 라인작업에서 가공작업이 그치지 않고 상품의 일괄공정을 거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핸드메이드의 느낌을 전해주며 상품의 퀄리티를 담보하는 것이다. 번들시스템을 구축한 회사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한섬이 유일하다.

홍보 프로모션에서는 소비자 인지도 확산과 브랜드의 고급화가 주된 골자를 이룬다. 이 브랜드는 시작 전부터 패션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의상을 지원하고 있다. F/W시즌 실제 판매상품 300여벌을 지원하며 PPL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S/S시즌부터 이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명인 김범을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하반기 일본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TI포맨 사업부는 드라마 방영에 맞춰 일본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판매망 구축을 검토 중이다.

지난 1월 말에는 뉴욕에서 S/S시즌 광고촬영을 마쳤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영국 출신의 스타일리스트 조 매커너(Joe Mckenna)와 함께 작업을 했다는 것. 존 매커너는 돌체&가바나, 질샌더, 캘빈클라인, 베르사체, 발렌티노, 랑방 등 여러 브랜드의 광고캠페인을 진행한 영향력 있는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김범을 모델로 한 이미지는 PPL 용도로, 조 매커너와 작업한 이미지는 매장판촉과 지면광고에 노출될 예정이다.

인력에서 생산을 넘어 사업부의 전반적인 세팅, 그리고 홍보 프로모션까지 지난 1년간 TI포맨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이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계속된 남성복 경기침체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TI포맨은 지엔코의 남성 조닝 첫 도전이라는 면에서 앞으로의 결과를 기다려지게 한다. 브랜드의 전면 리뉴얼 후 사실상 첫발을 내딛고 있는 TI포맨의 변신은 남성복 조닝의 청량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배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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