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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밸류 리더 BIG 5, 해법은? ①

2009-06-05 11:03:41

여성 밸류 조닝이 재편기를 맞았다.

경기 불황이 깊어질수록 브랜드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실력 있는 회사만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상위 그룹에 랭크된 브랜드도 고유의 색깔과 명확한 유통 정책 없이는 마켓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전공을 살려 그 분야 최고가 되어야 인정받는 시대다.

현재 마켓을 리딩하는 브랜드는 잇미샤, 에스쏠레지아, 라인, 케네스레이디, AK앤클라인 등으로 압축된다. 여성복을 전문으로 하는 미샤 린컴퍼니 성창인터패션 등이 상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 중가 시장이 된다고 너도나도 뛰어들어 포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가 지난해 엘르, 클럽코코아, 헤이린, 잇셀프바이톰보이 등이 중단하면서 한 번 정리됐다. 더 이상 이 시장에 편승해서 가도 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아울렛을 중심으로 가두점 백화점 등까지 다양한 유통채널을 섭렵하고 있어 기회가 열려 있는 마켓이기는 하지만 수익을 내는 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아울렛의 수수료가 27% 안팎으로 올라갔고 가두상권 자체가 추락해 오히려 정리되는 분위기다. 백화점 역시 고수수료와 관리비를 충당하려면 웬만한 매출로는 버티기 힘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 불황으로 잘 되는 브랜드에 고객이 더 몰리고 있다. 하나를 사더라도 신중해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브랜드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상위 5개 브랜드 간의 1위 탈환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지지 않을까 하는 긴장이 감돌고 있다.

‘잇미샤’ 백화점 매출 비중 40% 유지
가격 메리트 덕에 캐릭터 커리어 조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타고 고객 유입이 늘고 있다. 그러나 감도 있는 고퀄리티 상품을 저렴하게 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원단값이 예년보다 1.5~2배 오르면서 업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전술 없이는 빈 껍데기 장사가 될 수밖에 없다. 관계자들은 “전략적으로 대응해서 목표한 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미샤(대표 신완철)의 잇미샤는 올해 수익이 떨어지는 가두점 매장을 정리하고 백화점과 아울렛에 집중한다. 백화점이 40%, 아울렛 몰과 타운 및 가두점이 60% 정도가 되도록 비율을 맞추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 백화점 비중이 가장 높은 잇미샤는 이쪽에서 수익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백화점의 수수료와 인건비, 홍보 판촉비 등을 고려할 때 백화점에서 마크업이 낮은 중가 브랜드가 효율을 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잇미샤는 어떻게 가능할까. 해답은 경쟁 브랜드보다 5~10% 높은 가격대와 노세일 전략에 있다. 또 자회사인 현일섬유를 통해 고급 소재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한 몫하고 있다. 4배수 이하로 가져가 소비자가 퀄리티 대비 가격 만족도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배수율이 낮은 대신 노세일을 유지해 정상가격을 다 받도록 한다. 재고는 상설매장을 별도로 운영해 처분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도 영향을 줘 신상품이 나오면 먼저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잇미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자 상설점의 매출 신장폭도 지난해에 2007년 대비 27%나 신장했다.

잇미샤는 대부분 국내 생산을 하고 있다. 중국 생산이 20% 정도이다. 디테일이 풍부하고 공정이 까다로운 디자인이 많아 국내에서 만드는 게 이득이다. 철저한 품질 관리가 가능하고 상품 출고 등에서 앞서 웬만한 캐릭터군의 브랜드와 견주어도 될 만한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미샤의 후광도 배제할 수 없다. 캐릭터 마켓에서 감도로 승부하는 미샤의 세컨드 브랜드라는 이유로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다. 이런저런 요인이 쌓여서 잇미샤의 경쟁력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중가 브랜드 특성상 많이 팔리기 때문에 수익이 남는다.

백화점에서 연간 7억원대 이하의 매출은 적자를 보기 쉽다. 즉 7억원대 이상이 나와야 BEP를 맞출 수 있는데 잇미샤는 현재 입점한 백화점 대부분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몇 군데 점포가 부진하더라도 잘 나오는 숍은 연간 20억원을 넘기고 있어 보완이 된다.

아울렛 몰이나 타운은 백화점보다 수익이 높게 일어난다. 연간 4억원 정도면 BEP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점포가 한정돼 있고 매출 외형을 키우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 백화점과 아울렛을 균형있게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F/W 시즌부터는 비효율 매장 정리에 들어갔다.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외형에 욕심을 줄였다. 따라서 지난해 총 82개점에서 올해는 75개로 총 유통망을 줄이는 대신 매출은 지난해 달성한 550억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았다.

영업부의 박상덕 부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백화점 매출이 더 좋았지만 하반기부터 역전되어 아울렛쪽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한쪽에 올인하는 전략이 아니라 백화점과 아울렛을 적절하게 운영하여 경기 흐름을 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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